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슐린 등 생물학적제제의 배송 관리 강화로 비용 부담을 떠안게 된 의약품유통업계가 약국 배송을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자칫 내년 1월부터 인슐린 등 생물학적 제제의 약국 공급 대란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최근 서울시의약품유통협회가 회장단회의를 개최한 것을 비롯해, 약국유통위원회, 약업발전협의회 등이 잇따라 회의를 열고 생물학적제제의 약국 배송을 위한 방안을 모색했지만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유통업체들은 인슐린 등 생물학적제제의 유통비용 5~6% 중 약국 배송 과정에서 기본적으로 4~5%의 비용을 사용하고 있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한다.
이런 상황에서 생물학적 제제 배송관리 강화는 약국 유통 과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약국에서 생물학적제제 소량 주문이 많은 상황에서 개별 포장으로 약국에 배송하기에는 배송박스 등 관련 비용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고, 특히 유통업체들이 소량 주문에 대응하기 위해 인력을 재배치하고, 별도의 배송 라인도 갖춰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는 것.
여기에 생물학적 제제 유통 과정에서 잠시 온도 이탈이 발생해도 이에 대한 법적 책을 담당해야 하는 유통업체로서도 부담만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의약품유통협회는 약국 생물학적 제제 배송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관련 제약사에 협조 공문을 발송하고 간담회를 추진했으나 제약사의 불참으로 협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이에 의약품유통협회는 정부 측에 내년 생물학적제제 약국 배송은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못할 수도 있다는 의사를 전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의약품유통협회 고위 관계자는 “생물학적제제 약국 배송을 위해 제약사들과 다각도로 협의를 추진했지만 제약사들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해당 제약사, 정부 측과 해결 방안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지만 최악의 경우에는 약국 납품을 포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