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약물 개발, 시급해도 ‘안전성’ 지켜야”
비특이적 반응, 부작용 등 고려…과학적 설계 필요성 제기
박선혜 기자 loveloveslee@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0-04-17 18:21   수정 2020.04.17 19:47
코로나19를 종식시킬 백신과 치료제 개발의 시급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의료전문가들은 그럼에도 ‘안전성’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의학한림원-한국과총-과학기술한림원은 17일 ‘COVID-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 어디까지 왔나’을 주제로 온라인 공동포럼을 열고 국내외 치료제 및 백신의 개발 동향, 과학적 평가에 대해 논의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신형식 감염병연구센터장에 따르면 국내 진행중인 임상시험은 렘데시비르와 칼레트라의 클로로퀸 비교연구가 이뤄지고 있고 기존 약물인 헤파린, HIV약제도 효능을 확인하고 있다. 대변 바이러스 배출을 감소시킬 수 있는 방법 및 약물과 선천면역을 높일 수 있는 백신 혹은 약물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도 진행 예정이다.

신 센터장은 “당상 임상시험이 가능하려면 후천면역을 간섭하지 않고, 선천면역을 떨어트리지 않는 약물이어야 한다”며 “그 중에서도 선천면역을 높일 수 있거나 지킬 수 있는 약물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헤파린, 보체 계열의 항 C5a 길항제, 제대혈 조혈모세포 이식 등이 면역을 높이는 동시에 질병을 완화해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한백신학회 황응수 회장은 백신 개발에 대해 “3월 말 발표된 현 백신 개발 상황을 살펴보면 DNA, 단백질 관련 물질 약물이 가장 많이 개발되고 있고 RNA, 플라스미드 기반의 백신도 임상 1상에 진입했다”며 “전세계적으로 대부분의 개발이 공공 보다는 개별 기업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코로나19의 경우 RNA 변이 가능성이 높아 유행성이 떨어질 수 있다. 또한 아직 진행된 지 얼마 안됐기 때문에 면역반응이 제대로 유지되는지, 방어능이 있는 지 살펴봐야 한다”며 “백신이 신속히 개발된다 하더라도 약물 투여 후 또 다른 질환의 발병 가능성, 비특이적 반응, 부작용에 대해 적극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대의대 예방의학교실 박혜숙 교수도 “코로나19는 이전 감염병과 다르게 높은 전파력을 보이고 있다. 이는 의료체계부담으로 이어지면서 사망률도 더욱 높일 우려가 크다. 이런 상황에서 효과적 약물의 개발은 더욱더 중대하고 시급한 부분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 같은 상황에서도 패스트 트랙(fast track)이 적용된다고 해서 임상대상 추출시 무작위가 가능한지, 어떤 지표를 결과 지표로 삼을 것인지, 선정범위는 어떻게 결정해야하고 기본 근거 데이터의 유무가 있는 지 등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며 “사회적 압박 속에서도 안전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백 만명의 감염을 일으킨 에이즈의 경우 효과성을 따져 신속심사로 20주 만에 치료제를 내놓았지만 환자가 원래 갖고 있던 다른 질환에 대한 각각의 다른 치료가 이뤄진 상태에서 약물의 효과를 확인해 지속 및 동일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박 교수는 “코로나19 약물의 신속심사는 모든 나라가 요구하고 있는 부분이다. 다만 안전성 프로파일을 따질 수 있는 근거자료들이 부족한 상황이다. 임상연구 가속화를 위해선 여러 산업계열이 협력해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자료를 공유해야 한다”고 전했다.

덧붙여 “결론적으로 시급성 크다고 해서 연구 설계가 타당한 평가 없이 이뤄지면 위험성 더 클 수 있다”며 “충분한 근거자료 확보하고 연구 계획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염두해 둬야 한다. 개발은 현재 시작단계이기 때문에 효능 및 안전성 입증을 실용화하는데 일정시간 필요하다는 사실을 이해시키고, 약물 외에 치료 방법을 연구하는 과정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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