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릇 색상 따라 맛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고?
붉고 푸른색 그릇에 담긴 스낵..흰색보다 더 짜게 느껴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2-11-29 15:57   수정 2022.11.29 15:57


다양한 식품 용기(容器) 있는 자 없느냐?

까다로운 식성의 소유자들과 그렇지 않은 식성의 소유자들에게 색상이 미치는 영향을 조명한 유례없는 연구결과가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앞선 연구사례들을 보면 식품의 냄새와 질감이 까다로운 식성의 소유자들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조명한 경우는 있었지만, 그밖에 다른 감각들과 관련해서는 지금까지 연구가 이루어진 전례를 찾기 어려웠던 형편이다.

영국 포츠머스대학 심리학과의 로렌조 D. 스태퍼드 박사 연구팀은 학술지 ‘식품의 질과 선호도’誌(Food Quality and Preference)에 “색상이 까다로운 식성의 성인들이 느끼는 맛 감각에 미치는 영향” 제목의 보고서를 제출했다.

스태퍼드 박사 연구팀은 평소 식품 혐오증을 나타내는 약 50명의 성인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조사대상자들은 혐식증을 나타내거나 평소 먹어보지 않았던 새로운 식품을 섭취하는 데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이었다.

스태퍼드 박사팀은 이들을 까다로운 식성의 소유자들과 그렇지 않은 식성의 소유자들로 구분한 후 각각 붉은색, 흰색 및 푸른색 그릇에 담긴 동일한 스낵류의 맛을 평가토록 하는 시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까다롭지 않은 식성의 소유자들과 달리 까다로운 식성의 소유자들은 그릇의 색상에 따라 짠맛과 해당식품에 대한 호감도(desirability) 측면에서 영향이 나타났음이 눈에 띄었다.

특히 까다로운 식성의 소유자들은 붉은색과 푸른색 그릇에 담긴 스낵류에 대해 흰색 그릇에 담긴 동일한 스낵류보다 더 짜게 느낀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붉은색 그릇에 담긴 스낵류의 경우 호감도가 가장 낮게 나타나 주목할 만해 보였다.

이 같은 내용은 영국에서 짭짤한 스낵류가 통상적으로 푸른색 패키징에 담겨 판매되고 있는 이유를 설명해 주는 것으로 연구팀은 평가했다.

스태퍼드 박사는 “제한적인 식생활을 이행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경우 영양학적 결핍이나 심장병, 취약한 골 건강, 치아손상을 비롯한 건강상의 문제를 나타낼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면서 “까다로운 식성의 소유자들이 식사를 하도록 강요받는 상황에 직면했을 때 가족끼리 함께 즐기는 시간마저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안겨주고 갈등을 유발하는 상황으로 돌변하면서 사회적인 비용 지출을 야기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피력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밀고 당기기 행동을 이해하는 일이 중요한 이유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스태퍼드 박사는 덧붙였다.

그러고 보면 까다로운 식성의 소유자들은 특정한 음식을 준비해야 하거나, 강하게 혐오하는 식품이 있거나 새로운 음식을 받아들이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등의 사유로 인해 제한적인 식생활을 하는 이들로 분류되고 있다.

까다로운 식성의 소유자들이 일반적으로 평생토록 20가지를 밑도는 식품만을 섭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

스태퍼드 박사는 이번 연구가 까다로운 식성의 성인들과 그렇지 않은 성인들에서 색상과 맛을 느끼는 감각 사이의 상호관계를 조명한 첫 번째 연구사례일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에 따라 스태퍼드 박사는 식품과 색상 이외의 부분들에도 이번 연구결과가 확대적용될 수 있을지 관찰하기 위한 후속연구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스태퍼드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가 음식 메뉴 수를 늘리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한 예로 까다로운 식성의 소유자들에게 쓴맛이 나는 채소류를 더 많이 섭취토록 유도하고자 할 때 단맛에 대한 감각을 증가시키는 색상의 그릇에 담아 제공하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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