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의 날에도 들리지 않는 신생아 울음소리
전국 산부인과 계속 줄어..."2026년 합계출산율 0.69명까지 떨어질 것"
조금준 교수 "시장논리 아닌 장기적 안목으로 사회적 분위기 바꿔야"
이상훈 기자 jianhs@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2-10-11 06:00   수정 2022.10.11 06:00
10월 10일은 임산부의 날이다. 이날은 풍요와 수확을 상징하는 10월과 임신기간 10개월을 의미한다. 임신과 출산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통해 저출산을 극복하고 임산부를 배려, 보호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제정했다.
 
하지만 올해도 신생아 울음소리는 줄어들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출생아 수는 12만813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 감소했다. 이로써 역대 최저치를 경신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저출산 현상은 국가경쟁력 악화 등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키는데 수많은 대책에도 한국은 낮은 출산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7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표한 '2023년 및 중기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합계출산율은 2021년 0.81명에서 2026년 0.69명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합계출산율은 15~49세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한다.
 
지난 2012년만 해도 1.30명이었던 출산율이 불과 10여년 만에 반토막 나는 것. 이는 전국 산부인과 현황과도 맞아 떨어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의원급 표시과목별 시도별 요양기관 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3년 전국의 산부인과는 모두 1397곳이었으나 올해(2분기 기준)는 1314곳으로 83곳이 감소했다.
 
산부인과 감소는 대도시라고 예외가 없었다.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14곳이 사라진 부산이었으며 대전(10곳), 충북(10곳), 광주(9곳), 인천(9곳), 경북(7곳) 등이 뒤를 이었다. 산부인과가 증가한 시도는 제주도와 세종시가 유일했다.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산부인과 개∙폐원 현황을 보면 2016년, 2017년, 2018년, 2020년에 개원보다 폐원이 많은 개∙폐원 역전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특히 전국 지자체 중 16곳에는 소아과와 산부인과 진료 병원이 아예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소아과와 산부인과가 하나도 없는 지자체는 경상북도 군위·청송·영양·봉화·울릉군, 강원도 평창·화천·고성·양양군, 전라북도 무주·장수·임실군, 전라남도 곡성·구례군, 경상남도 하동·산청군이었다.
 
고대구로병원 산부인과 조금준 교수는 “분만 환자가 감소하니 산부인과가 어려워 폐원을 하고 그래서 해당 지역 산모들이 멀리 있는 산부인과를 찾아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이는 단순히 산부인과 지원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여러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조금준 교수는 “단순히 시장논리로 접근할 게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으로 임신 및 출산과 관련한 사회적 분위기를 바꾸는 데 주력한 뒤, 정부가 적절한 대책을 세울 수 있도록 전문가들이 도움을 줘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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