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R-PN 치료 환경 개선 위한 대안 속속 전개된다
치료제 등장 이후 조기 진단 위한 인지도 제고 노력 등 전개
전세미 기자 jeons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0-02-27 06:00   수정 2020.02.27 06:02

전 세계에는 6천 개가 넘는 희귀질환으로 약 300만 명의 환자들이 고통 받고 있다. 이들에게  치료제는 조기에 진단받고 질환의 악화를 지연시킬 수 있는 한 줄기 희망과 같은 존재지만, 치료제가 개발돼 희망을 가질 수 있는 희귀질환은 전체의 약 6% 뿐이다. 

희귀질환 중에서도 환자 수가 200명 이하인 질환을 ‘극희귀질환’이라고 부른다. 대표적인 극희귀질환으로는 트랜스티레틴 가족성 아밀로이드성 다발신경병증(Hereditary ATTR amyloidosis with polyneuropathy, 이하 ATTR-PN)을 꼽을 수 있다.

ATTR-PN 질환은 극희귀질환인 탓에 환자들이 정확하게 진단받기까지 평균 4년에서 최대 10년까지의 진단 방랑 기간을 겪게 된다. ATTR-PN 환자들의 기대 수명이 7.3년인 것을 감안하면, 진단을 받기 전 원인도 모른 채 사망하거나 진단 방랑을 겪다가 치료 적기를 놓칠 가능성이 크다.

ATTR-PN은 초기에는 보행이 어려워지다가 10년 내에는 거동까지 어려워져, 말기에는 휠체어나 입원이 필요하다. 트랜스티레틴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해 생성된 불안정한 단백질이 말초 신경계에 쌓여 신경기능 등의 퇴화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TTR-PN은 치료가 가능한 극희귀질환 중 하나다. 그동안은 간이식이 유일한 치료법이었지만, 5년 전 화이자의 빈다켈(성분명: 타파미디스 메글루민염)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아 국내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것이다.

빈다켈은 ATTR-PN 1단계 성인 환자에서 말초신경의 손상을 지연시켜 질환의 진행을 늦춘다. 이에 ATTR-PN 환자들은 빈다켈의 등장으로 조기에 진단받고 치료를 시작하면 질환의 악화를 지연시킬 수 있다.

단, ATTR-PN는 조기 치료만큼이나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ATTR-PN은 비가역적 질환이기 때문에 조기에 진단받아 치료하지 않으면 신경의 손상을 회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ATTR-PN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조직검사(Tissue biopsy)를 실시해 아밀로이드 침착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임상 관찰과 근전도 검사로 아밀로이드 신경병이 의심될 때 조직검사에서 얻은 검체를 고정 후 콩고 레드 염색을 통해 아밀로이드 침착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조직검사는 민감도가 70% 정도로 위음성을 보일 수 있고 질환 유발 유전자를 밝힐 수 없다. 따라서 조직검사만으로 질환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병력 청취와 함께함께 가족 면담, 유전자 검사를 통한 확진이 중요하다.

국내에서 가능한 hATTR-PN 유전자 검사는 트랜스티레틴 유전자 돌연변이 염기서열검사로, 채혈을 통해 DNA를 분리하여 트랜스티레틴 유전자를 증폭한 후 염기서열방법을 통해 유전자의 돌연변이 유무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최근에는 극희귀질환인 ATTR-PN 환자들의 접근성을 제고하기 위해 제약계와 학계가 힘을 더했다. ATTR-PN의 발병이 잦은 유럽과 일본 환자들의 복합 증상들을 ‘Red Flag Symptom(이하 레드 플래그 증상)’으로 정리한 것이다.

레드 플래그 증상은 2016년 처음 미국 말초신경계 저널(Journal of the Peripheral Nervous System)에 게재됐다. ATTR-PN 질환의 단서가 되는 증상이 있을 때 ATTR-PN을 가능성에 두고 질환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레드 플래그 증상은 진행성 대칭 감각-운동 신경병증과 함께 가족력, 조기 자율신경계 장애(예: 발기부전), 위장관계 장애(예: 설사, 변비), 원인을 알 수 없는 체중 감소, 심장이상(심근비대, 부정맥, 방실차단 또는 심근병증), 양측성 손목굴증후군, 신장 이상, 유리체 혼탁 중 1가지 이상 소견이 존재하는 것을 의미한다.

극희귀질환에 대한 진단 및 치료법이 발전하고, 질환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들이 전개됨에 따라 향후 국내 치료 환경이 얼마나 발전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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