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 치료제 '윈레브에어' 급여 지연…환자단체 "치료 기회 박탈"
"시범사업 약제도 멈춰"…허가 8개월째 약평위 상정도 못해
월 1천만원 치료비 부담…정부·제약사 책임 동시 제기
전하연 기자 haye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3-25 10:00   

중증 희귀질환인 폐동맥고혈압 치료제 ‘윈레브에어’의 건강보험 등재가 지연되자 환자단체가 정부와 제약사를 동시에 겨냥하며 신속한 급여 적용을 촉구했다.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와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25일 공동성명을 내고 “‘윈레브에어’는 허가-평가-협상 병행 시범사업 대상 약제임에도 급여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며 “정부와 제약사는 더 이상 이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폐동맥고혈압(PAH)은 폐혈관 구조 변화로 폐혈관저항이 증가하고 폐동맥압이 상승하면서 우심실 부전과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증 희귀질환이다. 환자들은 호흡곤란과 운동 제한으로 일상생활 자체가 어려운 만큼 치료 시기와 접근성이 예후를 좌우하는 질환으로 꼽힌다.

문제가 된 ‘윈레브에어(성분명 소타터셉트)’는 폐혈관 재형성에 관여하는 신호전달 경로를 표적하는 신규 기전 치료제로, 기존 치료로 조절되지 않는 환자들에게 중요한 치료 옵션으로 평가된다.

해당 약제는 미국 FDA 혁신치료제, 유럽 EMA PRIME 지정 이력을 바탕으로 2024년 미국과 유럽에서 허가를 받았고, 국내에서도 2025년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했다.

또한 ‘허가-평가-협상 병행 2차 시범사업’ 대상 약제로 선정돼 신속한 급여 적용이 기대됐지만, 현재까지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상정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환자단체는 “시범사업은 허가 이전부터 평가와 협상을 병행해 등재 기간을 단축하기 위한 제도지만, 실제로는 초기 단계에서 멈춰 있다”며 “이 같은 지연은 단순 행정 문제가 아니라 환자의 치료 기회를 가로막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비용 부담 문제도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윈레브에어’는 월 약 1천만~1천300만원 수준의 약제비가 발생하는 초고가 치료제로, 급여 적용이 지연될수록 환자 개인이 감당해야 할 부담이 커진다는 것이다.

환자단체는 “우리나라 희귀질환 치료제는 허가 이후 건강보험 적용까지 평균 2년 11개월이 소요된다”며 “이 기간 동안 환자는 치료제를 알고도 사용하지 못하거나 치료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 정책의 실효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정부는 올해 1월 ‘희귀·중증난치질환 지원 강화방안’을 통해 급여 평가 및 협상 기간을 100일 이내로 단축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 시범사업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선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정부를 향해 “‘윈레브에어’ 급여 지연 원인을 명확히 공개하고, 멈춰 있는 절차를 즉시 정상화해야 한다”며 “신속한 치료 접근을 보장하겠다는 정책이 말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제약사를 향한 비판도 이어졌다. 환자단체는 “시범사업 대상 약제로 선정된 이후 자료 제출과 대응이 지연되어서는 안 된다”며 “환자의 절박한 상황을 협상의 지렛대로 삼는 행태는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합리적인 재정분담 방안을 마련하고 급여 평가에 필요한 자료를 지연 없이 제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환자단체는 “신약은 중증 희귀질환 환자에게 생존과 직결된 치료 수단”이라며 “치료 접근 지연으로 환자가 치료 기회를 상실하는 일이 더는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전체댓글 0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