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중증 환자서 폐렴의 병리적 기전을 밝혀낸 연구가 나타나면서 치료제·백신 개발의 효과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학교 외과대학 조남혁 교수는 4일 대한바이러스학회가 주최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특성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병인 기전 연구’ 웨비나에서 코로나19 환자에서의 면역반응과 폐렴의 원인에 대해 설명했다.
조 교수는 “코로나19 감염증에서 나타나는 폐렴의 원인은 아직 잘 밝혀져 있지 않다. 코로나19의 원인 바이러스인 SARS-CoV-2 바이러스가 폐 상피세포에 감염돼 증식하면서 일어나는 면역반응과 염증반응의 매개인자들, 그리고 관련된 면역세포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SARS-CoV-2 감염 시 다양한 면역반응이 일어나는데, 경증인 경우 보호면역반응이 정상적으로 작용해 감염된 상피세포를 제거하고 바이러스를 차단함으로써 염증반응과 폐손상을 차단한다. 반면 보호면역반응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면 과도한 염증반응으로 폐렴 및 폐부종이 생길 수 있다.
여기서 상피세포에 바이러스가 침투되면 면역방어체계인 싸이토카인(Cytokine), 케모카인(chemokine) 활성화가 나타나는데, 이 두 물질의 강도에 따라 감염의 중증도가 달라진다.
또한 면역 활성화가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나이, 만성질환 여부와 같은 위험인자에 따라 바이러스의 제거 혹은 과도한 염증반응으로 경·중증이 달라질 수 있다.
조 교수는 “여러 가지 풀어야 할 숙제가 많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폐렴에서 나타나는 손상성 염증반응의 원인과 유형, 보호면역반응의 실체와 지속성, 한 번의 감염으로 보호면역을 획득할 수 있을지 여부이다”고 언급했다.
이에 조 교수 연구팀은 경증, 중증에 따라 침투된 RNA 바이러스 분포량을 확인했다. 그 결과 경증, 중증에 상관없이 바이러스는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줄어드는 것을 확인해 바이러스 복제에 따른 염증반응 강도는 영향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렇다면 중증 폐렴을 일으키는 염증 요인은 무엇일까. 연구팀은 국내 코로나19 환자들의 혈액과 호흡기 분비물 시료를 이용해 면역세포들과 염증반응들의 종류와 양상을 분석했다.
그 결과, 환자들의 중증도에 따라 다양한 염증반응과 면역세포들의 변화가 관찰됐으며, 특히 선천면역세포들의 변화에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조 교수는 “환자들의 가래검사 결과 초기 염증반응에서 가역성 염증세포가 폐렴을 악화시키는 데 영향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중증 환자에서 중성구(Neutrophil)를 비롯해 호산구(eosinophil) 매게 염증 분자들이 증가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코로나19가 중증 환자서 호산구성 폐렴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는 추정 하에 면역글로불린을 분석한 결과, IgA와 IgE가 중증 환자에서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호산구의 경우 폐렴 초반에는 나타나지 않고 유지 혹은 회복기간에 증가됐다.
조 교수는 “이는 질병의 2차적 부작용일 수 있어 이를 잘 이용한다면 예후를 조절할 수 있다”며 “아직 연구가 더 필요하지만 폐에서의 과도한 염증반응의 원인과 보호면역반응의 실체를 규정할 수 있다면, 효과적인 폐렴의 치료제와 백신을 개발하는데 중요한 근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