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여 년의 역사를 가지고 제약업계에서 공고히 성장해온 삼아제약(주) 허억 명예회장이 향년 87세를 일기로 지난 4월 20일 별세했다. 장례는 전·현직 임직원 및 평소 친밀한 관계의 지인만 참석한 가운데 조용히 치러졌다. 이는 평소 간결한 장례를 원해 부고는 생략하고 사후 인사로 대신하고자 했던 고인의 유지에 따른 것이다.
허억 명예회장은 국내 제약업계의 초석이 된 1930년대생 창업주들 중에서도 주목받던 인물로서 한국제약바이오협회(전 대한약품공업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1973년 국내 최초로 주 5일 근무제를 실시하며 전 약업계 및 경제계에 주 5일 근무제를 확산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국민건강보험이 실시되기 훨씬 전인 1972년 자체적으로 사내에 ‘건강 복지금 제도’를 도입해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 힘썼으며, 1977년에는 근로복지 최우수 업체로 선정됐고, 1979년 생산직 사원들의 출근부를 폐지하는 등 당시로써는 획기적인 경영 기법과 성과를 바탕으로 1982년 제21회 약의 상(현 東巖 藥의 賞)을 수상했다.
고인의 새로운 시도와 리딩 기업가 정신은 1984년 국민훈장 노력장 수훈과 더불어 1999년 27회 보건의 날 국민훈장 모란장 수훈으로 이어졌다.
평소 고인은 보령 김승호 명예회장, JW 이종호 명예회장, 일동 윤원영 회장, 제일약품 한승수 회장, 녹십자 허일섭 회장, 종근당 이장한 회장 등 많은 약업계 원로 및 후배들과도 돈독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었다고 알려지며, 약업계에서도 더욱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고 있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박진영, 장남 허준(삼아제약 대표이사), 장녀 허미애(삼아제약 상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