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앞 환자들, “듀피젠트 급여지연, 답을 달라”
2월 급여신청 후 여전히 검토중…중증아토피환자들 직접 1인 릴레이 시위
박선혜 기자 loveloveslee@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9-06-10 18:23   수정 2019.07.24 10:21


“돌아오는 답변은 항상 ‘검토중’, 눈 앞에 두고도 치료제를 못쓰는 마음을 아십니까”

중증아토피환자들이 ‘듀피젠트’ 급여화를 간청하며 10일 국회 앞에 모여 1인 릴레이 시위를진행했다. 이들은 14일까지 피켓을 들고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듀피젠트(두필루맙)는 2018년 3월 국내 시판 허가 후 중증아토피환자들 사이에서 효과를 입증하며 크게 주목받았다. 

하지만 문제는 듀피젠트의 가격이다. 한 팩당 평균 90만~110만원으로 최소 격주에 한 번 투여해야 효과가 있다. 1년이면 2400만원 정도로 거의 차 한 대 값인 셈이다.

이런 높은 가격 때문에 개인의원이나 약국에서는 취급하기 힘들다. 또한 비급여 의약품이기 때문에 병원에서 공급가를 직접 책정한다. 즉 병원마다 그 가격이 다르다는 것. 실제로 직접 시위에 참여한 환자들에 의하면 듀피젠트 처방가는 제 각기 달랐다.

시위에 참여한 박조은씨는 “아토피 신약이 나왔다고 했을 때 직접 제약사에 문의까지 하면서 약을 처방받기 위에 노력했다. 주사 한번 당 가격에 큰 부담을 느꼈지만 효과가 너무 좋아 쓰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녀는 현재 국립중앙병원에서 처방받아 9개월 째 투약중이다. 그녀는 직접 투약 전후 자신의 피부상태를 사진으로 남겨 다른 중증아토피환자들과 경험을 공유한다고 말했다. 듀피젠트 급여화를 바라는 환자들은 전국적으로 200명 정도로, SNS을 통해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 이번 릴레이 1인 시위도 그 중 80명 정도가 참여한다.

듀피젠트는 2018년 3월 시판 후 현재까지 급여화 되지 못하고 있다. 

심평원에 따르면 듀피젠트 제조사인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는 지난해 5월 31일 보험급여 등재 신청을 했지만 경제성 평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신청을 자진 취하한 바 있다. 그 후 올해 2월, 다시 보험급여를 신청한 상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협의 중에 있다.

하지만 벌써 4개월이 되도록 아직 답이 없는 상태다. 아토피환자들은 답답한 마음에 직접 제약사에 전화하거나 심평원에 민원을 넣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검토중’이라는 말 뿐이다.

박조은씨는 “여러 차례 심평원에 민원을 넣었다. 하지만 답은 약품의 임상적 유용성, 제약사 신청 가격의 비용효과성 여부 등을 검토하여 최종 결정될 예정이라고 했다”며 “실제론 약이 비싸기 때문에 정부가 가격을 책정하는 데 어렵다는 뜻이다. 적용받을 수 있는 환자 수가 크지 않으니 어느 정도 이해는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녀는 “사실 제약사 측에서 가격을 좀 더 낮게 측정해줘도 손해 보진 않을 것 같다.  약을 처방받는 환자가 늘어나면 수익도 늘어날텐데 이런 점도 고려해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일본은 듀피젠트를 이미 보험 급여로 출시했고 약 25만원에 처방하고 있다. 영국도 지난해 8월 보험급여를 적용했고 프랑스, 오스트리아 등 효능을 인정해 환자들에게 부담없는 가격에 공급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에도 의료전문가들이 언론 등을 통해 중증아토피치료제로서 ‘듀피젠트’의 효과를 인정하고 있다.

지난 5일 피부과학회․시민단체․환자단체가 함께한 기자회견에서 피부과학회와 의사회는 “듀피젠트는 아토피에 매우 효과적인 치료제지만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막대한 비용을 환자들이 부담하고 있다”며 “보험적용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식약처가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말했다. 

해외정부, 전문가도 인정한 듀피젠트의 효능 앞에서 환자들의 요구도는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국회 앞 환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지금, 심평원의 대답이 언제쯤 돌아올 지 주목된다.

한편, 오늘 중증아토피협회 환자들은 자유한국당 이명수 의원과 직접 만나 현 상황을 논의했고, 이명수 의원은 익일(11일) 심평원에 직접 전화해보겠다며 적극적인 지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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