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S 조기 치료 위해선 신생아 스크리닝 필수적”
린다 폴그린 조교수 “저신장증 포함한 인식 제고 함께 이뤄져야”
전세미 기자 jeons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9-06-03 06:00   수정 2019.06.03 06:44

뮤코다당증(Mucopolysacharidosis, MPS)은 리소좀 내 효소의 결핍으로, 글리코사미노글리칸(glycosaminoglycans, GAGs)이 체내에 축적돼 발생하는 희귀유전질환이다. 신체 여러 기관에 비가역적이며 점진적인 손상을 일으키며, 심한 경우 사망까지 초래할 수 있어 조기 진단 및 치료가 강조된다.

다행히도 효소대체요법(ERT)의 도입으로 보다 근본적인 방법으로 증상 완화나 유지가 가능해졌지만, 낮은 질환 인지도와 증상의 비특이성으로 확진 및 치료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있는 실정이다.

UCLA 데이비즈 게펜 의과대학 소아내분비학과 린다 폴그린(Lynda Polgreen) 조교수<사진>는 “MPS 조기 진단을 위해 신생아 스크리닝 대상에 MPS 1형 및 2형이 포함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다음은 린다 폴그린 조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 MPS 치료에서 조기 진단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조기 진단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확진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MPS 동물 실험에서 효소대체요법, 조혈모세포 이식으로 조기에 치료했을 때 조기 치료를 하지 않았을 때에 비해 치료 효과가 더 좋았다. 사람에게서는 세 명의 형제 자매 환자 케이스 보고가 있다. 효소대체요법을 받은 사례인데 가장 어렸을 때 치료를 받았던 환자에게서 장기적인 치료 결과가 가장 좋았다. 또한 MPS 1형 중 가장 중증의 경우 조혈모세포이식을 통해 치료하는데, 이 경우에도 조기에 치료를 할수록 뇌기능의 지표라 할 수 있는 인지 기능에 있어 좋은 결과를 보인다.

진단이 지연되는 이유는, 우선 MPS 1형 2형의 경우 경증에서 중증까지 중증도의 스펙트럼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우려가 되는 것은 경증(적절히 치료되지 않을 경우 중증으로 이완됨)인 경우로, 보통은 청소년기 또는 아동기 후기까지 증상이 제대로 나타나지 않는다. 또 경증의 관절 구축은 소아 특발성 관절염으로 오진되기도 하며, 탈장이 반복되거나 손목터널증후군(Carpal Tunnel Syndrom)이 나타나기도 한다.


- MPS 1형 진단에서 저신장증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 외에도 진단 시 도움이 되는 징후는 어떤 것이 있나.

저신장증은 MPS 1형 경증 및 중증에서 다른 증상과 동반해서 나타난다. 단 모든 MPS 1형 환자에게서 저신장증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경증의 MPS 1형 환자의 경우 진단 시 26% 정도가 저신장증을 보인다. MPS 1 진단에 있어 중요한 몇 가지 징후들이 있는데 저신장증은 그 중 하나이다. 저신장증이 나타나면 혹시 MPS 1형이 아닐까 의심해 볼 가치가 있다.

저신장증과 동반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징후로는 관절의 뻣뻣함, 즉 관절 구축이 있다. 대표적으로는 어깨를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제한된다. 그리고 무릎관절, 고관절을 움직이는 범위가 제한되기도 하며, 손가락이 구부러진 모양도 또 다른 특징이다. 마치 성장 호르몬이 결핍된 환자들과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손목터널증후군도 중요한 징후다. 소아환자에게서 손목터널증후군이 나타나기는 드물지만 MPS 환자에게서는 비교적 흔하게 나타난다. 내원한 소아환자에게서 특별한 외상이나 종양 병력이 없는데 손목터널증후군을 보인다면 MPS 환자가 아닌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 소아 특발성 관절염이 MPS 1형 진단과 관련해 가장 많은 오진 사유로 보고됐다고 들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소아 특발성 관절염으로 오진이 잦은 이유는 해당 질환과 MPS 1형, 2형이 모두 관절에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기 때문이라 판단된다. MPS 환자들은 관절 구축 등 증상 때문에 보통 소아 류마티스 전문의들에게 진료를 받는다. 소아 특발성 관절염은 염증성 질환이기 때문에 증상 부위에서 따뜻함이 느껴지고, 붉은 기나 부풀어오름이 나타나지만 MPS는 그렇지 않다. 관절이 뻣뻣하고 관절의 움직임 범위가 제한됐다는 점 외에는 소아 특발성 관절염과 MPS는 다른 질환이다.

특히 임상 시 약물을 처방에도 불구하고 치료적 반응이 기대에 많이 미치지 못할 경우에는 MPS가 아닌지에 대한 판단해 볼 필요가 있다. 대표적으로 MPS 환자가 소아 특발성 관절염로 진단을 받아 항염증제를 복용하게 되면 실제 소아 특발성 관절염 환자가 항염증제를 복용했을 시 나타나는 치료적 반응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이와 같이 치료적 반응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라면 MPS를 의심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 MPS의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MPS 대상 신생아 스크리닝이 중요할 것 같은데, 이에 대한 생각은.

MPS 1형 및 2형이 신생아 스크리닝 대상에 포함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싶다. 모든 신생아들이 선별 검사를 받게 된다면, 뚜렷하게 포착하기 어려운 증후나 증상을 설명하거나 진단 알고리즘을 마련할 필요가 없이 진단이 가능해진다. 이때는 진단 지연도 발생하지 않게 된다. 이후 조기 치료 시 예후가 긍정적이라는 데이터를 확보한 효소대체요법 등의 치료도 바로 가능하다. 승인된 치료제가 없거나 치료 시 긍정적인 예후의 예상이 불가능하다면 스크리닝 항목 포함에 의문을 가질 수 있으나, MPS 1형 및 2형을 신생아 스크리닝 항목으로 포함시키는 것은 조기 치료의 혜택을 고려할 때 매우 이상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또 의료진들뿐만 아니라 환자들과 그 가족의 입장에서, 진행적으로 나타나는 신체적인 증상 및 합병증을 치료하는데 소요되는 고통스러운 시간과 보건의료제도 내 비용의 관점에서도 신생아 스크리닝을 진행하는 것은 보다 큰 이득을 가져다준다고 말할 수 있다. MPS 1형 및 2형이 신생아 스크리닝 항목에 포함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할 것 같다.


- MPS 조기 진단을 위해 추가적으로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한국에도 전문 의료진들이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MPS를 다루는 의료진들의 주도적인 질환 인식 환기와 상호 교육의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한국의 경우 MPS 환자가 주로 방문하는 병원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그 외 의료기관을 통해 진단 받는 환자도 있을 것으로 생각돼, MPS가 다소 생소한 의료진들에게도 MPS에 대한 인지가 가능하도록 적극적인 교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제약업계에서도 MPS 관련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와 같이 전반적인 노력이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생아 스크리닝을 통해 신생아들에게서 MPS 등 유전 희귀질환을 진단하는 것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란 긍정적인 측면을 말씀을 드렸다. 다만 신생아 스크리닝의 진행 사례 중 MPS 의심 환자의 추가 검사 실시 결과, 요중 GAG 수치나 효소 수치가 MPS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는 경우도 있었다. 이는 데이터 및 경험 축적을 통해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에 저를 비롯한 많은 연구진들이 GAG 및 효소 수치, 유전변이 외에 추가적으로 확실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가 있을 지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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