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휩쓴 코로나19, 외교·경제 악화에 영향 막대
초기 대처 부족으로 수출·농업 침체 및 외교 경쟁 심화
전세미 기자 jeons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0-04-17 12:00   수정 2020.04.17 13:00
코로나19(COVID-19)가 외교·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아시아 국가들 다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4일 존스홉킨스대학(Johns Hopkins University)의 국제대학원(SAIS)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아시아 국가에 미친 영향(The Impact of the coronavirus on asian countries)'을 주제로 웨비나를 개최하고 이같이 설명했다.

웨비나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아시아 주요 국가의 경제, 사회 및 정치에 어떤 영향을 미쳤으며 이에 대해 각국이 어떻게 반응했는지를 중심으로 논의됐다.

중국 = 앤드류 멀타(Andrew Mertha) 교수는 중국 내 전파는 멈췄지만 새로운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먼저 하늘길이 막혔다는 점이다. 최근 세계은행에 따르면 중국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락해 중국의 GDP 성장률이 2.3%로 낮아질 전망이며, 최악의 경우 0.1%에 불과할 전망으로 나타났다. 2019년 중국 GDP 성장률은 6.1%이었다.

여기에 미-중 관계를 더 악화시키는 요소 또한 존재한다. 두 국가는 다른 유형의 정치시스템을 가지고 있으나 양국 모두 초기 조치가 적절치 못했고, 정부는 이 상황을 관리하는 데 있어 과학적 해결책보다 정치적 논쟁에 치중했다는 설명이다. 이 점들이 양국 경쟁 심리를 부추겨 결국 다른 국가 및 국제기구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편, 중국 정부는 중국 내 확산을 막기 위해 국제선 항공편 취소, 관련 위원회 개편, 기술 및 데이터 수집을 확대했으나 사스(SARS) 사태를 보았을 때 지방 관리들은 아직 부정적인 정보 유출을 두려워하고 통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 = 데비시 카퍼(Devesh Kapur) 교수는 인도의 13억 인구에 비해 테스트 검사 사례가 거의 없고 확진자 수도 현저히 낮계 집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인도 정부는 테스트 규모를 확장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함을 인식하고 초기에 매우 과감한 폐쇄 결정을 내렸으며, 이는 5월 3일(약 40일)까지 연장된 상태다.

특히 인도는 사회보장 역량이 거의 없어 농업과 식량 안보가 위협을 받고 있으며, 인구 50~60%가 종사하는 농업 활동이 침체되면서 경제적 타격이 클 것이라고 카퍼 교수는 전망했다. 식료품을 운송할 노동력도 부족하며, 정부가 쌀과 곡물을 무료 또는 저렴하게 공급하고 있지만 신선 농산물은 거의 유통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긍정적인 영향도 있다. 대기 오염이 낮아지고 여당과 야당 사이의 적대감이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바이러스 확산과 반이슬람 정서가 누그러지지 않는 점 또한 우려된다.

한국·북한 = 제임스 퍼슨(James Person) 교수는 한국은 이번 사태에 다수의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신속하게 확진을 막았다고 발언했다. 2015년 메르스 발병으로부터 교훈을 얻어 신속히 대응했다는 평가다.

한국 정부는 바이러스 발병 후 공공 및 민간이 진단키트를 대량 생산하도록 요청하였으며 드라이브스루 테스트를 시행했다. 또 전화, 보안 카메라 및 신용카드 추적을 통해 확진자의 실시간 동선 정보를 파악해 확진자와 접촉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에게 경고 문자를 발송했다.

북한은 코로나19 사태를 통제할 수 있는 의료 체계가 갖춰져 있지 않아 최근 러시아 및 국제기구에 진단 키트 공급 및 지원을 요청했다. 감염 및 사망자 수는 지역적 패닉을 예방하기 위해 보고하지 않고 있지만,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다면 그 여파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파키스탄 = 조슈아 와일(Joshua While) 교수는 파키스탄에 현재 보고된 사례는 많지 않으나 경제적 충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파키스탄의 이번 회계연도 GDP는 약 3%로 예상된 바 있으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GDP 성장률은 -2%로 하향 조정됐으며 다양한 방면에서 악화되고 있다.

이유를 살펴보면, 먼저 민군 갈등이 심화되고 있으며 신속하지 못한 총리로 인해 중앙 군부가 이 사태를 단독 지휘하고 필요한 조치를 내린다는 점이다. 또 10년 전 개헌으로 지방정부의 권한이 높아졌으나 중앙정부 차원에서 정책을 바꾸기 위한 시도를 하면서 양 정부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국가와 종교지도자 간의 갈등이 심화됐기도 하다. 모스크와 마드라사스(코란 학교)를 폐쇄하라는 정부 요청을 종교지도자들이 거부했기 때문이다. 확산을 억제하면서도 종교 활동을 허용할 수 있는 중간 합의점을 찾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다. 또 인도와 파키스탄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도 GDP 악화의 이유 중 하나다.

인도네시아 = 칼 잭슨(Karl Jackson) 교수는 인도네시아의 사망률이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대개 빈곤국일수록 의사 및 병상 수가 적고, 감염당 사망률도 높게 나타난다. 인도네시아 병원 수는 3,000개 미만으로 1만 명당 의사는 4명, 병상은 12개에 불과하다. 한국의 경우 1만 명마다 24명의 의사와 115개의 병상을 보유하고 있다.

기타 = 아프가니스탄은 이 같은 전염병 확산에 취약하지만 이란과의 국경은 개방되어 있다. 따라서 이란으로부터 자국 내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란 주변 도시들 내에서는 확진 사례가 다수 발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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