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량의 비타민D 섭취를 병행토록 한 전이성 직장결장암 환자들의 경우 증상진행을 억제하는 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임을 시사하는 소규모 임상시험 결과가 공개됐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소재한 다나-파버 암연구소의 킴미 응 박사 연구팀은 ‘미국 의사회誌’(JAMA)에 지난 9일 게재한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진행성 또는 전이성 직장결장암 환자들에게 고용량 및 표준용량의 비타민D3를 섭취토록 했을 때 무진행 생존기간에 미친 영향’이다.
‘SUNSHINE 시험’으로 명명된 이 임상 2상 시험의 초기결과는 지난 2017년 6월 2~6일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렸던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 학술회의에서 처음으로 보고가 이루어진 바 있다.
응 박사는 “전이성 직장결장암 환자들에게 비타민D 섭취를 병행토록 하면서 진행한 ‘SUNSHINE 시험’에서 도출된 결과가 대단히 고무적”이라며 “이에 따라 올해안으로 미국 내 수 백개 의료기관에서 대규모 임상시험이 착수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시험은 아마도 진행성 또는 전이성 직장결장암 환자들을 치료하는 과정에 무작위 분류를 거쳐 비타민D 섭취를 병행토록 하면서 진행한 최초의 시험례일 것이라고 응 박사는 덧붙였다.
응 박사에 따르면 이번 시험에서 고용량의 비타민D를 섭취한 환자들은 증상이 악화되기까지 평균 13개월의 시간지연이 눈에 띄어 소용량을 섭취한 그룹에서 도출된 11개월을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고용량 비타민D를 섭취한 그룹은 22.9개월에 걸쳐 이어진 추적조사 기간 동안 증상이 진행되었거나 환자가 사망한 비율이 36% 낮게 나타나 주목되게 했다.
이번 시험에 참여한 예일대학 암연구소의 찰스 훅스 박사는 “비타민D 섭취를 통해 암환자들에 대한 치료성과를 개선할 수 있을 것임을 이번 연구가 시사하고 있다”며 “대규모 후속시험을 통해 재확인 과정을 거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SUNSHINE 시험’은 치료를 진행한 전력이 없고 미국 내 11개 병원에서 충원된 139명의 직장결장암 환자들을 무작위 분류한 후 각각 4,000 IU 단위 또는 400 IU의 비타민D 정제를 매일 섭취토록 하면서 표준 항암화학요법을 병행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졌다.
시험에 사용된 400 IU는 통상적으로 종합비타민제에 들어가는 비타민D의 양이다. 표준 항암화학요법은 블록버스터 항암제 ‘아바스틴’(베바시주맙)이 포함된 가운데 진행됐다.
고용량의 비타민D를 섭취한 그룹의 경우 처음에는 1일 8,000 IU의 비타민D 정제를 14일 동안 섭취한 후 1일 4,000 IU로 용량조정이 수반됐다. 소용량 그룹은 처음부터 1일 400 IU 섭취를 지속했다.
시험이 진행된 기간 동안 피험자들은 다른 비타민D 보충제 또는 칼슘 보충제의 섭취를 삼가도록 지도받았다.
그런데 응 박사팀이 시험을 진행하면서 무진행 생존기간을 평가한 결과 고용량의 비타민D를 섭취한 그룹에서 36%나 낮게 나타나 주목됐다.
이와 함께 혈중 25-히드록시비타민D 수치의 변화도를 측정한 결과 착수시점에서 혈중 수치가 충분했던 피험자들은 9%에 불과했다.
소용량의 비타민D를 섭취한 그룹의 경우에는 시험이 진행되는 동안 이 수치에 변화가 수반되지 못했던 반면 고용량의 비타민D를 섭취한 그룹은 충분한 수치에 도달하고 유지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응 박사는 “비만한 환자들과 KRAS 돌연변이 유전자를 나타낸 환자들의 경우 고용량의 비타민D 섭취에 따른 효과가 상대적으로 미진했다”며 “이 같은 결과는 일부 환자들의 경우 항암효과를 위해 좀 더 고용량의 비타민D를 섭취토록 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무엇보다 이번 연구결과는 비용효율적이면서 안전하고 접근성이 확보되어 있는 대안이 직장결장암 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치료법의 일부로 편입될 수 있을 것임을 유력하게 시사하는 것이라고 응 박사는 결론지었다.
개별환자들의 사회경제적인 지위나 국가의 부유함과 무관하게 치료에 보탬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