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치료제가 블루오션으로 높은 산업 성장 가능성을 안고 있는 가운데, 현행 제약·바이오 분야에서의 의약품 수준의 균일성과 근거중심 비용효과성이 필요하다고 제시됐다.
디지털센서 등 첨단기술과의 융합성도 향후 전략에서 중요하다고 언급됐다.
디지털치료제 개발사 웰트의 강성지 대표는 지난 19일 바이오코리아 2020에서 '디지털치료제의 개념 및 국내외 산업화동향'을 주제로 온라인 발표를 진행했다.
발표에 따르면, 디지털 치료제(Digital therapeutics)는 의약품이 몸에서 약리적 효과를 발휘하는 것처럼 인체 내에서 여러 효과를 교정해내는 작용을 하는 소프트웨어를 의미한다. 다만, 이는 약리적 효과가 아닌 인지와 행동교정 등으로 의사의 물리치료·상담 등 행위처방과 비슷한 개념이다.
강 대표는 "디지털 치료제는 창의적 영역으로 타겟 질병을 점점 개척해 나가고 있다"며 "주로 정신과 위주로 개발이 이뤄지고 있지만, 최근 노바티스가 인수한 디지털 치료제 회사는 안과 분야에서 디지털로 구현한 패칭을 약시에 적용해 트레이닝하는 등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산업계 뿐 아니라 미국 FDA의 규제는 이러한 흐름을 단단히 만들어 주는 근거가 된다. FDA는 디지털 치료제를 '의료기기용 소프트웨어(Software as medical device)'라는 개념으로 소화하면서 하나의 규제 영역으로 자리잡도록 했다"며 "규제 측면에서 제품과 제조사를 함께 보면서 시장 출시 후 각각의 실제 성능을 체크하면서 추가 제품에 대해서는 일부 규제를 면제하는 방식으로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규제에 대해서도 "5월 1일부터 적용돼 시행령·시행규칙이 지정되고 있는 '의료기기산업 육성 및 혁신의료기기지원법(식품의약품안전처 소관)'을 통해 조직인력과 기준을 정해 제출하는 자료 일부를 면제하도록 하는 등 빠른 속도로 변화를 따라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강성지 대표는 이번 발표에서 글로벌 비영리협회인 '디지털 치료제 협회(Digital Therapeutics Alliance, DTA)'에서 논의되고 있는 3가지 전략적 방향성에 대해 소개했다.
균일성: 의약품이 국경과 인종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작용되는 것처럼, 디지털치료제 역시 이러한 균일성을 가져야 한다.
예를 들어 미국 FDA에서 허가를 받았지만 영어권, 미국의료시스템에서만 작동한다면 디지털헬스케어에서의 한 옵션일 뿐, 치료제 성격을 갖는다고 보기 어렵다.
이는 디지털헬스케어와 디지털치료제를 구분하는 가늠좌가 될 수 있다.
가격 적정성: 디지털치료제의 가격이 1,300~1,500달러(약 160~180만원) 정도로 언급되는데, 높은 가치를 가진 제품이 고가의 가격이 책정될 수는 있다.
그러나 제약사 신약개발 과정에서도 비용효과를 분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실제임상데이터(Real World Data, RWD)에서 환자에게 제공하고 치료효과를 검증하는 단계에서 비용효과를 확인해야 한다.
미국 보건의료재정청(CMS)에서 보장하든, 민영 보험(Private insurer)에서 검증해 가격을 매기든 결국 관련 근거가 필요하기 때문에, 개발과정에서 이를 충분히 달성 할 수 있을지 검증이 필요하다.
융합성: 디지털치료제도 정밀의료 등과 같이 무한한 가능성을 포함해야 한다.
정밀 디지털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디지털바이오마커와 혹은 센서와의 융합이 필요할 수 있다.
물론 디지털치료제는 소프트웨어 자체로 존재해야 하지만, 치료의 경과나 강도를 조절하기 위해 얼마든지 융합·적용할 수 있는 도구들이 있다.
예를 들면, 마약중독에서 금단증상(손떨림, 가슴떨림, 불면 등)을 알면 치료 플랜을 조정할 수 있는데, 스마트워치같이 이러한 증상을 확인할 수 있는 도구들이 있다.
이러한 융합이 앞으로 디지털치료제가 발전해야할 방향과 고민해야할 내용이다.
강성지 대표는 "디지털치료제는 현재까지 화합물(Drug compound)은 있지만, 의약품 반열에 올린 사례가 아직 없고, 디지털이 가진 특성상 임상시험에 소요되는 기간이 짧고, 개발 비용도 상대적으로 적다"며 "많은 기회가 열리는 단계라 '블루오션'이라고 할 수 있다"고 밝은 전망을 제시했다.
한편, DTA는 2017년에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9개국에서 설립한 글로벌 산업계 비영리협회로, 현재 총 38개 업체가 회원사로 있다. 그중 한국에서는 웰트가 최초로 가입했으며, 최근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DTA는 2018년 10월 새로운 산업 영역인 디지털 치료제 산업에 대한 정의를 확립하고, 제품설계, 제조, 임상평가 및 규제감독에 관한 핵심원칙·모범사례를 담은 종합적 산업 보고서(Digital Therapeutics : Combining Technology and Evidence-based Medicine to Transform Personalized Patient Care)를 발간하는 등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