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신약 개발 유망주로 ‘항암바이러스’가 뜬다
암세포만 선택 공격…면역항암제와 병용 연구도 활발
전세미 기자 jeons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9-01-23 06:00   수정 2019.01.23 06:40
살아있는 바이러스가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하고, 정상 세포는 공격하지 않을 수 있을까. ‘항암바이러스(Oncolytic virus)’를 이용하면 가능한 이야기다.

글로벌 첨단바이오의약품 코디네이팅센터(CoGIB)는 22일 ‘The Journey to Success-Stem cell&Gene therapy’라는 이름의 사례집을 발간하고 항암바이러스의 역사 및 향후 개발 전망에 대해 소개했다.

항암바이러스란 감염력을 가진 살아있는 바이러스로, 야생형 혹은 약독화된 바이러스를 그대로 사용하거나 치료유전자를 탑재해 암 치료에 사용하는 바이러스다.

그동안 바이러스의 감염력은 질병을 일으키는 원으로만 인식돼 왔다. 따라서 유전자치료제에 사용되는 바이러스들은 일반적으로 복제감염력을 제거한 채로 사용돼 왔다.

그러나 돌연변이가 일어나지 않은 정상세포에는 영향이 없다는 사실이 1998년 캐나다 캘거리 대학의 패트릭 리(Patrick Lee)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이때 사용된 바이러스가 레오바이러스(Reovirus)로, 이는 인체에 무해한 바이러스였지만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사멸하는 특성을 지녔다.

연구진은 항암바이러스가 암세포에 특이적으로 감염돼 사멸시키는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분류했다.

먼저 암세포가 보유하고 있는 발암유전자(Ras 등) 혹은 종양억제유전자(p53, ATM, Rb 등)의 돌연변이 축적으로 세포 내 바이러스성 면역기능 저하가 초래돼 암세포 특이적 감염살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일부 항암바이러스에 대해서는 암세포막의 바이러스 수용체 과발현에 의해 암세포 특이적 감염이 이뤄져 종양을 살상하는 것으로 인지했다.

현재 항암바이러스는 항암제 신약 개발을 위한 목적으로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개발된 항암바이러스 치료제는 암젠의 임리직(Imlygic)과 신라젠의 펙사벡(Pexa-Vec)이 대표적이다. 2016년 헤르페스 바이러스를 항암바이러스로 개발한 온코벡스(OncoVex)를 암젠이 인수하면서 임리직으로 출시했다. 신라젠의 펙사벡은 백시니아바이러스를 활용해 개발됐다.

이 외 미국 듀크대학의 폴리오바이러스를 사용한 치료제가 교모세포종 분야에서 FDA의 패스트 트랙(Fast track) 심사를 거칠 예정이며, 호주의 바이럴리틱스(Vi-ralytics)가 코사키바이러스를 이용한 흑색종 치료제를, 미국 마요 클리닉(Mayo Clinic)이 홍역생백신바이러스(Edmonston strain)를 이용한 치료제를 각각 개발중이다.

최근에는 항암바이러스와 면역항암제를 병용할 경우 내성은 낮추고, 치료 효과는 높아진다는 연구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어 앞으로 항암바이러스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차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 종양내과 연구팀은 지난해 12월 면역관문억제제의 내성을 극복하기 위해 항암바이러스를 면역관문억제제(PD1 또는 CTLA4)와 이중 병용시킨 결과 신장암의 성장이 효과적으로 억제됐음을 밝혔다.

또 항암바이러스와 2종의 면역관문억제제(PD1, CTLA4)를 삼중 병용한 결과 40%의 실험군에서 종양이 완전 사라졌고, 투여가 끝난 후에도 항암면역효과가 장기간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Global & USA Cancer Immunotherapy Market Analysis to 2020 보고서에 따르면 항암바이러스 시장은 2016년 62억 달러에서 2021년 약 1,194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약 14%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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