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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도 내복을 입지 않고 지낼 정도로 건강했고 '淸濁不問 斗酒不辭'로 이름 높았던 강건한 徐丙天 영남대학교약학대학 명예교수.
지난 20년간 병마와 함께했던 徐교수를 기억하는 모든 이들은 무척이나 염려스러웠다. 혹 병세가 더욱 악화되거나 80고령으로 인해 거동이 더욱 불편해지지 않았을까 해서였다.
그러나 이같은 염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기자가 명예교수를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300(가든하이츠103동901호) 자택으로 찾아간 날 徐교수는 거동이 약간 불편하기는 했으나 매일 30분이상의 자건거 타기를 꾸준히 하며 지금도 학자의 모습을 잃지 않고 꾸준한 독서와 신문과 TV를 통해 여전히 세상과 소통하는 지극히 평범하지만 건강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제자들과 함께 술잔을 기울이는 것을 결코 사양하지 않았던, 그러면서도 먼저 지갑을 열고 호주머니를 털었던 마음이 넉넉하고 정이 많았던 교수로 기억되는 서 명예교수는 의외로 자신은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받았으며 현재도 후배나 후학들의 사랑과 도움에 그저 감사할 뿐이라고 한다.
근엄하고 권위적인 스승이 아니라 자상하고 상대를 이해하며 따뜻한 마음으로 늘 함께하기를 좋아했던 徐 교수는 자신의 집에 동료교수며 친구며 제자고 누구든지 불러들여 대접하고 담소를 나누기를 좋아했다고 제자인 河五明박사는 전하면서 스승이지만 큰 형님 같았단다.
徐교수의 좌우명은 易地思之(역지사지)로 상대편의 처지에서 생각해 보는 것을 생활의 신조로 삼아 남을 이해하며 나를 돌아보는 자세로 좌우로 치우치지 않고 中庸를 지키는 삶을 강조했다. 하지만 徐교수도 마음만 먹었지 실천은 부족했다며 그러나 지금도 마음은 변함이 없단다.
徐 교수는 평생을 학자로서 책과 함께 공부했지만 여전히 공부가 부족했다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다며 전공학문을 좀더 깊이 있게 연구 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아직도 남아있음을 토로한다.
약학대학 학장시절 당시 도입된 졸업정원제로 인해 공부를 썩 잘하는 학생도 졸업하기 어려웠던 때가 있었다며 졸업탈락을 막기 위해 학점을 조기에 취득토록 하여 희생되는 학생을 줄일 수 있게 한 것이 흐뭇한 기억으로 남는단다.
또 한가지 기억에 남는 일은 경북약사회 재무부장시절 약사회관을 마련키 위해 종신회원제도를 도입해 모금에 나서 동성로 입구 중앙파출소 근처에 4층짜리 건물을 매입한 것이 지금도 보람 있는 일로 생각한다며 당시 앞서 마련해 놓았던 약초원 부지는 약사회관을 구입키 위해 매각했었다며 남에게 손 벌리지 않고 회관을 구입할 수 있었던 것이 매우 자랑스러웠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수많은 제자와 후학을 배출 한바 있는 徐교수는 영남대의 정시련 전경희부부교수와 민경진(계명대) 최종원(경성대) 배기환(충남대)교수 등을 손꼽으며 이들이 나의 자랑스런 제자들이라고 이야기한다.
내년이며 결혼 60주년을 맞는 부인 송은섭(宋銀燮)여사와의 사이에 3男3女를 두었으며 친손자 외손자를 모두 합치면 16명이나 된단다.
徐명예교수는 6남매의 자녀중 맏딸과 4남의 경우 부부가 모두 약학을 전공할 만큼 그야말로 약학가족의 일가를 이루고 있다.
큰딸 정희(貞姬)씨와 사위 金塤씨는 현재 미국 애틀랜타에 거주하는 약사부부로, 막내아들 혁규(赫圭)씨와 며느리 노옥씨도 약사로 미국 조지아주립대학연구소에 근무중이다.
몸은 불편하지만 웃음을 잃지 않은 원로교수 徐丙天박사의 오늘의 삶은 80평생을 그래왔던 것처럼 남을 배려하고 남을 이해하고 남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여유 있는 마음과 생활에서 남은 餘生도 넉넉하고 풍부하리라는 생각을 갖게 했다.
멀지 않은 곳에 사는 중학교때 친구 2명이 종종 찾아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이제는 가장 즐거운 시간이라고 전하는 徐교수의 얼굴에선 누군가가 자신을 찾아와 외로움을 달래주길 기대하는 것 같다는 인상을 주었다.
기자와 함께 동행한 제자 河五明박사(영남대학교 약학대학 후원회 및 장학회 이사장)가 준비해와 끓여준 백련차와 녹차를 대접 받은 徐교수는 찾아온 이를 마음껏 대접하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쉬운 표정이었다.
기자는 徐교수가 건강을 잃지 않고 우리의 곁을 오래 오래 지켜주기를 기원하며 발길을 돌렸다.
徐丙天교수는
1924년 11월24일생(82세)으로 대구출신이다. 서 명예교수는 진주사범대학과 京城藥傳(17회)졸업한 후 영남대학교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서 명예교수는 중앙화학연구소와 대구사대 경북위생시험소(소장)를 거쳐 1958년 영남대약대 부교수로 부임한 후 32년간 봉직하다. 1990년 2월 정년퇴임한바 있는 원로교수이다.
병고로 몸이 불편한데도 불구하고 앉아서 거의 2년간을 강의하는 열정을 보인 徐교수는 영남약학계의 巨峰로 손꼽히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유기화학과 미생화학 그리고 유기제약을 맡았으며 재직기간중에는 학생지도연구소장, 보건소장, 천연물화학연구소장 약학대학장 등 주요보직을 두루 역임했다.
특히 徐명예교수는 75년부터 경북약사회장을 맡아 지역약사회 발전의 기틀을 다졌으며 대한약사회 감사직을 수행하기도 했다.
국민훈장 석류장을 수훈했으며 저서로 '유기화학'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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