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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 업체들이 단순함과 편리함, 온라인 서비스 등을 내세워 의약품 유통산업의 판을 흔드는 동안, 레거시 의약품유통업체들은 변화의 흐름에 동참하지 못하면서 불안해하고 있다.
28일 블루엠텍은 서울 영등포구 63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신들의 핵심 경쟁력으로 △강력한 협업 솔루션 △회원, 시장 선점 플랫폼 △AI, 빅데이터 △콜드체인 물류 △맨파워 등을 강조했다.
블루엠텍은 얀센 등 제약·바이오 회사에서 일하던 약사 출신 정병찬 대표와 정보기술(IT) 회사를 운영하던 김현수 대표가 2015년 공동 창업했다.
국내외 주요 제약사 제휴 및 첨단 물류시스템을 확보했으며 2만7700처 이상의 병의원 플랫폼을 구축했다. 플랫폼을 통해 전 제약사 의약품을 비대면으로 지역, 수량 제한 없이 구매할 수 있으며 의약품의 유통기한까지 추적해 알려주는 콜드체인 시스템도 갖췄다. 전체 인력 중 팀장급 이상 제약사 출신 비중이 82%가 넘는다.
복잡한 구매 프로세스를 클릭 한번으로 간소화해 ‘의사들의 쿠팡’으로 불리기도 한다.
블루엠텍은 “의약품 이커머스 성공 노하우를 바탕으로 더 나아가 제약사는 생산과 공급에만 집중하고 의사는 환자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헬스케어 토털 서비스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느슨한 의약품유통업계에 긴장감을 준 것은 블루엠텍이 처음은 아니다. 2021년 바로팜이 창업하면서 이미 한 차례 업계에 태풍이 일었다.
바로팜은 품절 의약품 재입고 알림, 약가인하 보상 등 약국들에게 특별할 것 없이 반복되는, 하지만 놓치면 안되는 서비스를 개발해 제공하면서 약국들로부터 호응을 받았다. 이같은 호응은 제약사들과 의약품 파트너십으로 이어졌다. 바로팜에 따르면 전국 약국의 70% 이상이 바로팜을 이용 중이다.
바로팜은 서비스도 점차 진화하고 있다. 지난 4월 문을 연 커뮤니티는 점차 활성화 중이며 이용자 수도 늘고 있는 추세다.
올해 초에는 피코몰로 진통을 겪었다. 피코몰은 한국제약협동조합을 주축으로 동구바이오제약, 한국파마, 국제약품, 대우제약 등 중소·중견 제약사들이 공동 물류사업을 위해 설립한 피코이노베이션이 추진하는 쇼핑몰이다.
그간 의약품유통업체에 위탁했던 약국과 병·의원으로의 의약품 배송을 피코이노베이션으로 직접 유통해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게 설립 목적이다.
피코이노베이션에 출자한 제약사들은 장기적으로 피코몰에도 합류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피코이노베이션에 출자해 참여 의사를 밝힌 제약사는 동구바이오제약을 주축으로 안국약품, 일성신약, HLB제약, 국제약품 등이다.
기존 의약품유통업체들은 이커머스 플랫폼 기반 업체들이 등장하고 성장하는 동안 우려만 할 뿐,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과거 협회 차원에서 바로팜, 블루팜코리아 대응 방안을 놓고 회의를 개최하기도 했지만 별다른 결과를 얻지 못했다.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업계에 신성이 등장하면 항상 회의와 대책논의는 빠지지 않는다. 그러자 일각에선 “좌시(앉아서 봄)하지 않겠다더니, 그럼 와시(누워서 봄)하겠다는거냐?”며 조소를 보내는 실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커머스 플랫폼 업체들의 등장과 성장은 시대의 흐름과 그 결과”라며 “기존 업체들도 이를 받아들이고 변화의 바람에 몸을 맡겨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