렐루골릭스, 전립선암·자궁질환서 ‘두각’ 게임체인저 될까
테스토스테론 지속적 억제…과다월경 최초 1회 경구제 승인 기대도
전세미 기자 jeons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0-06-09 06:00   수정 2020.06.09 09:05
경구용 생식샘자극호르몬분비호르몬(Gonadotropin-releasing hormone, GnRH) 억제제로 개발 중인 렐루골릭스(relugolix)가 전립선암과 자궁내막증, 자궁근종 등 호르몬 과분비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질환들에서 두각을 보여 주목된다.

렐루골릭스는 전립선암의 발생에 관여하는 테스토스테론 및 자궁근종이나 자궁내막증의 성장을 자극하는 난소의 에스트라디올의 산생을 억제한다.

먼저 전립선암이다. 그동안 진행성 전립선암 치료제 시장에서 남성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하는 표준 치료제는 류프롤리드(leuprolide)가 있었다. 류프롤리드는 주사용 황체형성호르몬분비호르몬(luteinizing hormone–releasing hormone, LHRH) 억제제다.

렐루골릭스의 HERO 임상은 48주 동안 진행됐으며, 총 622명의 환자에게 렐루골릭스(1일 1회 120mg)를, 308명에게 류프롤리드(3개월에 1회)를 각각 투여했다.

일차 평가기준은 테스토스테론을 거세 수준(dL<50ng)까지 억제할 수 있는지의 여부이며, 이차 평가기준은 4일차 테스토스테론의 거세 수준 및 15일째 더 낮은 농도의 거세 수준(<20 ng/dL)에 대한 비열등성을 평가하는 것이었다.

실험 결과, 48주 간 테스토스테론을 50ng 이하로 유지한 환자 비율은 류프롤리드 투여군이 88.8%인데 비해 렐루골릭스 투여군은 96.7%에 달했다.

이 밖에도 18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테스토스테론 회복 수준의 변동을 관찰한 결과, 치료 중단 90일 후 평균 테스토스테론 수준은 렐루골릭스 투여군에서 288.4ng/dL, 류프롤리드 투여군에서 58.6ng/dL로 나타나 회복 속도 역시 렐루골릭스 투여군이 앞섰다.

안전성 또한 확보했다. 모든 환자들의 주요 심혈관질환의 발생률은 렐루골릭스 투여군이 2.9%, 류프롤리드 투여군이 6.2%로 나타나 류프롤리드 대비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54% 가량 낮췄다.

이 밖에도 렐루골릭스는 호르몬 과분비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자궁질환들에 두각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자궁내막증으로 인해 발생하는 통증을 유의하게 감소시켰다는 결과를 얻은 SPIRIT2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 렐루골릭스 복합제(렐루골릭스 40mg/에스트라디올 1.0mg/초산노르에틴드론 0.5mg) 투여군의 75.2%가 월경곤란증이 유의하게 개선됐으며, 월경에 기인하지 않는 하복부 통증과 관련해서는 66.0%가 개선을 나타냈다.

또 24주차에 6개의 주요 평가항목(월경곤란증/하복부 전체 통증/자궁내막증에 의한 일상적 통증/마약성 진통제(opioid)를 사용하지 않는 비율/월경에 기인하지 않는 하복부통증/성교동통증)을 위약군과 비교·평가한 결과, 대부분의 경우에서 통계학적으로 유의한 개선을 보였다.

최근에는 자궁근종에 따른 과다월경을 적응증으로 FDA에 승인을 신청해 심사가 진행중이다. 임상시험에 따르면, 렐루골릭스는 1년간에 걸쳐 뼈 건강을 유지하고 과다월경을 지속적으로 개선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FDA의 승인을 획득할 경우 렐루골릭스는 자궁근종에 따른 과다월경에 사용되는 미국 최초의 1일 1회 경구 치료제가 된다.

기전적 이점을 이용해 호르몬 원인 질환들에서 효과를 입증해가고 있는 렐루골릭스가 향후 어떤 성과들을 거둘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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