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통증 치료, ‘위장관계’ 안전성 따져야 할 때”
프랜시스 챈 교수 “COX-2 억제제, NSAIDs 대비 안전성 우수”
전세미 기자 jeons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9-06-10 06:00   수정 2019.06.12 14:25
20년 전 까지만 해도 기존 관절염 치료제로 많이 사용되던 NSAIDs는 위장관 장애 문제를 갖고 있었다. 이러한 문제는 위장관 점막 보호와 관련된 COX-1 효소를 거의 억제하지 않고, 통증과 염증을 유발하는 COX-2 효소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COX-2 억제제의 등장 이후 해결되기 시작했다.

약업신문은 홍콩 중문대학(CUHK)의 프랜시스 챈(CHAN Ka Leung, Francis) 교수<사진>와 만나 통증 치료에서 위장관 안전성이 중요한 이유와 COX-2 억제제가 가지는 이점에 대해 들어봤다.


- 통증 치료에서 위장관 안전성은 왜 중요한가?

전세계적으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추세이고, 고령 환자들은 진통제, 특히 소염 진통제를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진통제 사용은 늘어가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계열과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opioid) 계열의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 오피오이드를 복용한 고령 환자의 사망 사례가 논란이 됐기 때문에, 통증 치료제 사용에 있어 퇴행성 관절염 환자 등과 같은 고령의 고위험 환자군들은 NSAIDs 계열을 사용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 또한 NSAIDs 계열 역시 위장관(빈혈, 소화성궤양, 출혈) 등이 문제가 될 수 있어 최대한 환자에게 적합한 NSAIDs 약물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 위장관 안전성에 있어 전통적인 NSAIDSs와 COX-2 억제제의 차이를 비교해 달라.

전통적인 NSAIDs 제제와 COX-2 억제제의 차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상부 위장관계 안정성이다. 쎄레브렉스로 대표되는 COX-2 억제제는 여러 연구에서 전통적인 NSAIDs 대비 상부 위장관계 안전성에서 우월하다는 근거를 쌓아왔다. 홍콩에서 진행됐던 임상 연구 에서도 쎄레브렉스 단독요법이 NSAIDS+PPI제제 병용요법 대비 더욱 우수한 결과를 도출한 바 있다.

두 번째는 하부 위장관계 합병증 등 이상반응이다. 의료진들과 환자들은 NSAIDs 계열 복용 시 하부 위장관계에 발생하는 이상반응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지만, 하부 위장관계인 소장과 대장에도 다수의 궤양이 생길 수 있고, 그에 따라 빈혈, 출혈, 심지어 천공까지도 발생할 수 있다. 위장관계 위험이 증가된 골관절염,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CONDOR 임상 연구 결과에 따르면, 쎄레브렉스 투여군은 전통적인 NSAIDs+PPI제제 병용 투여군 대비 하부 위장관계 안전성에 우월했고, 특히 하부 위장관계 위험사건 감소 효과가 쎄레브렉스 투여군에서 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쎄레브렉스 관련 임상 연구들을 다수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 주목할 만한 연구와 결과에 대해 소개해달라.

첫 번째로 2002년 홍콩 중문대에서 발표한 이중맹검 RCT 연구를 꼽을 수 있다. 소화성 궤양 등의 출혈력이 있고, 위장관계 위험성이 높은 관절염 환자들 대상으로 쎄레브렉스 단독요법과 NSAIDs+PPI 병용요법을 비교한 결과, 쎄레브렉스가 더 우수한 궤양성 출혈 예방 효과를 나타냈다. 본 연구는 쎄레브렉스가 NSAIDs+PPI과 비슷한 위장관계 안전성을 입증한 최초이자 유일한 연구다.

두 번째 연구는 2007년 홍콩에서 발표됐던 연구로, 궤양성 출혈 과거력이 다수 있는 위장관 위험이 상당히 높은 고위험군 환자 대상으로 진행됐다. 본 연구에서 이러한 환자군의 위장관계 출혈 감소 및 위장관계 안전성에 있어 쎄레브렉스+PPI가 가장 좋은 옵션임을 입증했고, 이는 국제 가이드라인에도 반영됐다.


- 아직까지도 개원가에서는 통증 치료에서 위장관계 부작용 예방을 위해 COX-2 억제제를 사용해야 한다는 인식 자체가 크지 않다. 이애 한국의 의료진에게 조언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 문제는 단순히 한국만이 아닌 전 세계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최근 위장관계 부작용 및 합병증에 대한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새로운 데이터가 많이 발표되고 있지만, 의료진의 처방 패턴이 바뀌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저 또한 지난 20여 년간 새롭게 나오는 데이터를 토대로 의료진 대상 교육을 다수 진행하고 있는데, 처방패턴이 빠르게 변화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낀다. 행동 변화를 위해서는 지식 외에도 다른 요소들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 같다.

한국에서도 통증 치료에 대한 행동 변화가 가장 필요하다. 향후 과제는 지식 이외에 행동변화를 이끌어올 수 있는 요소를 정확히 파악하고, 행동 변화를 저해하는 장애요소를 잘 해결하는 것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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