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FDA 허가를 받은 경구용 GLP-1 ‘리벨서스(당뇨치료제)’가 해당 시장의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예측과 달리, 기존 주1회 투여 주사제 대비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강하게 제기되면서 기대감이 줄어들고 있다.
주1회 주사제 대비 100배 가량의 과용량을 7일간 매일 복용해도 혈당조절 및 체중감소 효과가 주1회 주사제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물론, 기존 경구제와 비교해 환자들이 부담해야 할 약값도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개발사인 노보노디스크도 최근 진행한 올해 3분기 투자설명회 등에서 리벨서스 경쟁자가 주1회 투여 주사제가 아닌 기존 경구용 당뇨치료제나 자사 제품인 매일 맞는 주사제(빅토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리벨서스는 노보노디스크가 GLP-1 주사제인 오젬픽(주1회 투여)을 경구용으로 전환한 제품으로, 지난 9월 미국 FDA로부터 식단조절이나 운동 등으로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2형 당뇨병 환자 혈당조절 용도로 7mg과 14mg 2가지 제형에 대해 시판허가를 받았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리벨서스의 가장 큰 리스크 요인은 약효 문제다. 당뇨병 환자들의 치료 효과를 가늠하는 당화혈색소 감소율을 보면, 리벨서스는 자사 제품인 매일 맞는 주사제(빅토자)와 효과가 비슷하며, 자사 주1회 주사제(오젬픽) 보다는 효과가 떨어진다. 노보노디스크 임상 데이터에서도 리벨서스는 52주(1년) 투여시 (14.0mg/일) 1.3%의 감소율에 불과해, 26주 투여후 1.3%가 나온 빅토자(1.8mg/일)와 비슷했고, 40주 투여 후 1.8%의 감소율을 나타낸 오젬픽(1.0mg/주)에는 못미쳤다.
무엇보다 GLP-1 계열 치료제는 대표적인 부작용인 위장관계 이상반응을 최소화하기 위해 적정 용량을 찾는 기간을 거치는데, 리벨서스는 약 8주가 소요된다. 주사제인 삭센다(노보노디스크)나 트룰리시티(일라이릴리), 에페글레나타이드(사노피)는 절반인 4주 또는 그 이하다.
또한 리벨서스는 주사가 아닌 먹는 GLP-1 이란 점에서 환자 편의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실제 복용법은 환자들 입장에서 불편하다는 지적이다. 리벨서스는 반드시 물이나 음식, 또 다른 약물 등을 섭취하기 30분 전에 매일 복용해야 하고 약을 분할하거나 씹어서 복용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업계에서는 한국과 달리 미국을 포함한 서구 당뇨병 환자들이 펜 형태 주사 디바이스에 큰 거부감이 없다는 점도 리벨서스의 시장 기대감을 낮추는 요소라고 보고 있다. 일라이릴리가 최근 진행한 단회 투여용 프리필드 주사제(바늘이 부착되어 있는 펜형 디바이스) 임상 연구에 따르면, 임상에 참여한 환자 99%가 목표치인 4주 동안 끝까지 투여를 완료했으며, 환자의 97%는 앞으로도 주사제를 지속적으로 사용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또 다른 문제는, 리벨서스 경우 GLP-1의 고용량인 14mg을 매일 복용해야 한다는 점으로, 이는 원료 비용 증가에 따른 환자들의 약값 부담으로 고스란히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 리벨서스의 주1회 주사제인 오젬픽의 치료 용량은 주당 1mg인데 반해, 리벨서스는 동일한 물질을 1주에 98mg(14mg x 7회) 복용해야 하기 때문에 환자에게 같은 기간 투여되는 주성분은 약 100배에 달한다. 이로 인해 환자의 약값 부담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 분야 한 전문가는 “최근 허가받은 리벨서스가 향후 GLP-1의 글로벌 시장을 재편하는 게임 체인저로 인식되고 있지만, 실제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다”며 “주사제와 경구약물에 대한 인식차가 큰 한국에서만 유독 리벨서스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리벨서스는 ‘또 하나의 경구용 당뇨치료제’로 나름 시장 영역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주1회 투여 주사제 대비 단점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성장의 한계가 그려지는 약물”이라며 “리벨서스 경쟁자는 기존 당뇨 경구치료제나 매일 맞는 주사제(빅토자)가 될 것이고, 시장 우위를 차지할 제품은 주1회 투여 주사제들 중 효능과 효과, 편의성, 안전성 측면에서 가장 우수한 제품이 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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