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음식 배달기업 ‘딜리버루’ 호주서 철수 왜?
대규모 투자없이 수익창출 불가 결론..GTV 비중 3% 불과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2-12-13 16:19   수정 2022.12.13 16:19


‘딜리버루’(Deliveroo)는 영국의 대표적인 음식 배달 통합 플랫폼 업체의 하나로 손꼽히는 곳이다.

그런데 이 ‘딜리버루’는 지난달 16일 호주시장에서 사업을 접기로 결정했다고 공표해 얼핏 귀를 의심케 했다.

‘딜리버루’가 얼핏 호주를 상징하는 동물인 캥거루를 연상시키는 명칭을 회사의 상호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

당시 발표내용을 보면 호주시장은 글로벌 음식 배달기업들이 이미 4곳이나 진출한 가운데 ‘딜리버루’까지 가세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면서 어느 한 업체가 강력한 지위를 구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자사의 총 매출가치(GTV)에서 호주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에 불과했던 데다 영업이익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딜리버루’ 측은 설명했다.

웬만큼 대대적인 투자가 선행되지 않고서는 호주시장에서 지속가능하면서 수익성을 창출할 수 있는 수준으로 사세를 유지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는 것.

더욱이 이처럼 대대적인 투자에 상응하는 수익률을 올리기도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고 ‘딜리버루’ 측은 덧붙였다.

이와 관련, 영국 런던에 글로벌 본사를 둔 비즈니스 정보 서비스‧컨설팅기관 글로벌데이터(GlobalData)의 해너 클렐런드 애널리스트는 이틀 후인 18일 “호주시장에 진출한 후 7년 만에 사업을 접기로 결정한 결정이 드라마틱한 것이었다”면서도 “배달업계에서는 너무나 익숙한 스토리”라고 평가했다.

클렐런드 애널리스트는 뒤이어 “현재 배달업계가 배달원 부족, 단기 계약직 노동자들에 대한 규제강화, 연료비의 상승에서 알 수 있읏이 과거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는 인플레이션 압박 등에 가위눌려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 음식 배달과 관련한 소비자들의 수요는 조금도 수그러들지 않았다고 클렐런드 애널리스트는 언급했다.

총 20,000명의 표본집단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글로벌데이터의 3/4분기 글로벌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세계 각국에서 64%의 응답자들이 최소한 월 1회 식‧음료 배달을 주문한 것으로 나타났을 정도라는 것.

덕분에 음식 배달업종은 퀵 서비스/패스트 푸드점 및 슈퍼마켓에 이어 3번째로 소비자들이 가장 빈도높게 이용하고 있는 채널인 것으로 확인됐다.

클렐런드 애널리스트는 “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지만, 배달과 테이크아웃이 직접 조리해서 끼니를 챙기기보다 때때로 간편함을 추구하는 소비자들로부터 수시로 선택되는 대안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피력했다.

다만 이를 위해 가장 비용효율적인 대안을 찾는 소비자들이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클렐런드 애널리스트는 지적했다.

제 3자를 통하지 않고 개별 브랜드에 직접 주문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배달업체들이 어려운 상황에 처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클렐런드 애널리스트는 “이처럼 도전에 직면한 음식 배달업체들에게 보다 현대적이고 지속가능한 대안이 해결책으로 각광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며 “한 예로 자전거 배달원들(cyclist couriers)의 경우 연료비 상승으로 인한 압력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드론을 이용한 배달 또한 노동력 부족이 부각되고 있는 업계의 현실에서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현재 외식업소 브랜드들이 사용하고 있는 무인 보관함(pick up locker)도 또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클렐런드 애널리스트는 소개했다.

이 같은 대안들이 운전자들에 비해 좀 더 비용효율적이면서 고객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서비스로 각광받으면서 배달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으리라는 것이다.

클렐런드 애널리스트는 “배달기업들의 지속적인 생존이 현대적인 배달 트렌드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인지 여부에 따라 좌우될 문제라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제 배달기업들도 환경‧사회 및 지배구조(ESG)를 준수하고, 장기적인 생존을 위한 기술투자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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