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의료시설 37% 정상 운영 불가…상당수 기본 의료서비스 이용 못해”
국경없는의사회 보고서, 지난 2년간 다르푸르서 치료 백신 예방 가능 질병 환자 3만 명 달해
홍역환자 2만8천명 중 75% 백신 미접종자..백신 반입·접근 가로막는 행정적 장벽 철폐 촉구
긴급 대규모 예방 접종 캠페인 실시... 지역 사회 내 홍역 전파 중단... 홍역 환자 수 95% 감소
이권구 기자 │ kwon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11-06 08:35   수정 2026.11.06 08:54
중앙 다르푸르의 외딴 지역 자발 아흐마르에 위치한 국경없는의사회 지원 이동진료소에서 보건부 예방접종 담당자가 5세 미만 아동과 여성들에게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2026년 9월. ©Maxime Le Lijour/MSF [제공=국경없는의사회]

수단 내전 장기화로 예방접종 체계가 붕괴되며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질병이 수년 째 반복 확산하고 있다. 이에 국경없는의사회가 수단 당국에 백신 반입을 가로막는 행정적 장벽을 철폐할 것을 촉구했다.

국경없는의사회 신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년의 수단 내전 기간 동안 다르푸르 전역에서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질병으로 국경없는의사회 치료를 받은 환자는 3만여 명에 달했다. 가장 흔한 질병은 홍역이었으며, 환자 대부분이 백신을 접종받지 못한 아동이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수단 보건 당국과 정치·행정 당국에 다르푸르 지역 내 백신 반입을 가로막고 있는 각종 장벽과 행정적 제약을 해소할 것을 촉구했다. 또, 공여국과 국제연합(UN)에 예방접종 활동 재개를 위한 자금 지원 확대와 백신 공급 강화를 요청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1월부터 2026년 4월까지 수단 서부 다르푸르 지역 4개 주에서 국경없는의사회 지원 의료시설에 등록된 홍역 환자는 2만 8천 명을 넘어섰고, 백일해 환자도 약 2,000명에 달했다. 홍역 환자 75%는 백신을 접종받지 못한 사람들로 확인됐으며, 69%는 5세 미만 아동이었다.

세바스티안 트라피칸테(Sebastián Traficante) 국경없는의사회 다르푸르 긴급대응 책임자는 “타윌라(Tawila), 엘 제네이나(El Geneina), 로케로(Rokero), 잘링게이(Zalingei), 니알라(Nyala), 제벨 마라 동부(East Jebel Marra) 등에서 수년간 감염병 유행이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은, 지속적인 대응 활동에도 불구하고 질병 확산이 완전히 억제되지 않았고 지역사회의 면역 공백도 해소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며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백신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질병에 걸린 아동들을 끊임없이 치료하고 있다. 많은 아동이 이미 위중한 상태로 의료시설에 도착하고, 일부는 결국 병원에서 목숨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르푸르를 비롯한 수단 전역의 예방접종은 분쟁 상황에 맞게 이뤄져야 한다”며 “전문 예방접종팀이 이동식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정기 예방접종을 놓친 아동들을 위한 따라잡기 접종도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백신 공급 부족과 예방접종 접근성 저하는 지역사회 건강을 더욱 위협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남다르푸르 지역은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질병 발생이 가장 심각한 곳으로 나타났다. 2026년 첫 4개월 동안에만 홍역 의심 사례가 1만 6백건이 보고됐는데, 이는 2025년 한 해 동안 보고된 전체 사례 수를 이미 넘어선 규모다. 또, 남다르푸르에서 콜드체인을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의료시설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최근 홍역과 백일해가 유행한 중앙다르푸르에서는 백신 운송과 행정 승인, 백신 보급이 지연되면서 감염병 유행 대응에도 큰 차질이 빚어졌다고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밝혔다.

사이풀 이슬람(Dr. Saiful Islam) 국경없는의사회 남다르푸르 의료 책임자는 “각 주의 예방접종 담당 기관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예방접종 활동에 대한 관리와 감독이 거의 이뤄지고 있지 않다. 또한, 많은 의료시설에 상근하는 담당 인력이 없어 자원봉사자에게 의존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의사회는 2024년부터 다르푸르 곳곳에서 실시된 긴급 예방접종 캠페인은 감염병 확산 억제에 기여하고 있으나, 정기 예방접종을 대체할 수는 없다며,  보다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 다양한 백신을 함께 제공하는 등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북다르푸르 타윌라에서는 심각한 홍역 유행으로 2026년 1월부터 4월까지 타윌라 병원에서 1,900명 이상의 환자가 치료받았다. 타윌라 마을과 국내실향민 캠프에 거주하는 아동 13만 명을 대상으로 긴급 대규모 예방접종 캠페인을 실시한 결과, 지역사회 내 홍역 전파가 중단됐으며 2026년 4월부터 9월까지 홍역 환자 수는 96명으로 95% 감소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긴급 예방접종 캠페인이 감염병 환자 수를 줄이는 효과가 있지만, 정기 예방접종과 콜드체인 인프라, 예방접종 인력, 감염병 감시체계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다르푸르 전역에서 홍역과 백일해를 비롯한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질병 유행이 되풀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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