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대정 바닷가에 특별한 ‘돌고래’가 설치됐다. 이니스프리 모음재단은 폐그물을 활용한 친환경 스트링 아트 조형물을 통해 해양 생태 보전 메시지를 전했다고 28일 밝혔다.
제주 대정 바닷가 외벽에 설치된 업사이클 작품 ‘돌고래 쉼터, 대정의 마음’. ⓒ아모레퍼시픽
이번 프로젝트는 서귀포시와 함께 추진한 ‘함께 그리는 오션뷰, 해안변 환경 개선사업’의 일환이다. 지역 해안 경관을 개선하고 남방큰돌고래 서식지 보전의 의미를 알리며, 지속 가능한 관광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마련됐다.
조형물이 설치된 대정읍 노을 해안도로는 남방큰돌고래의 주요 서식지다. 현재 제주 연안에는 약 100~120마리만 남아 있어 멸종 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 무분별한 관광선박 접근과 폐그물 등 해양쓰레기가 여전히 위협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니스프리 모음재단은 마을 미관 개선과 동시에 돌고래를 단순 관람 대상이 아닌 보호해야 할 생명으로 바라보는 인식 전환을 목표로 했다. 공간은 지역 주민이 제공했고, 디자인은 제주대학교 융합디자인학과가 맡아 지역사회와 학계, 재단이 함께 참여했다.
제주대학교 학생들은 지난 5월부터 관광객과 주민을 대상으로 인터뷰와 관찰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돌고래의 쉼터, 대정의 마음’이라는 메시지를 도출했고, 이를 기반으로 디자인을 구체화해 작품 제작에 반영했다.
작품은 페인트로 밑그림을 그린 뒤, 대정 앞바다에서 수거한 폐그물을 엮어 돌고래 형상을 구현했다. 단순한 선들이 어우러져 입체적이고 역동적인 시각 효과를 내며, 실제 돌고래가 보이지 않는 순간에도 마치 함께 있는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채색된 밑그림은 시간이 지나면 옅어지지만, 폐그물로 표현된 돌고래 형상은 오랜 기간 남아 ‘생명의 소중함은 영원하다’는 메시지를 전하도록 설계됐다.
작품 제작 과정.
이니스프리 모음재단 이진호 이사장은 “설치된 오브제가 단순한 미관 개선을 넘어 해양 생태계 보전과 공존의 의미를 알리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협력해 자연과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지속 가능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서귀포시 해양수산과 부종해 과장은 “대정 앞바다를 남방큰돌고래와 공존하는 지속 가능한 해양 관광 모델 지역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대학교 융합디자인학과 오철훈 교수는 “이번 작품은 지역 주민들의 마음과 학생들의 노력이 모여 완성된 결과물”이라며 “이를 계기로 남방큰돌고래가 안심하고 머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지역사회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이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이니스프리 모음재단은 2015년 아모레퍼시픽그룹 이니스프리가 제주의 가치 보전을 위해 설립한 비영리 법인이다. 아모레퍼시픽 창업주 고 서성환 회장의 제주사랑 정신을 이어받아 오름 보전, 생태 복원, 마을 상생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며 제주의 자연과 문화유산을 지키는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