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용장애 환자의 특성상 대면면담을 피하기 위해 ‘디지털 기기’를 이용한 치료법이 주목된다.
한국중독정신의학회에서 발간한 중독정신의학 24호에서는 ‘게임사용장애의 배경 및 치료’에 대한 논문이 게재됐다.
논문에 따르면 한국뿐만 아니라 독일, 중국, 일본 등 다른 국가에서도 과도하게 게임을 즐기던 사람에서 돌연사, 아동방임 사망, 가족 및 불특정 다수에 대한 포겱 사건 등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돼 왔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는 과도한 게임사용으로 발생한 신체 및 정신건강의 문제에 대한 과학적 문헌검토, 각 나라의 사례에 대한 분석을 위해 전문가 자문회의를 진행하고, 최종적으로 2019년 게임사용장애가 포함된 국제질병분류체계-11 개정판이 승인돼 2022년 1월부터 전 세계적으로 사용된다.
이번 국제표준질병분류체계 11번째 개정판에는 게임사용장애가 정신행동건강영역 내 신설된 해위중독의 해부진단으로 포함됐다. 실제 게임장애는 뇌의 구조적, 기능적 변화에 따른 생물학적 변화가 나타난다.
약물 중독과 마찬가지로 게임장애에서도 도파민 분비증가와 함께 쾌감과 같은 긍정적인 강화 효과가 나타난다. 또한 △도파민 수용체 효율성 저하로 인한 보상민감성 변화가 강해지며 △게임 자극에 대한 민감성 증가로 높은 갈망 상태를 보이고 △인지조절 능력 저하 △반응억제 효율 저하 △오류 처리 기능(insula 기능적 변화로 인한) 저하 등이 있다.
치료는 인지행동치료가 가장 대표적이며 게임에 대한 노출을 완전히 차단하는 입소 치료프로그램과 일정 회기 동안 방문해 일상생활과 치료를 병행하는 외래 치료프로그램으로 구분할 수 있다. 입소형 치료는 병원에 입원하는 입원치료와 중독 치료 캠프 등의 병원 외 치료로 구분할 수 있다.
다만, 이준영 교수 논문을 통해 “인지행동치료도 시행하는 기관마다 회기의 구성과 시간에 차이가 있어 체계적 연구에 어려움이 있다”며 “게임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치료자들은 확립된 치료의 부족으로 이중고를 겪으며 치료에 어려움을 표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무엇보다 효과적인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치료 내용 뿐 아니라 치료의 형태와 방법도 환자군 특성에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게임사용장애 환자들의 특성상 병식이 부족하고 치료 현장까지 오지 않는다는 점, 대면 면담보다는 화면을 두고 텍스트를 통해 소통하는 것을 편안해 하고 익숙하게 여기는 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
이에 이 교수는 모바일 기기 등을 치료 도구로 활용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게임중독을 치료하기 위한 디지털 헬스케어 혹은 디지털 치료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강남세브란스 병원에서는 가상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으며 삼성의 지원을 받아 개발한 ‘비피어리스 플러그인(BeFearless Plug-in)’ 앱을 무료로 배포해 공황장애·게임중독·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장애(ADHD) 등을 ‘자가 치료’가 가능하도록 서비스하고 있다.
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은 중독 진단·치료 솔루션 개발기업인 메딕션과 ‘정신건강 관련 공동연구 및 개발’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두 기관은 가상현실(VR)과 생체신호를 융합한 기술을 적용해 중독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솔루션을 공동 개발한다.
향후 두 기관이 내놓을 중독 진단·치료 솔루션은 환자가 가상현실 속에서 다양한 자극에 반응하는 생체신호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중독 여부를 정확하게 짚어낼 수 있다. 또 환자의 생체신호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중독치료모델 개발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