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D, 바이오마커 역할 커…유전자 교정 연구도 지속”
바실리 발라야노풀로스 박사 “빠른 시일 내 혁신 치료 옵션 개발되길”
전세미 기자 jeons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9-05-02 06:00   수정 2019.05.02 08:29
고셔병, 파브리병, 폼페병, 뮤코다당증 등을 아우르는 리소좀 축적질환(Lysosomal Storage Disease)은 체내 효소가 부족해 리소좀이 인체 곳곳에 축적되며 다양한 이상 반응을 불러오는 유전적 희귀질환이다.

리소좀 축적질환은 오랜 기간 동안 이렇다 할 치료제가 없었다. 그러나 사노피 젠자임이 30여 년간 희귀질환 치료제에 개발에 집중한 끝에 세계 최초의 고셔병 치료제인 세레데이즈를 시작으로 최근 경구용 기질감소치료제(SRT)인 세레델가의 개발까지 성공하며 많은 진전을 이뤄왔다.

약업신문은 사노피 젠자임의 글로벌 메디컬 디렉터인 바실리 발라야노풀로스((Vassili Valayannopoulos) 박사를 만나 리소좀 축적질환 치료의 현 주소 및 바이오마커, 미래 치료 기술에 대한 전망 등에 대해 들어봤다.


- 최근 리소좀 축적질환 치료에 있어 바이오마커(biomarker)가 중요한 요소로 주목을 받는다고 들었다. 리소좀 축적질환 및 치료에 있어 바이오마커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리소좀 축적질환은 대부분 천천히,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편이다. 일반인들의 경우 체내에서 당지질이 정상적으로 축적되지만 환자들은 오랜 기간 동안 과도하게 많이 쌓여 문제가 된다. 환자의 상태를 파악할 때, 대부분 진료를 통해 임상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요소에만 의존할 수 없다. 증상만 보고 환자의 질환이 얼마나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지 정확히 판단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질환이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하더라도, 의료진이 손을 쓸 수 없는 비가역적인 손상이 나타나는 시점을 제대로 파악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따라서 질환 상태의 지표라고 볼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이용해 환자들의 질병 진행 속도를 확인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 병의 중증도를 파악하기도 한다. 치료를 하고 있는 경우 치료 경과를 모니터링하는 데에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 그렇다면 고셔나 파브리병의 대표 치료제인 세레자임이나 세레델가, 파브라자임 등에서는 어떤 바이오마커를 사용하고 있나

고셔병과 파브리병은 각각 민감도가 높은 바이오마커들이 발굴된 상황이다. 치료제를 통해 영향을 주고자 하는 기질 유도체에 해당하는 바이오마커들이 개발된 상황이다. 고셔병의 경우엔 ‘Lyso-GL1’, 파브리병은 ‘Lyso-GL3’가 있으며 두 바이오마커 모두 치료제에 대한 반응, 민감도가 높다. 따라서 치료를 진행했을 때 바이오마커 수치 변화가 상당히 빠르게 나타나는 편이며 수치 변화에 따른 증상 개선 여부 및 개선 정도 사이의 상관관계 또한 높은 편이다.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고셔병 바이오마커인 ‘Lyso-GL1’은 질환과 관련된 생화학 경로에 아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따라서 세레자임으로 치료 받고 있는 환자나 세레델가를 복용하고 있는 환자들 모두 사용하는 치료제와 관계없이 해당 바이오마커를 적용할 수 있다. 바이오마커 수치 변화가 환자의 상태, 치료 결과와 직접적으로 관계가 있다는 점을 생각했을 때 치료제에 따라 새로운 바이오마커를 발굴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도 존재한다.


- 고셔병 치료제는 현재 경구제인 세레델가까지 개발된 상황이다. 앞으로 고셔병 관련 신약 개발이 어떤 방향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기질감소요법은 저분자 물질이면서 생화학적 경로 자체에 영향을 미치는 치료법이기 때문에 적응증을 넓혀 나갈 수 있는 치료법이라고 판단해 현재 회사에서 개발 중인 약물로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현재 파브리병에 대한 1상, 2상 임상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며, 다낭성 신장질환(Polycystic Kidney Diseases) 치료에도 사용될 수 있도록 관련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더 나아가 현재 신경병증형 고셔병 치료에 사용 가능한 차세대 고셔병 경구 치료제가 개발 중에 있는데, 이는 이전 치료 성분들이 중추 신경계까지 전달되기 힘들었다는 단점을 극복한 치료 옵션이다. 해당 치료제 또한 빠른 시일 내에 출시돼 환자들에게 혁신적 치료 옵션이 되기를 희망한다.


- 리소좀 축적질환은 선천적인 유전 질환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다른 유전 질환에서 시도 중인 줄기세포 기술이나 유전자 교정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지, 그리고 완치를 기대해볼 수도 있나

그렇다. 리소좀 축적질환에도 해당 기술들을 적용할 수 있다. 유전자 치료법인 mRNA(messenger RNA), 또는 siRNA(small interfering RNA) 치료는 희귀질환 분야에서도 활용 가능한 치료법이며, 관련 연구가 수년째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다만, 과거와 비교했을 때 특정한 접근법을 치료제로 전환, 사용하는 기술력이 발전하긴 했으나 아직까지는 더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한다. 최근 유전자 치료가 단 하나의 장기, 일부 조직 치료에서는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으나, 리소좀 축적질환은 체내에 있는 모든 세포의 결함을 교정해야 하는 유전자 질환이기 때문에 치료 적용 범위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 앞으로 희귀질환 치료를 위해 개발되어야 할 연구 분야 중 어떤 분야를 주목하고 있는가

현재 사노피 젠자임이 투자 중인 연구 중 치료제가 없는 희귀질환 분야를 먼저 설명하겠다. ASM(Acid Sphingomyelinase)이라는 효소가 부족한 B형 니만피크병(Niemann-Pick disease Type B)에 대해 3상 연구를 진행 중이다. 조만간 최초의 니만피크병 치료제를 선보일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해당 질환은 의료적 미충족 수요(unmet needs)가 상당히 많은 질환으로 고셔병과 유사한 특징을 보이는데, 현재 고셔병이 의심되는 환자들은 니만피크병도 같이 의심해야 하는 경우도 여럿 있을 정도다.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생화학 경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저분자 물질을 활용해 상염색체 우성 다낭성 신종 치료제 개발도 시도하고 있다. 또 저분자 물질의 경우 상염색체 우성 다낭성 신종, 파브리병, 고셔병 등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된 상태이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 다른 질환 치료분야에서 기질감소치료를 적용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그리고 효소대체요법을 대체할 수 있는 치료법으로 mRNA를 들 수 있다. 외부에서 만들어진 단백질을 보충해주는 것이 아니라, mRNA를 주사해 유전자가 환자 몸 안에서 필요한 단백질을 생성해낼 수 있도록 하는 접근법이다. 유전자 침묵 기술(RNA silencing)을 활용해 몸 안에 부적절한 생화학 경로를 차단하는 접근법도 존재한다. 이런 접근법들을 연구해 아직까지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희귀 질환 분야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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