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예방접종과 관련해 안전한 자가접종을 위한 수의사 역할이 강조됐다.
법개정을 통한 동물병원 의무 예방접종이 아닌, 국민을 위한 정보제공에 무게가 실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한동물약국협회 강병구 회장은 16일 '수의사가 알려주는 자가접종 방법'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이같은 내용을 강조했다.
현재 국내에서 반려동물 예방접종은 동물병원에서 맞추거나 백신을 구입해 가정에서 투약할 수 있다.
동물병원의 예방접종비 부담을 감당할 수 없거나, 동물을 데리고 동물병원까지 방문할 수 없는 여건에 처한 가정은 동물약국에서 백신을 구입해 보호자가 직접 예방접종을 할 수 있는 것.
강병구 회장은 "이러한 소외계층의 예방접종을 보호하고 확대해 반려동물의 접종률을 늘리면서 질병발생을 억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해외에서도 마찬가지이며, 특히 해외에서는 수의사가 직접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러한 내용을 소개한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외국은 반려동물 보호자의 자가접종을 위해 수의사가 유튜브 채널로 직접 반려동물 자가접종 방법을 알려주고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까지 상세하게 안내하고 있다"며 "이렇게 수의사가 직접 반려동물 자가접종 방법을 알려주고 권장하는 이유는 바로 동물이라는 특수성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의료기관에 비해 동물병원의 접근성이 상당히 떨어지고, 차량을 이용한 이동이 불가능하거나 한 번에 여러 마리의 새끼를 출산하는 경우 일일이 동물병원으로 데리고 방문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가 많을 뿐만 아니라 건강보험이 되지 않는 동물병원비는 동물의 보호자에게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동물약국협회에서 반려동물 보호자 1천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96.2%는 반려동물의 예방접종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80% 이상의 보호자는 동물병원에서의 접종 비용에 부담을 느끼고 있었으며 그 부담감으로 인해 응답자 1/4 이상은 접종을 포기하거나 중단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를 근거로 강병구 회장은 "국내에서도 상당수 반려동물 보호자는 가정에서 백신을 접종해 반려동물에게 해줄 수 있는 최소한의 예방적 처치를 해주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러한 반려동물 보호자에게 안전한 자가접종 방법을 안내해주는 외국 수의사와 대조적으로 국내에선 이런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결국 반려동물 보호자들은 스스로 자가접종하는 방법을 영상으로 공유하며 정보를 얻고 있었다"며 "이러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농림부는 지난 3월 반려동물 백신을 수의사처방대상으로 지정해 반려동물 자가접종을 실질적으로 전면금지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중"이라고 덧붙였다.
강병구 회장은 "모든 반려동물의 예방접종을 위해 무조건 동물병원으로 방문토록 강제화하는 것이 진정 동물복지를 위한 길일까"라고 반문하며 "오히려 반려동물의 예방접종률은 감소할 것이고, 이로 인한 질병발생은 보호자가 더욱 커다란 치료비 부담과 고통을 안겨줄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반려동물의 복지를 오히려 훼손하는 정책일 수 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이에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농림부는 본연의 업무를 망각하지 말고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정책이 어떤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같은 약사사회 우려와 달리 농림부는 오늘(16일) 오전 행정예고를 통해 개 종합백신, 심장사상충약 등을 포함한 '동물약 수의사 처방품목 확대' 계획을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