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 코로나19 백신 안전관리로 최대의 효과 제공”
양산부산대병원 황은정 약제부장, "머리에 쥐날 정도로 병원 콜드체인 고심"
김정일 기자 jiki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1-03-12 11:43   수정 2021.03.12 11:48
“코로나19 백신 관리에서 안전하고 최대의 효과로 국민에게 제공할 수 있는 전문가로서 약사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코로나19 영남권역 예방접종센터를 운영 중인 양산부산대학교병원 황은정 약제부장은 지난 10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코로나19 백신 관리에서 약사의 역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양산부산대병원은 지난 1월 29일 코로나19 권역예방접종센터로 지정돼 2월 9일 정부가 지원한 초저온 냉동고를 설치했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이상반응 대비용 의약품도 구비했다.

실제 코로나19 백신이 입고된 것은 지난 2월 26일. 3월 2일 코로나19 영남권역 예방접종센터 개소식에 이어, 3월 3일부터 화이자 백신의 접종이 시작됐다.

황은정 약제부장은 “약에 대한 정보 없이 입고되는 상황이었다. 화이자 제품이 코백스를 통해 들어오면서 만의 하나라도 모를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인터넷을 검색하고 머리 속으로 상상하면서 약을 어떻게 접종하는지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한 “초저온 냉장고를 설치하면서는 채광, 출입문 보안, CCTV 설치 등 치열하게 고민했고, 환자 접종시까지의 병원 내 콜드체인에 대한 생각으로 머리에 쥐가 날 정도였다”며 “2월 26일 저녁 7시30분경 백신이 첫 입고됐는데 밥을 먹을 수 없어 백신 입고를 마치고 밤 9시 넘어 차가워진 도시락을 먹은 기억이 난다”고 전했다.


황은정 부장은 “코로나19 백신 관리는 하나하나 하기가 너무 쉽지 않고 애가 쓰인다. 약사는 약을 지키는 사람이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보이지 않게 일해야 한다”며 “출근하면 잘 있는지, 퇴근할 때 잘 있으라고 보고 가는 곳이 백신 보관소”라고 말했다.

또한 “차가운 방에서 일하는 게 걱정돼 담당 약사에게 온도를 조금 올릴까 하고 물었더니 제가 춥게 일해도 약이 좀 더 안전한 온도에서 일하고 싶다고 했다”며 “약이 투여되는 그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은 것이 약사의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황 부장은 “백신 관리 등에 있어서 인력적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것을 소수만이 알고 있다”며 “늦게 퇴근하고, 해동을 위해 일찍 출근해 차가운 방에 들어가는 업무를 하는데 약사의 역할을 인정받지 못할 때 제일 힘들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 관리와 관련해 황 부장은 “센터에 교육을 온 분들이 약사도 힘든데 이걸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약이 안전하게 투약됐으면 하는 바람이어서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만큼 알려드리고, 메일과 전화로도 응대하고 있는데 엄두가 안난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며 “코로나19 백신은 마약류 수준으로 재고관리를 하는데 약사들은 마약류 관리하면서 생활화돼 있지만 다른 분들은 어려워한다”고 설명했다.


황은정 부장은 7월부터 지역접종센터의 본격 가동을 앞두고 중앙, 권역, 의료기관 접종자는 약사 관리 하에 맞을 수 있지만 약사 없이 접종하는 곳에서는 형평성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걱정도 드러냈다.

황 부장은 “약사가 있다면 재고를 구하기 쉽지 않는 지금 상황에서 폐기로 인한 여러가지 행정적인 문제를 종합적으로 관리해 자원을 안전하게, 극대화시켜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체육관 등으로 가면 전력 등 안전 문제가 더 많을 수 있어 이를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는 전문가가 약사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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