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 합동 연구진이 최근 망막의 미세한 혈관 변화를 관찰해 관상동맥 석회화 지수를 수치화해 발생 위험을 예측하는 AI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연세대 의료원은 예방의학교실 김현창 교수,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박성하 교수, 안과 김성수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이병권 교수, 그리고 싱가포르 Duke-NUS 의과대학 임형택 교수, 국내 스타트업 메디웨일, 필립메디컬센터 등이 함께 참여한 연구에서 이와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16일 밝혔다.
이 AI 알고리즘은 국내 및 싱가포르, 영국에서 수집된 다인종 코호트 데이터로 검증 됐으며, 연구결과 망막사진으로 산출된 AI 위험지수가 심장 CT검사로 얻어지는 관상동맥 석회화지수와 동등한 성능으로 미래 심혈관질환 발생위험을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롭게 개발된 망막기반 심혈관 위험지수는 심근경색, 협심증 등 관상동맥질환이 발생할지 예측할 수 있어, 망막검사를 통해 비용 대비 효과적으로, 간단하게, 방사선 노출 없이 심혈관질환 발생위험을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상지질혈증은 건강검진을 통해 가장 많이 발견되는데, 이를 치료하고자 사용되는 방법은 지질강하 치료이다. 의료진은 피 검사를 통해 수검자의 몸속 지질인 총콜레스테롤, LDL/H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을 측정하고, 이 중 한 가지가 정상수치를 벗어나면 지질강하 치료 여부를 결정한다.
이때 치료의 첫 단계는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평가하는 것이다. 위험도가 높으면 강한 치료, 중간이면 중등도 치료, 위험도가 낮으면 치료를 하지 않는다.
이 중 중등도 위험군 환자에서 치료 결정이 어렵거나, 확실한 위험 평가가 필요할 때 ‘심장 CT 검사’를 수행하고 ‘관상동맥 석회화지수’를 산출한다. 검사를 통해 관상동맥에 침착된 칼슘의 양을 측정·수치화해 향후 심근경색, 협심증 등 관상동맥질환이 발생할지 예측한다.
관상동맥 석회화지수는 다른 비침습적 심혈관위험도 검사 중에서 심혈관질환 발생위험을 가장 잘 예측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미국심장협회는 피 검사만으로 충분하지 않은 이들에게 심장CT 검사를 권고한다.
이상지질혈증의 유병률은 국내 성인 5명 중 2명이 앓고 있을 정도로 높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2020년에 발간한 ‘Dyslipidemia Fact Sheet 2020’에 따르면 2007년 21.4%였던 유병률은 2018년 38.4%로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우리나라 20대 5명 중 1명(20.7%)은 이상지질혈증을 갖고 있다.
심장내과 박성하 교수는 “내시경, 피검사 등으로 비교적 쉽게 예측할 수 있는 조기암 진단과 비교하면 심근경색 위험의 조기 진단은 매우 어려우며 비용 또한 만만치 않아 조기 진단 조기 치료의 효용성 등의 연구도 쉽지 않다.”라고 현실을 전했다.
안과 김성수 교수는 “망막사진은 안과에서 쉽게 촬영할 수 있어서 진단 솔루션을 도입할 경우 안과가 일종의 간이 건강진단 센터로서 역할을 가지게 될 것이다. 심장내과나 다른 일차 진료기관에서도 이를 확인해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큰 환자를 조기 발견할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 필수적인 검사 수단으로 보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망막 사진으로부터 예측된 관상동맥 석회화지수를 활용한 딥러닝 기반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 평가’라는 제목으로 The Lancet Digital Health(IF 24.519)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