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양성 대장염서 ‘JAK 억제제’ 역할이 기대되는 이유
경구용으로 편리성 높이고, 급여 출시로 접근성 높이고
전세미 기자 jeons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9-05-10 06:00   수정 2019.05.10 06:40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 점막 또는 점막하층에 염증이나 궤양이 생기는 만성적인 자가면역질환으로 호전과 악화를 반복해 평생 관리가 필요하다. 중증일 경우 수술이 고려되기도 하지만, 수술 후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고 환자의 삶의 질이 매우 떨어지기 때문에 대부분 ‘최후’의 방법으로 시행되고 있다.

궤양성 대장염의 약물 치료는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 생물학적제제, JAK억제제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중 스테로이드를 제외한 나머지 세 가지 요법은 중증도에서 중증 사이의 환자에게 적용하는 요법이다.

그러나 궤양성 대장염 환자의 20-40%는 이러한 통상적인 약물 치료에 실패하거나 부작용으로 대장절제술을 받게 되며, 약제 부작용과 장기적인 효능성에 따라 연구자마다 이견이 있는 상황이다.

그 중 면역억제제(AZA/6-MP)는 어떤 효과를 낼까. 먼저 목적은 스테로이드 사용에 실패한 환자의 관해 유지 또는 스테로이드를 테이퍼링(tapering)하기 위해 사용된다.

그러나 경구로 투여한 AZA의 흡수율은 16-50%, 생체이용률(bioavailability)은 27-38% 수준에 불과하다. 6-MP의 생체이용률 역시 5-37%로, 개인차가 존재하지만 높은 흡수율은 아니다. 따라서 용량 조절이 요구됨과 동시에 더욱 효과적인 경구용 제제의 등장이 필요했다.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다. 드물긴 하지만 심각한 질환인 림프종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면역억제제 중 하나인 티오푸린(Thiopurine)에 노출된 환자들의 림프종 발생률은 노출되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2-3배 가량 높다. 그러나 절대적인 발생 환자 수는 적고, 위험보다는 이익이 크다고 판단돼 아직까지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생물학적 제제(항 TNF 제제/항 인터그린 제제)는 비교적 최근 개발된 제제로, 레미케이드를 시작으로 휴미라, 램시마, 심퍼니, 킨텔레스 등이 급여권에 진입해 활발히 처방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장기 투여했을 경우 반응이 실패하고 소실되기도 하는 일명 ‘이차 반응 소실’이 문제점으로 꼽힌다.

임상의의 의견도 다르지 않다. 최창환 교수(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는 “증상이 심한 경우 생물학적 제제를 이용해 치료하고 있지만 투여받는 환자 가운데 최소 30%의 환자가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면역원성에 의한 약효 소실과 같은 제한점이 존재해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옵션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궤양성 대장염에서의 JAK 억제제는 젤잔즈로 대표된다. 본래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개발된 젤잔즈는 지난해 9월 궤양성 대장염에 적응증이 확대 승인된 후 1년이 채 되지 않아 지난 1일 급여권 진입을 이뤄냈다.

젤잔즈가 JAK 억제제로서 항 TMF 제제보다 당장 우수하다고 할 수는 없다. 항 TNA 제제와 직접 비교한 연구(heal-to-head)가 없기 때문이다. 단, 젤잔즈는 항 TNF 제제와 동등한 차수에 사용할 수 있고, 항 TNF 제제에 적절히 반응하지 않거나 반응이 소실될 경우에 사용할 수 있다.

젤잔즈는 OCTAVE 3상 임상시험을 통해 기존 면역억제 치료에 실패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2차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평가했다. 그 결과, 치료 시작 8주 후 관해 및 내시경 점막 형상의 정상화를 달성한 환자 비율은 대조군 대비 10.3% 높았다. 유지요법의 가능성을 평가한 연구에서도, 스테로이드 사용 없이 관해를 유지하는 비율을 크게 늘렸다(35.4% vs 5.1%).

게다가 젤잔즈는 ‘경구제’라는 점도 차세대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로 자리매김할 중요한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 활발한 사회 활동을 하는 젊은 세대에서 호발하는 질병인 만큼, 복용 편리성이 환자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최 교수는 “궤양성 대장염은 질환의 특성상 젊은 환자들이 많고 평생 관리가 필요한 만큼 JAK 억제제와 같은 경구용 치료제가 환자들의 일상생활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새로운 약제들은 계속해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이 중 젤잔즈가 가장 먼저 경구제로 첫 발을 내딛었기 때문에, 앞으로의 치료제 개발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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