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암 학계의 핵심 주제는 ‘면역항암’이다. 지난 4월 전 세계 120여개국 암 전문가와 항암제 연구개발 기업이 참가한 114회 미국암연구학회(American Association for Cancer Research, AACR)에서는 면역항암제 관련 다양한 연구 성과가 발표됐다.
면역항암제는 T세포와 NK세포 등을 통해 환자의 자체 면역체계를 강화해 주며, 기존 화학항암제와 표적항암제의 부작용 및 내성 개선이 핵심 과제다. 이처럼 면역력은 암 치료에서 불가분 관계로 인체의 면역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면역 기관에는 골수와 흉선(가슴샘), 편도선과 아데노이드, 림프절, 림프액, 비장, 소화기관 내 페이에르판 등이 있다. 이들은 T세포와 NK세포, B세포 등 다양한 면역세포를 생산하고 면역조절 물질인 사이토카인(IL-1β, 2, 4, 6, 10, 12), 감마 인터페론, TNF-α(종양괴사인자) 등을 통해 면역 체계를 조절한다.
이 중 면역의 핵심 중추 기관은 흉선이다. 흉선은 가슴뼈의 뒤 심장과 대동맥의 앞에 자리하고 있는 나비 모양의 림프 면역기관이다. 이는 신생아 때부터 발육해 그 크기가 사춘기에 정점에 달했다가 성인이 되면 점차 퇴화해 약 5~25g 정도의 작은 조직만 남게 된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나이가 들수록 면역력이 떨어지는 것은 흉선의 크기가 작아져 면역세포의 생산 및 작용이 더뎌 지기 때문이다.
흉선의 역할을 한 단어로 정리하면 ‘면역세포 훈련소’라 할 수 있다. 골수에서 생성된 T세포는 흉선의 ‘싸이모신알파1(Thymosin α₁)’이라는 면역 물질을 통해 바이러스나 암 세포와 싸울 수 있도록 활성화한다. 싸이모신알파1은 흉선 상피세포에서 생성되며 면역 작용을 내는 28개의 아미노산 펩타이드로 구성돼 있다. 이후 T세포는 혈액을 타고 림프절, 비장, 편도선 같은 면역 장기로 이동하여 면역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최근에는 이러한 메커니즘에 착안, 항암 치료 시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에 싸이모신알파1을 투여해 면역 체계를 개선하는 항암 보조요법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면역항암제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면역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증대시킬 수 있는 약물로 싸이모신알파1의 효능 및 안전성을 입증하는 다양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2018년 SCIE급 의료 저널 ‘생물학적 치료에 대한 전문가 의견’(Expert Opinion on Biological Therapy)에 발표된 임상 논문에 따르면, 피부암 환자를 대상으로 면역항암제 여보이(Ipilimumab)를 단독 투여한 환자군의 생존기간(8개월)에 비해 면역항암제 투여 전 자닥신(싸이모신알파1)을 투여한 환자군의 생존기간(38.4개월)이 더 긴 것이 확인됐다.
또한 동일 저널에서 2015년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폐암 및 흑색종에 있어 면역항암제 키트루다(Pembrolizumab) 단독 투여에 비해 자닥신 병용 투여 시 폐암 및 피부암 모두에서 항종양효과가 나타났다. 자닥신이 폐암에서는 항PD-1항체의 효과를 더욱 더 상승시켰으며, 피부암에서는 자닥신 단독으로도 효과를 보였다. 또 패혈증의 경우에는 사이토카인의 발현을 현저히 낮춰 전체적으로 생존율을 높이는 결과를 보였다.
싸이모신알파1 단일 성분의 국내 전문의약품에는 대표적으로 ‘자닥신(Zadaxin)’이 있다. 이는 2000년 전문 재생 바이오 제약기업인 파마리서치를 통해 국내에 처음 소개된 오리지널 전문의약품이다. 자닥신은 미국 FDA와 유럽 EMA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아 전 세계 40여개국에서 허가 및 공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