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에서의 NOAC 적절 용량은 얼마나 될까
여러 요소 고려한다면 ‘저용량’…표준 용량서 필요시 감소 의견도
전세미 기자 jeons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9-01-19 06:06   수정 2019.01.21 05:28
지난 몇 년 간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인 의약품 시장 중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NOAC 시장일 것이다. NOAC은 와파린 대비 우수한 유효성과 안전성, 시장성 등을 겸비해 미래 시장 규모는 더욱 확장될 전망이다.

그러나 적정 용량에 대해서는 약제별로, 국가별로 아직까지 완전히 정립되지 않은 상황이다. NOAC이 활성화 된 지역 중 하나인 아시아도 마찬가지다.

18일 BMS제약과 화이자의 주최로 열린 ‘아시아 심방세동 환자 최적의 NOACs 치료(Optimal NOACs treatment in Asia)’ 기자간담회에서는 이에 대한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한국, 일본, 대만 학계에서는 NOAC의 적정 용량에 대해 각각 어떤 해답을 내렸을까.


한국의 유희태 교수(연세의대)는 “미국의 데이터를 보면, 전체 레이블을 분석한 것은 아니지만 신기능이 좋을 경우 고용량의 경우에는 기능이 유지가 되는 반면 저용량의 경우는 효과가 조금 떨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저용량 사용이 많은 편이다. 전체 환자 중 절반 가까이는 저용량을 사용한다. 그리고 현재까지의 데이터로 봤을 때 고용량의 사용이 조금 더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고령, 신기능 저해 환자들에서의 고용량 투여는 뇌졸중, 출혈, 출혈로 인한 합병증, 모든 원인을 포함한 사망 등이 대부분 증가했기 때문이다.

유 교수는 “현 시점에서는 표준 용량을 쓰는 것이 가장 좋다고 판단됨과 동시에, 나이·신기능·체중 등의 조건을 고려해 저용량을 사용하는 것도 안전성에는 큰 문제가 없다. 앞으로 이런 데이터가 1~2년은 더 추적 관찰돼야 한국인에서 어떤 용량을 사용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해답이 도출될 것”이라고 전했다.

대만 학계의 관점도 이와 비슷했다. 대만의 이쉰 찬(Yi-Hisn Chan) 교수(창궁메모리얼병원)는 “대만은 사실 오프라벨(off-label)로 저용량을 처방하는 것이 권고되지는 않으며, 원칙적으로는 표준 용량을 사용하도록 하고 필요에 따라서 조절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쉰 찬 교수에 따르면, 실제로는 저용량 NOAC을 처방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그 이유는 먼저 아시아인들이 서양인에 비해 체구가 작기 때문이다. 또 고령의 환자들의 경우에는 만성신질환이 동반돼있는 경우가 많아 저용량을 더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이쉰 찬 교수는 “NOAC의 주요 사용 목표 중 하나는 뇌졸중 예방이다. 만약 NOAC을 저용량 이상으로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출혈을 겪게 되면 죄책감을 느낄 수 있어 저용량을 처방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저는 표준 용량에서 시작해 가이드라인에 따라 조절하는 방법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슌 코호사카(Shun Kohsaka) 교수(게이오대학교병원)는 고령의 환자 케이스들이 포함된 무작위 대조 연구(Randomised Clinical Trials, RCT)에서 도출된 근거에 의해 용량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슌 코호사카 교수는 “미국과 유럽은 아직 초고령화 사회를 겪지 못했다. 따라서 이 나라들의 경우에는 80~85세의 데이터는 없다. 그러나 초고령화를 겪은 일본은 80~90세에서 심방세동이 많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 신부전은 고령화에 따라 증가하는 질환이지만, 미국과 유럽의 RCT 데이터에는 80세 이상의 환자가 포함되지 않아 결국 신부전 케이스들이 많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이는 80세 이상에서 처방할 때 사실상 RCT 근거가 없는 상태에서 처방하는 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허가사항에서 벗어나 저용량을 처방받는 경우 특징적인 상황이 있는 환자를 제외하고는 80세 이상에서 적절하게 처방할 수 있는 용량이 더 연구돼야 한다. 특히 저용량에 대해서는 조금 더 고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아시아 학계의 흐름을 반영해 국내 관련 가이드라인은 개정이 이뤄지고 있다.

대한부정맥학회 총무이사 정보영 교수(연세의대)는 “대한부정맥학회는 80세 이상의 고령에서는 용량을 감소시켜 투여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리고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어 온 기존의 NOAC들은 저용량을 써야 하고, 추후 출시된 NOAC은 일단 가이드라인대로 투여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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