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가 아프리카 대륙에서도 ‘가능성의 탐색기’를 지나 본격적인 확장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피부톤 다양성과 기후 조건,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맞춤형 전략을 앞세워, 수출 규모 뿐만 아니라 브랜드 존재감과 ODM 수요까지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아프리카 인구 참조국(PRB)에 따르면, 아프리카 대륙의 약 14억 인구 중 절반 이상은 25세 이하다. 또한, 도시화율 증가와 중산층 확대, 디지털 보급 가속화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어 잠재력이 매우 큰 시장이다.
KOTRA는 아프리카를 ‘전략시장’으로 보고 있다. KOTRA 관계자는 13일 “한국의 아프리카 수출 비중은 전체 수출의 1.4%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케냐·에티오피아·앙골라 등 일부 국가에선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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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뷰티 분야에선 확산 속도를 높이고 있다. Technavio 보고서에 따르면,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의 K-뷰티 제품 시장은 2024년부터 2032년까지 연평균 9.05% 이상의 성장률(CAGR)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젊은 인구 구조, 도시화, 스킨케어 혁신에 대한 관심 증가가 주요 배경이다. 이밖에 유통 구조의 전환도 한몫하고 있다. 병행수입과 오프라인 중심이던 기존 방식에서, 디지털 기반 셀렉티브 숍과 콘텐츠 중심의 직구가 빠르게 자리를 넓혀가고 있다.
실제로 한국무역협회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 국내 화장품의 아프리카 수출액은 전년 대비 41.3% 증가한 479만 달러에 달했다. 2023년 전체 수출 규모도 전년 대비 70.5% 성장한 1376만 달러를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K-뷰티 브랜드들은 아프리카를 유럽·중동과 한데 묶어 공략하고 있다. 올해 2분기 해외실적이 돋보였던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지역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18% 증가하며 실적 성장에 탄력을 더했다.
제조업체 차원에서도 현지 맞춤형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다. 코스맥스는 케냐 로컬 브랜드 ‘언커버(UNCOVER)’에 백탁 없는 선크림과 세럼 등 2종을 공급하며, 나이지리아·우간다 등 인접국까지 유통을 확장했다. 코스맥스 측은 “기존 선크림의 백탁 현상을 최소화한 것이 현지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고 밝혔다.
이처럼 브랜드와 제조사 모두가 아프리카 특성에 맞춘 전략을 강화하고 있으며, 제품군도 ‘기후별 루틴’과 ‘텍스처별 포뮬러’를 반영해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예를 들어 고온다습한 케냐 해안 지역에선 산뜻한 제형이, 건조한 에티오피아 고지대에선 리치한 보습 크림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많다. 곱슬·컬리·코일리 모발을 위한 두피 오일과 수분 마스크, 리브인 컨디셔너 등 텍스처 중심의 헤어케어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K-뷰티 제품을 아프리카 소개하고 있는 셀렉티브 뷰티 브랜드 아부스토(Aboosto)에 따르면, 케냐, 소말리아, 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에티오피아 등 주요 국가에선 피부 보습, 장벽 강화, 광채 피부에 중점을 둔 한국 제품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나이아신아마이드, 히알루론산, 스네일 뮤신 등 K-뷰티 대표 성분은 피부 장벽 강화, 수분 공급, 광채 유지 등에서 차별화를 이끌고 있다.
모가디슈의 한 현지 뷰티 어드바이저는 “요즘 아프리카 소비자들은 하얘지는 게 목표가 아니라, 자기 피부 톤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윤기 있게 가꾸기를 원한다”는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K-뷰티 붐이 일고 있는 아프리카 시장을 본격 공략하기 위해선 현지 시장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부스토(Aboosto) 관계자는 “피부 톤의 다양성이나 기후 중심 선택 기준은 물론 문화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자연스러움과 정체성을 존중하는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가 높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결국 아프리카 내 K-뷰티의 경쟁력은 ‘좋은 제품’ 그 자체를 넘어, 얼마나 해당 문화권과 조응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아프리카 현지 시장 관계자들은 “한국 제품 특유의 흡수력과 촉감은 그 자체로도 분명 매력적이지만, 이제는 ‘브랜드가 어떤 가치를 제안하느냐’와 ‘누가 파느냐’도 함께 따져보는 소비자가 많다”고 강조한다.
스킨케어는 기능성과 감성, 일상성과 사회적 맥락이 얽힌 소비 행위인 만큼, 단순한 현지화보다는 생활문화 전반을 읽어내는 ‘맥락화’ 전략이 요구된다는 조언이다. 기능 중심 기술력과 감성적 브랜드 메시지를 갖춘 한국 화장품이 현지 소비자의 피부와 라이프스타일, 문화적 감수성에 응답한다면 아프리카는 K-뷰티의 새로운 영토로 편입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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