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이식학회(이사장 김명수)는 18일 추계학술대회 기간 중 기자간담회를 열고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개정 및 사회적 인식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순환정지 후 장기기증(DCD)이란 심정지 등으로 전신의 혈액순환이 정지해 사망한 것을 확인한 고인에게 장기를 구득하는 방식을 말한다. 현재의 뇌사자 장기기증(DBD)에서 좀 더 나아간 방식으로, 이미 선진국에서는 일반화 돼있다.
우리나라의 뇌사자 장기기증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의 ‘장기기증 및 이식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뇌사자 장기기증은 442건이다 2014년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장기이식 대기 중 사망하는 환자도 2,500명에 육박한다. 해마다 증가 추세인데 5년 전 1,761명에 비하면 40% 이상 늘어났다.
대학이식학회 장기기증활성화 김동식 위원장은 “미국과 유럽은 이미 10여년 전부터 순환정지 후 장기기증을 활성화해 전체 장기기증의 1/3 이상을 차지한다”면서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법이 못 따라가는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김동식 위원장은 “2018년 제정된 연명의료결정법 역시 장기기증이 감소하는 데 영향을 주는 것 같다”고 전했다.
연명치료를 중단해 인공호흡기를 제거하면 현행법상 뇌사상태를 유지하기 힘들다. 이런 이유로 뇌사 상태에서만 가능한 장기이식 연계가 어려워질 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장기이식의료기관협의회 안형준 위원장은 “학회에서는 순환정지 후 장기기증이 기증자 수를 늘릴 유일한 대안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관련 법률은 무려 20여년 전에 만들어져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기에 관계부처와 논의 및 간담회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장기기증을 확대하려면 'DBD'에서 'DCD'로 사망자 장기기증을 확대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
이와 함께 사망의 정의, 미성년자 장기기증 연령변경, 뇌사자 관리 기관 일원화 등도 논의 중이라고 강조했다.
안형준 위원장은 “뇌사 기증자 유가족에게 금전적 지원 이외에 추모공원 건립 등 기증자를 사회적 영웅으로 대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마련하면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도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이식학회는 17~19일까지 3일 동안 ‘Dream Bigger: Moving to the Next Level of Asian Transplantation’을 주제로 추계 국제학술대회(ATW)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 기간 동안 37개국에서 1,000여명이 방문했으며 총 594편의 초록이 접수됐다. 구연 발표는 98편, 포스터발표는 87편 있었으며 200편의 포스터가 전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