코로나로 ‘위안주는 식품’ 붐 불구 초콜렛 예외
최근 1년 초콜렛 신제품 25% 급감..시즌용도 마찬가지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1-04-22 15:44   수정 2021.04.22 23:22

올해 부활절(4월 4일)에 소비자들은 예년에 비해 초콜렛 신제품을 선택할 여지가 충분하지 못했다.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최근 12개월 동안 선을 보인 초콜렛 신제품 수가 이전에 비해 25%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그렇다면 ‘코로나19’를 배경으로 이른바 ‘위안을 주는 식품’(comfort food)이 붐을 이루고 있는 현실과 주파수를 달리한 결과라는 풀이를 가능케 하는 대목이다.

영국 런던에 글로벌 본사를 둔 시장조사기관 민텔(Mintel)은 지난달 말 자사의 ‘글로벌 신제품 데이터베이스’(GNPD) 자료를 공개하면서 이 같이 밝혔다.

이 자료에 따르면 부활절 초콜렛은 최근 12개월 동안 세계 각국에서 선보인 초콜렛 신제품 가운데 10%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동안 세계 각국에서 선보인 초콜렛 신제품 가운데 크리스마스, 부활절, 밸런타인 데이 및 핼러윈 데이 등을 겨냥한 시즌용 제품은 전체의 28%를 점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제품 수가 감소한 것은 비단 부활절만은 아니어서 최근 12개월 동안 선보인 전체 시즌용 초콜렛 신제품 또한 18%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비단 시즌용 뿐 아니라 전체 초콜렛 신제품도 같은 기간에 14% 뒷걸음친 것으로 분석됐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이 최근 12개월 동안 선보인 시즌용 초콜렛이 전체 초콜렛 신제품의 36%를 점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뒤이어 유럽이 32%, 중남미가 2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민텔의 마샤 모젤론스키 식‧음료 담당 애널리스트는 “판데믹 상황을 배경으로 새로운 고객을 유인할 채널들이 영업규제로 문을 닫음에 따라 초콜렛 신제품 발매가 크게(dramatically)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샘플 제공이나 선물 증정 등도 쉽지 않은 일로 자리매김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다수의 업체들이 경제상황이 호전될 때까지 신제품 개발을 위한 예산이나 투자를 중단했다고 모젤론스키 애널리스트는 풀이했다.

다만 신제품 발매가 이처럼 둔화된 가운데서도 일부 업체들은 성공적인 신제품 발매와 온라인 채널 및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전략으로 인터넷상에서 성공스토리를 써내려 갔다고 언급했다.

그럼에도 불구, 모젤론스키 애널리스트는 “초콜렛업계 전체적으로 볼 때 휴가시즌이 도전요인으로 부각됐다”면서 “영업규제 속에 처음으로 맞이했던 지난해 부활절에 초콜렛 매출이 감소한 데 이어 핼러윈 데이와 크리스마스에도 소비자들이 마음을 닫은(locked-down) 여파가 이어진 것은 한 예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텔 측에 따르면 한가지 주목할 만한 것은 비건(vegan) 또는 노 애니멀(no animal)을 표방한 신제품 초콜렛 발매가 두드러지게 나타난 부분이었다.

영국의 경우 최근 12개월 동안 새롭게 선보인 초콜렛 신제품의 17%가 비건 또는 노 애니멀 초콜렛이었던 것으로 나타났을 정도. 독일이 11%로 뒤를 이었다.

반면 미국은 6%, 호주 5%, 남아프리카공화국 5% 등으로 집계되어 상대적으로 눈에 띄지 못했다.

전 세계적으로는 지난해 선보인 초콜렛 신제품의 6%가 비건 또는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노 애니멀 초콜렛이었던 것으로 집계되어 전년도(2019년 3월~2020년 2월)의 5%에 비해 한걸음 후진했다.

모젤론스키 애널리스트는 “부활절 달걀과 관련해서도 비건 식생활의 영향이 눈에 띄었다”면서 “초콜렛 브랜드들도 동물성 유지(milk)를 대신해 식물성 유지를 사용한 초콜렛 신제품들을 앞다퉈 선보였던 것은 한 예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초콜렛 브랜드들도 기존의 유지를 식물성 유지로 대체하는 경향이 부각됐다고 강조했다.

민텔 측에 따르면 이밖에도 설탕 소비 감소추세 또한 초콜렛 부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됐다.

저가당 또는 무가당 초콜렛과 무설탕(sugar-free) 초콜렛이 최근 12개월 동안 각국에서 선보인 초콜렛 신제품의 4%를 점유해 한해 전의 3%에 비해 높아진 수치를 내보인 것.

영국 소비자들을 보면 41%가 저가당 초콜렛을 구입한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모젤론스키 애널리스트는 “전반적인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부쩍 높아진 것이 ‘코로나19’ 판데믹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나타난 한가지 현상”이라면서 “이로 인해 초콜렛 소비에 또 다른 압력요인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었다”고 풀이했다.

다만 설탕 함량이 높은 기존의 초콜렛을 원하는 소비자들도 여전히 적지 않아 차후 저가당 또는 무가당 초콜렛 및 무설탕 초콜렛과 한판승부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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