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의 헴리브라 저격, 숨은 의도는 이것?
보도자료 내 전체 투여 건수 및 부작용 발생률 등 없어..."헴리브라 재단 통과 저지위한 것" 주장도
이상훈 기자 jianhs@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3-08-22 06:00   수정 2023.08.22 09:59
헴리브라. ©JW중외제약

GC녹십자가 혈우병치료제 ‘헴리브라’ 저격에 나섰다. GC녹십자는 21일 보도자료를  내고  A형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성분명 에미시주맙)의 혈전 이상사례 보고율이 8인자 제제보다 2.8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헴리브라는 혈액응고 제8인자의 결핍으로 발생하는 A형 혈우병의 일상적 예방요법제다스위스 다국적 제약사 로슈 자회사인 일본 주가이제약이 개발했다. JW중외제약이 2017년 국내 개발 및 판권을 확보해 2019년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다.

업계에선 GC녹십자의 이번 보도자료가 매우 이례적이라고 보고 있다보도자료로 타사를 도발하는 경우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GC녹십자는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의약품 이상사례보고시스템(FAERS)에 보고된 헴리브라와 8인자제제의 혈전 이상 사례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지난 17~19일(현지시각) 메릴랜드주에서 열린 미국출혈장애학회(BDC)에서 발표했다고 전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GC녹십자 최봉규 데이터사이언스팀장과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 신주영 교수한국혈우재단 부설의원 유기영 원장 등 산·학·연 공동연구결과지난 5년간(2018~2022헴리브라 투여 후 발생한 이상 사례 총 2383건 중 혈전 이상 사례는 97건으로 전체 이상 사례의 4.07%를 차지했다.

반면 8인자제제는 1.44%에 그쳐 헴리브라와 8인자제제 투여군의 혈전 이상 사례를 비교하면 헴리브라 혈전 이상 사례 보고율이 8인자제제보다 2.83배 높다는 게 보도자료의 요지다.

하지만 해당 보도자료를 보면 헴리브라를 투여한 인원이 몇 명인지는 나와 있지 않다전체 투여 건수와 이상 사례 건수를 다 알아야 부작용 발생률 등을 정확히 알 수 있는데 이 보도자료는 이상 사례 건수만 비교했다.

이와 관련 GC녹십자 측에 질의하자 이번 보도자료는 투여 건수 대비 부작용 발생률이 아니라 부작용 중 혈전 이상이 몇 건인지가 핵심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번 자료는 오류가 많다는 게 업계 일반적인 시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확한 비교를 하려면 총 투여건수 몇 건 중 이상사례 몇 건그 중 혈전 이상사례는 몇 건으로 몇 퍼센트 비율로 나타났다는 설명이 있어야 하는데 이 자료는 그게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8인자 제제 역시 이상 사례가 많고 혈전 환자 수도 더 많을 것이라며 자신들의 이상사례나 투여건수 등은 감추고 비율로만 비교했기에 이런 자료가 나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한국혈우재단 산하 의약심의위원회 통과를 저지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재단 홈페이지에는 헴리브라 처방 가능시기를 묻는 혈우병 환자들의 의견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홈페이지 캡쳐

헴리브라는 2020 5월 중증 A형 혈우병 항체 환자에게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된 데 이어 올해 5월부터 비항체 환자에까지 급여가 확대됐지만 아직까지 재단 의약심의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국내 혈우병치료제 처방의 대부분이 이뤄지는 재단 산하 의원에선 현재 헴리브라 처방을 하지 않고 있다현재 재단 홈페이지에는 헴리브라 처방 가능시기를 묻는 혈우병 환자들의 의견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한편 GC녹십자 비항체 A형 혈우병 치료제는 애드베이트(다케다제약과 공동판매), 그린모노(자체개발), 애디노베이트(다케다제약과 공동판매), 그린진에프(자체개발등이 있다지난해 기준 애드베이트 195억원그린모노 66억원그린진에프 27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약 660억원 규모로 추정하는 혈우병치료제 시장에서 GC녹십자의 점유율은 상당한 편이다

전체댓글 0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