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치료제, 정신 건강 분야서 제약산업 재편할 것”
SaMD 활용 중요…FDA 개선안 바탕으로 글로벌 개발 열기 고조
전세미 기자 jeons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0-05-19 17:28   
2020년을 대표할 5가지 기술 중 하나로 언급된 디지털 치료제(digital therapeutics)가 SaMD 활용을 토대로 정신 건강 분야에서 제약산업 전체를 재편할 것이라는 의견이 대두됐다.

19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바이오코리아 2020에서는 연세대학교 인지과학연구소 김진우 교수가 ‘디지털 치료제, 새로운 기회와 도전’을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디지털 치료제가 접목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분야는 정신 건강(mental fitness) 분야다. 전체 성인의 약 20%가 정신 건강에 이상이 있으며, 정신 건강 관련 일반 의약품들의 인허가 기간 및 비용은 타 치료제들에 비해 많이 소모된다. 또 환자들은 병원 방문과 약 복용을 꺼려하기도 하며, 자기와 적합한 의료진을 찾는 것도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짧은 기간에 적은 비용으로 환자의 이상 반응과 편견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디지털 치료제다. 디지털 치료제는 양질의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하드웨어와 약물이 결합하는 형태를 띄며, 실증을 근거로 특정 질환을 예방, 관리, 치료한다.

김 교수는 “앞으로의 디지털 치료제 시장은 시기적으로 2번의 변곡점을 거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부터 2020년까지는 디지털 치료제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해 가이드라인, 처방 및 보험제도 등이 마련될 전망이다. 또 2030년까지는 의사 저관여 디지털 치료제가 성장하고 보험 미적용시에도 사용가능한 디지털 치료제 시장이 확립될 전망이다. 2030년 이후에는 의사 처방이 필요한 디지털 치료제가 성장할 것이며 보험 적용 확대를 위한 시장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

그렇다면 디지털 치료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개발 및 활용될 수 있을까. 핵심 키워드는 ‘SaMD’다. SaMD는 하드웨어나 약물 없이 오로지 소프트웨어만을 가지고 다양한 의료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만들어진 분야로 치료상 안전성을 위협하는 요소가 상대적으로 적다. 그러다보니 SaMD와 디지털 치료제의 교집합점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는 것.

김 교수는 “지난해 FDA가 SaMD 분야에 획기적인 개선안 2가지를 제시한 바 있다. 첫 번째는 최소 10-15년 걸렸던 기존의 신약 인허가과정을 최대 3년 이내로 줄이겠다는 것이다. 단 이 과정은 기존에 있었던 소프트웨어의 질, 안전성 등을 모두 포함하는 고품질의 조직과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가정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는 인공지능 기계 학습의 소프트웨어는 추가심사 없이 서류작업만으로 간편하게 업데이트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특히 기존 약품 기반 치료제의 개발이 어렵거나(예: 치매), 기존 약품의 이상 반응 또는 편견이 심하고(예: 우울증), 기존에 효과가 입증된 행동 상담 치료법이 있고(예: ADHD), 컴플라이언스가 중요한 분야(예: 대부분의 정신질환)에서 SaMD 개발이 활발하다”고 강조했다.

SaMD를 활용해 디지털 치료제 개발을 선도하는 기업 중 하나인 페어(PEAR)는 중독치료 소프트웨어로 세계 최초로 FDA의 인증을 받은 바 있다. 페어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불면증, 우울증 치료제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비슷한 케이스로 클릭 테라퓨틱스(Click therapeutics)가 있다. 마찬가지로 금연, 우울증 등 정신건강분야에 다양한 디지털 치료제를 라인업하고 있다. 다만 타 기업들과 차별화된 전략은,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ETC 모델과 더불어 웰니스(wellness) 서비스, 헬스케어 앱과 같이 처방전 없이도 사용할 수 있는 OTC 모델도 개발해 두 가지 전략을 추진한다는 점이다.

아킬리 인터랙티브(Akili interactive)는 우울증, 치매, 아동을 위한 ADHD 치료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학술적인 연구를 크게 부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SaMD에서 연구 역량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실제 세상에서 잘 통제된 임상연구를 진행해 그 결과를 공식화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김 교수는 “단, 디지털 치료제는 기존 의료기기의 유효성, 안전성 등급 외에 실제 세상에서의 성과 데이터(real world performance analytics, RWPA)의 사용자 경험 분석(User experience analytics, UXA)과 같이 사용자 중심의 경험 요인(UX)들이 매우 중요하게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디지털 치료제는 소프트웨어 그 자체이기 때문에, 이를 통해 무언가를 전달하고자 한다면 최상의 UX를 제공해줘야 한다는 것.

그는 “RWPA 지표를 어떻게 수집하고 모니터링 하느냐가 SaMD 인허가의 관건이다. 실제로 FDA에서 제시한 RWPA의 9가지 평가 기준 중 4가지가 UXA를 평가하기 위한 기준이다. SaMD는 어떤 데이터 소스를 활용하여 어떤 데이터를 수집해 어떤 알고리즘을 통해 어떻게 분석되는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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