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누리×민텔] 선케어도 K-뷰티가 '모범답안'
제형·성분 혁신 이어 관리 영역도 넓혀야
박수연 기자 waterkite@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1-02 06:00   수정 2026.01.02 06:25

선케어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면서 K-뷰티가 ‘모범답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선케어는 단순히 차단지수(SPF)만 따지던 시대는 끝났고, 자외선 차단제에도 피부 장벽 보호, 보습, 미백, 장수 성분까지 요구되는 상황이다.  

민텔은 스킨케어 성분이 스킨케어 외 카테고리에서도 적극 활용되는 '스키니피케이션(skinification)'이 선케어의 새로운 표준이 된 만큼, 이제는 기능을 넘어 제형, 문법, 커뮤니케이션까지 전면적으로 혁신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장벽·광채·다기능을 강조하는 K-뷰티가 그 해법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민텔은 브랜드들이 선케어를 단순한 차단제가 아닌 매일의 스킨케어 루틴에 포함되는 필수 단계로 재정의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뷰티 구독 서비스 입시(IPSY)가 홈페이지에 게재한 아티클. SPF 샌드위치 트렌드를 따르는 팁을 소개했다. ⓒ입시 홈페이지

샌드위치로 제형 혁신

선케어 카테고리서 보습, 진정, 브라이트닝 등 스킨케어 기능을 더한 제품은 이미 시장에서 주류다. 스키니피케이션이 보편화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고, 비슷한 콘셉트의 제품이 쏟아지면서 어지간한 제품으론 차별화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민텔은 선케어 스키니피케이션 영역서 이제 한 단계 더 나아간 새로운 혁신 포인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주목받는 'SPF 샌드위치' 개념이 그 중 하나다. 선케어 제품을 스킨케어와 메이크업 단계 곳곳에 샌드위치처럼 겹겹이 배치해 실제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횟수와 양을 늘리고, 자외선 차단 시간을 늘리면서 좀 더 고르게 보호하려는 목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틱톡 등에서 확산된 '레티놀 샌드위치' 루틴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레티놀처럼 자극이 강한 성분을 크림과 크림 사이에 끼워 발라 자극을 줄이듯, SPF 역시 여러 단계에 나눠 사용하는 방식을 선케어에 적용한 것이다.

독일 원료 전문 기업 수소니티(Susonity)의 뷰티·프로텍션 부문 마케팅 디렉터 엘레나 누노(Elena Nunno)는 "SPF 샌드위치 트렌드는 선케어 제형 개발 과제"라며 레이어링 도포 과정서 발생하는 필링과 장벽 과부하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누노 디렉터는 이를 위해 기능성 실리카·마이카 혼합물과 같은 입자공학 필러로 가벼운 텍스처를 구현하고, 파우더·쿠션·브러시형 등 레이어링에 적합한 포맷을 확대하며, 고온다습한 기후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기능성 필러 설계를 병행할 것을 제안했다.

민텔은 레이어링 루틴이 복잡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소비자 교육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뷰티 구독 서비스 입시(Ipsy)는 SPF 샌드위치 루틴을 단계별로 설명하는 팁 콘텐츠를 제공해, 언제·어디에 어떤 제형을 더하면 좋을지 구체적인 사용법을 안내하고 있다.

 

K-뷰티 3.0, 브라이트닝으로 확장

'브라이트닝' 기능을 앞세운 선케어가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민텔 조사에서 브라질·태국·중국 소비자의 33~56%가 ‘자외선 차단과 함께 피부톤을 밝히는 선크림에 관심이 있다’고 답했다. 이런 수요가 미백·톤 보정 기능을 겸한 SPF 제품 개발을 압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민텔은 이 흐름이 K-뷰티가 가리키는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고 짚었다. 초창기 K-뷰티가 복잡한 다단계 루틴과 유리알처럼 완벽한 광을 앞세웠다면, 최근에는 단순한 루틴과 다기능성, 피부 장벽 케어, 건강하고 자연스러운 광채, 과학적 근거를 갖춘 포뮬러가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는데, 이것이 지금의 선케어 트렌드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민텔은 이 변화를 'K-뷰티 3.0'으로 부르며, 선케어에서도 같은 문법을 적용해 브라이트닝과 장벽, 광채 기능을 동시에 담아내는 제품을 기획할 것을 제안했다.

더 인키 리스트(The INKEY List)의 '폴리글루타믹 애시드 듀이 선스크린 SPF30'은 이런 방향을 보여주는 사례로 소개됐다. 폴리글루타믹애시드, 글리세린, 스쿠알란을 결합한 수분 콤플렉스를 내세워 선크림을 장벽·보습·광채를 함께 관리하는 스킨케어 단계로 끌어올렸다.

멜라닌 피부를 겨냥한 선케어에서도 K-뷰티식 접근이 통할 여지가 크다. 민텔 조사에 따르면 미국 흑인 여성의 27%가 ‘해외 브랜드, 특히 K-뷰티 선케어에 관심이 있다’고 답했다. 백탁 없이 고르게 마무리되고, 자극이 적은 브라이트닝과 장벽 케어를 동시에 원하는 수요가 뚜렷하다는 분석이다. 멜라닌 피부를 위한 K-선케어 브랜드 GALSKIN이 이 시장에 뛰어들어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누노 디렉터는 K-뷰티식 선케어에 대해 "단순히 백탁을 줄이는 수준을 넘어, 장벽을 보호하고 피부톤을 균일하게 정리하면서도 여러 번 덧발라도 부담이 적은 제형이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한 해법으로 장벽과 수분 손실 관리, 염증 후 과색소침착(PIH) 억제를 함께 겨냥하는 제형 전략을 제안했다. 멜라닌 피부는 세라마이드 수치가 낮은 경우가 많다는 점을 전제로, 에크토인(ectoin)과 비사볼롤(bisabolol) 같은 항염·장벽 보호 성분, Phyllanthus emblica 추출물처럼 티로시나제 저해와 항산화 기능을 갖춘 성분 조합을 추천했다.

(왼쪽부터) 잉키리스트의 '폴리글루타믹 애시드 듀이 선스크린 SPF30' 홍보 이미지, GALSKIN, 주르 솔라리스의 '포스트 선케어(post-suncare' 제품군. ⓒ각 사, 민텔

롱제비티에 비만치료까지 타깃

제형 혁신도 필요하지만, 선케어가 책임지는 피부 관리 범위를 넓히는 것이 더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민텔은 세포·생물학적 나이를 겨냥한 선스크린과 애프터선 포뮬러를 롱제비티 스킨케어의 연장선으로 설계해, 매일의 선케어를 '노화 징후를 늦추는 장기 관리 루틴'으로 포지셔닝할 것을 제안했다.

자외선에 노출된 뒤의 피부를 관리하는 '애프터선' 카테고리는 그동안 단순 진정용 젤 수준에 머물러 있었지만, 고온·강한 자외선 노출과 이른바 '선번 치크(sunburn chic)' 미학이 다시 부상하면서 재해석의 여지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예로 프리미엄 애프터선 브랜드 주르 솔라리스(Zure Solaris)는 자외선 노출 후 피부의 세포 회복과 장벽 복원을 전면에 내세워 애프터선을 롱제비티 스킨케어의 일부로 끌어올렸다. 단순 쿨링이 아니라, 자외선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피부를 재충전하는 '스킨케어화된 애프터선'이 다음 단계라는 설명이다.

누노 디렉터는 애프터선을 ‘세포 스트레스 완화와 장벽 회복’에 초점을 맞춘 포맷으로 설계하라고 조언했다. 유효 성분으로는 비사볼롤, 알란토인, 알로에베라, 세라마이드, 히알루론산, 에크토인 등을 제시하면서, 자외선 후 홍반·열감·건조를 완화하는 동시에 반복적인 자외선 손상으로 인한 장기적인 노화까지 고려한 애프터선 포지셔닝을 주문했다.

GLP-1 계열 비만치료제가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에 맞춰, 체중 감량 과정서 탄력이 저하되고 민감해지는 피부를 위한 선케어를 롱제비티 관점서 풀어내는 시도도 등장하고 있다. 아직 비만치료제가 피부에 미치는 영향이 확실히 규명된 것은 아니지만, 일부 브랜드는 이들을 주요 타깃으로 삼아 ‘체중 감량기 피부를 보호하는 매일의 선스크린’을 강조하는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누노 디렉터는 이와 관련해 "체중 감량 과정에서 피부 탄력이 떨어지거나 장벽이 약해진 소비자를 전제로, 자극을 줄이는 활성 성분과 케라티노사이트 결합, 사이토카인 조절을 지원하는 포뮬러를 구성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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