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비나쿠맙’ 글로벌 데뷔 눈앞…레파타와 라이벌 될까
ANGPTL3 결합 단일 클론 항체…LDL-C 강하 정도가 관건
전세미 기자 jeons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0-08-27 06:00   수정 2020.08.27 06:03
고콜레스테롤혈증 중에서도 좀처럼 흔하게 나타나지 않는 동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Homozygous Familial Hypercholesterolemia, HoFH)에서 차세대 치료제가 글로벌 시장 데뷔를 앞두고 있어 기존 치료제와 라이벌 구도를 어떻게 형성해 나갈 지 주목된다.

동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은 전 세계적으로 100만 명당 1명꼴로 발생하는 희귀한 유전성 내분비질환으로, 일반적으로 혈액 내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LDL-C)을 흡수하는 LDL 수용체의 유전자 한 쌍 모두에 변이가 생겨 발생한다. 한 마디로 부모 모두에게 변이 유전자를 물려받은 경우다.

동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들은 일반인에 비해 4배 정도 높은 LDL-C 수치를 보이는데, 이로 인해 조기 심혈관 질환 발생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 또한 상당수의 환자들이 30세 이전에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관상동맥 심장질환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제네론 파마슈티컬스가 개발 중인 에비나쿠맙은 ANGPTL3(angiopoietin-like 3)과 결합해 이를 암호화하는 유전자의 기능 상실을 막기 위해 개발된 최초의 단일 클론 항체다.

에비나쿠맙은 이중 맹검, 위약 대조 3상 시험에서 안정된 지질 저하 요법을 받고 있는 동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 65명을 대상으로 유효성을 입증했다. 4주 간격으로 위약 또는 에비나쿠맙을 정맥 주입(15mg/kg)한 환자들 중, 에비나쿠맙을 투여한 환자들에서 LDL-C 수치의 기저치(baseline) 대비 변화가 뚜렷이 나타난 것.

두 그룹의 평균 기본 LDL-C 수치는 최대 용량의 지질 저하 요법을 받았음에도 불구, 255.1mg/dL에 달했다. 그러나 연구 24주차에 에비나쿠맙 투여군은 47.1%의 LDL-C 수치 상대적 감소를 보였다. 반대로 위약군은 1.9% 증가했다.

그룹 간 최소 제곱 평균에 대한 LDL-C 수치의 절대 차이는 –132.1mg/dL이었다. LDL-C 수치는 LDL 수용체 부재 환자(–43.4% vs +16.2%)와 손상 환자(–49.1% vs –3.8%)에서 각각 다르게 나타났으나, 공통적으로는 위약군보다 에비나쿠맙 투여군에서 더 낮게 나타났다. 이상 반응은 두 군에서 비슷했다.

이 같은 연구 결과 등을 근거로 에비나쿠맙은 현재 FDA의 신속 심사 대상으로 지정받은 바 있으며, EU에도 허가신청서를 제출해 심사가 진행 중이다.

기존에 출시된 치료제 중 동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약제는 레파타(성분명: 에볼로쿠맙)가 있다. 레파타는 PCSK9이 LDL 수용체와 결합하는 것을 억제하는 인간 단일 클론 항체로, HoFH 치료에 적응증을 가진 국내 유일의 PCSK9 억제제다. FDA 승인은 2015년 이뤄졌다.

레파타는 2017년 국내 출시 이후 다양한 연구를 통해 효과 및 안전성에 대한 추가적인 근거들을 쌓아가고 있다.

먼저 당시 국내 허가 연구인 TESLA-Part B 연구를 보면, 기존 치료법 투여군의 LDL-C 수치는 기저치로부터 7.9% 증가한 반면, 레파타 투여군의 수치는 23.1% 감소한 바 있다. 심각한 임상적 또는 실험적 이상 반응은 나타나지 않았으며, 임상 중 중화항체가 생긴 사례도 발견되지 않았다.

지난 2월 미국심장학회지(JACC)에 발표된 TAUSSIG 최종 연구 결과에서는 LDL-C 감소 기간 중앙값을 유의하게 증가시켰다. 지난 2017년 집계된 연구 중간 결과에 따른 데이터(1.7년) 대비 2배 이상이다(4.1년). 이는 HoFH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PCSK9 억제제의 임상 연구 중 가장 길다.

또 HoFH 환자군의 12주차 시점에서 LDL-C 수치는 기저치(baseline) 대비 21.2% 감소했고, 216주차는 24.0%까지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에비나쿠맙의 허가가 이뤄지지 않아 구체적인 적응증은 아직 알 수 없지만, 현재 국내외 고지혈증 및 심혈관질환 치료 가이드라인은 LDL-C 수치를 조기에 집중적으로 낮추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여기에 관련 시장만을 놓고 볼 때 에비나쿠맙은 레파타를 잇는 후발 주자인 만큼, LDL-C을 얼마나 빠른 속도로 강하시키는 지가 시장 진입의 주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체댓글 0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