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당뇨병 치료제 절반 이상이 주사제 …국내는 아직까지 '경구제' 선호
주사제 성장 이끄는 'GLP-1' 비만치료 효과 있어 확대 예상
최윤수 기자 jjysc022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3-06-26 06:00   수정 2023.06.26 06:01
글로벌 당뇨병·비만 치료제 시장은 GLP-1을 바탕으로 2030년까지 급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사진은 글로벌 의약품 시장을 표현한 이미지. © 사이언스 포토 라이브러리

글로벌 당뇨병과 비만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GLP-1과 SGLT-2 계열 약물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 기관인 아이큐비아(IQIVA)에서 최근 공개한 ‘전세계 당뇨 비만 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GLP-1과 SGLT-2는 당뇨병 관리를 넘어 심혈관계 질환에서의 혜택과 체중 조절이라는 이점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보고서는 특히 GLP-1 계열의 성장에 주목했다.

전세계 당뇨병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1356억 달러(한화 약 177조 9000억원)다. 노보 노디스크가 31%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그 뒤를 이어 △일라이 릴리 22% △베링거인겔하임 14% △머크 8% △사노피 8% △아스트라제네카 7% 순으로 나타났다.

GLP-1 계열의 치료제는 일부 경구제로 개발된 제품도 있지만 대부분 주사제(Injectable)다. 이를 기반으로 전세계적으로 당뇨병 치료에 있어 주사제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커지고 있는 추세다.

미국은 2017년 511억 달러였던 주사제 시장은 2022년 983억 달러까지 성장했다. 이 중 GLP-1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14%에서 2022년 40%로 가장 큰 성장률을 보였다.

영국을 포함한 유럽 역시 2017년 59억 달러에서 2022년 89억 달러로(GLP-1 비중 11%에서 24%), 일본이 31억 달러에서 37억 달러로(GLP-1 비중 2022년 12%까지 성장), 중국이 31억 달러에서 45억 달러로(GLP-1 비중 2022년까지 11%까지 성장)  각각 성장했다.

전세계 당뇨병 시장에서 주사제와 경구제는 각각 816억 달러와 534억 달러로, 주사제의 처방이 더 많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주사제에서 GLP-1 계열의 치료제가 422억 달러로 인슐린의 388억 달러를 넘어섰다.

좀 더 세밀하게 살펴보면, GLP-1 계열의 매출은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가 양분하고 있다. 두 회사의 점유율은 각각 51%와 47%로 전체 GLP-1 매출의 98%를 차지하고 있다.

인슐린의 경우도 비슷하다. 전체 매출 388억 달러 중 노보 노디스크가 44%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사노피가 27%, 일라이 릴리가 24%로, 사실상 전세계 인슐린 공급은 이 3개의 회사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경구제의 경우 자디앙을 앞세운 베링거인겔하임이 35%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였다. 그 뒤를 이어 △머크 21% △아스트라제네카 18% △노보 노디스크 6% △노바티스 2% 순이었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글로벌 시장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당뇨병 시장의 경우 아직 주사제보다는 경구형 혈당강하제를 선호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주사제 처방은 2017년 6억 달러에서 2022년 9억 달러로 성장했으나  다른 나라에 비해 큰 성장을 이루지 못했다.

이 중 GLP-1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2%에서 2022년 5%까지 성장했으며, SGLT-2의 경우 2022년 기준 12%까지 성장했다.

우리나라 전체 당뇨병 시장은 2022년 기준 1조 2532억원이다. 그 중 경구제가 9796억원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주사제는 2735억원이다.

국내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 시장은 베링거인겔하임이 18%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그 뒤를 이어 △MSD 14% △아스트라제네카 11% △LG 케미컬 11% △한독 8% 순이다.

국내 주사제 시장 역시 글로벌 시장과는 다른 모습이다. 인슐린이 2138억원으로 GLP-1의 596억원보다 앞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인슐린 시장의 경우 노보 노디스크가 57%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뒤를 이어 △사노피 30% △일라이 릴리 13%로 나타났다.

GLP-1의 경우 현재 일라이 릴리의 트루리시티(Trulicity)가 100% 독점하고 있다. 보고서는 트루리시티의 주 1회 투여 편의성과 학회 진료지침의 영향으로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지난해 노보 노디스크의 오젬픽이 허가됨으로써 향후 국내 GLP-1 사장의 점유율은 바뀔 전망이다. 이와 더불어 오젬픽 주성분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가 체중감량에 뛰어난 효과를 보이면서 국내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같은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Wegovy)’도 지난 4월 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았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오젬픽이 트루리시티 대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영국을 포함한 유럽에선 트루리시티가 44%의 시장 점유율로 가장 컸지만 오젬픽이 34%로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일본 역시 오젬픽이 18%로 트루리시티의 35%의 절반 수준이지만 성장률은 더 높게 나타났다. 중국의 경우 오젬픽이 40%로 이미 트루리시티의 22%를 넘어섰다.

미국에선 글로벌 매출 1위를 예상하고 있는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Mounjaro)’ 출시로,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에서 오젬픽의 시장 점유율은 36%로 트루리시티의 33%를 넘어섰지만, 마운자로가 등장하자마자 18%의 점유율 확보했고 향후 급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미국 내 GLP-1 시장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비만 시장의 경우, 보고서는 2030년까지 500억~100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2023년까지 전 세계 인구의 약 51%가 과체중(BMI가 25kg/m2 이상 30kg/m2 미만)이고 4명 중 1명이 비만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 만큼 비만 치료제를 찾는 사람도 함께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비만 시장의 주 무대는 미국이다. 글로벌 비만인구의 10%가 미국인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2022년 비만 시장 매출의 70%가 미국에서 이뤄졌다.

새롭게 등장하는 치료제들은 비만 수술(Bariatric Surgery)을 대체할 잠재력이 충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실제로 전세계 비만 환자의 1% 미만이 비만 수술을 받고 있다. 영국의 경우 1400만 비만 인구 대비 연간 5000건 미만의 비만 수술이 이뤄지고 있으며, 미국 역시 4200만 비만 인구 대비 22만 5000건의 비만 수술이 이뤄지고 있다.

보고서는 “비만 수술은 분명한 이점과 일회성 시술에도 불구하고 재정 및 로지스틱 문제로 인해 사용이 제한된다”고 분석했다. 반면 비만 치료제의 경우 일회성이라는 편의성은 없지만 로지스틱의 문제와 복용 편리성에서 우위를 가지고 있다는 것.

글로벌 비만 시장은 노보 노디스크가 장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보 노디스크의 삭센다와 위보비가 각각 46%, 37%로 전체 시장의 83%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마운자로와 같은 성분의 비만 치료제의 시장 입성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글로벌 비만 시장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마운자로는 위고비에 도전하기 위해 Best-in-Class 효능을 증명하는 Head-to Head 임상을 진행한 바 있다.

참고로 삭센다, 위고비, 마운자로 모두 GLP-1 계열의 치료제다.

국내 시장의 경우 삭센다 출시 이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비만 시장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연평균 3%의 성장률을 보였지만, 2018년부터 2022년까지는 연평균 16%라는 큰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 배경엔 삭센다가 있었다. 삭센다가 2018년 4분기에 출시된 2019년 이후 줄곧 제품 기준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알보젠코리아의 큐시미아도 2019년 등장하면서 국내 비만 시장은 급성장했다. 2022년 기준 삭센다가 차지하고 있는 점유율은 34%로 나타났으며, 큐시미아가 17% 였다.

보고서는 “2022년 코로나19 영향을 점차 벗어나면서 국내 비만 시장이 다시 성장 궤도에 진입했으며, 위고비의 출시와 맞물려 당분간 성장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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