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4일은 세계 수막구균의 날이다. 세균성 뇌수막염의 한 종류인 수막구균성 뇌수막염은 뇌와 척수를 감싸고 있는 얇은 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뇌수막염의 초기에는 증상과 징후가 고열∙구토∙두통처럼 가볍게 나타난다.
하지만 갑자기 의식이 혼탁해지는 등 증상이 급속도로 악화될 수 있고, 심각한 경우 환자를 죽음에 이르게 할 위험이 있는 초응급질환이다.
수막구균의 최초의 기록은 1805년에 제네바에서 시작됐다. 제네바의 가스파드 비에우스(Gaspard Vieusseux 1746-1814)는 처음으로 수막구균에 대한 설명을 기록했다. 당시에는 미아스마 가설에 따라 수막염은 ‘나쁜 공기’로 생기는 질병이라고 여겨졌지만 전염된다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뇌수막염이란 개념이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1828년의 일이다. 존 애버크롬비(John Abercrombie 1781-1844)는 신경 병리학 교과서에서 애버크롬비는 "뇌수막염"이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했다. 이후 1887년 네덜란드 생물학자 안톤 바이크슐바움(Anton Vaykselbaum)은 처음으로 뇌막염의 원인을 세균에 의한 감염으로 규명했다.
19세기 말까지 뇌수막염은 여러 박테리아로 감염된다는 것은 알려져 있었으나 환자에게 뇌수막 감염여부를 진단하기는 어려웠다. 그렇다 보니 뇌수막염 환자가 죽은 후에나 부검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하인리히 퀸케(Heinrich Quincke 1842-1922)는 요추 천자 바늘로 뇌척수액을 추출하는 방법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이로써 환자가 생존한 상태에서도 안전하게 검체를 채취할 수 있게 됐다.
20세기 초 뇌척수액에 말항혈청을 직접 주입하는 것은 수막구균 뇌수막염의 주요 치료법이 됐고, 이는 뇌수막염 예방에 효과적인 방법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이 치료법을 통해 1차세계대전에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건지게 됐다. 1935년 페니실린이 발견된 이후로 일반적인 항생제 시대가 열리게 됐다.
현재는 뇌수막염으로 판단되면 병원에서는 바로 항생제를 투여한다. 항생제의 우수한 치료 효과에도 불구하고 수막구균 뇌수막염 환자는 24시간에서 48시간 이내 10명 중 1명은 사망하고, 생존하더라도 5명 중 1명은 사지절단∙청력상실∙뇌손상 등 심각한 후유증을 겪는다.
이에 국내의 수막구균 예방접종 지침은 비용 대비 효과를 고려해 영유아에서의 일부 고위험군{보체결핍(면역기능저하), 비장 절제 또는 기능 저하자}을 대상으로 선택하여 접종 권고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행히 현재 수막구균 백신은 개발된 상태다. 모든 형태의 뇌막염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단일 백신은 아직 없지만, 백신 덕분에 전세계적으로 세균성 수막염은 25%까지 감소했다.
생후 2개월부터 접종 가능한 GSK의 '멘비오'는 수막구균 감염을 일으키는 주요혈청군 A, C, Y, W-135를 모두 포함한다. 영유아∙청소년∙성인 모두에서 우수한 면역원성과 내약성을 보였으며 미국 FDA와 유럽 의약품기구를 포함해 전 세계 60개국에서 허가를 받아 접종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