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 韓藥인가 恨藥인가
고객 니즈에 맞춰야 한약활성화 기대
이호영 기자 lhy37@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7-09-27 13:12   수정 2007.09.28 11:59

지금 대한민국 사회는 불신(不信)이 만연한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연일 학력위조, 병역비리 등에 관한 뉴스가 보도되고 여기에 지금까지 끊이지 않고 나오고 있는 한약재 안전성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게 되면서 한약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약을 다루는 약사들은 국민들의 불신을 타파하고 한약 활성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편집자주>

한의원 매출급감 '울상'

최근 한약재와 관련한 언론보도에 따라 한의사들은 "한약재의 최종 소비자인 한의사에게 모든 피해가 미친다"며 "제도, 유통, 관리 등의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결국 환자들은 한의사에게 모든 책임을 돌린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대한한의사협회 신광호 부회장은 "유효성에 가치를 둬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위해물질에 따른 안전성에만 발목잡혀 있는 상태"라며 "두 가지가 동시에 따라 가야 하는데 안전성만 가지고 한약에 대해 몰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강남에서 한의원을 운영중인 L한의사는 요즘 피해가 많다고 말한다.

한약에 대한 불신이 높아 한의원을 찾는 사람들도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하는 실정이라고 한다.

L한의사는 "매출을 밝히기는 그렇지만 상당히 많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약의 가격이 높은데도 이런 약에 중금속, 농약, 곰팡이 등이 들었다고 하면 누가 먹으려 하겠느냐"며 "환자들의 선택에 맡길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약 불신이 전부 아니다

한의원의 입장과 달리 약국에서는 느긋한 모습이 보였다. 오히려 한약의 불

신보다 건강기능식품의 판매증가와 소비시장 위축 등의 이유가 크다는 입장이다. 

한약을 취급하는 약국의 경우 매출이 크게 감소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약사의 노력에 의해 신뢰감을 갖고 약국을 찾는다고 한다.

서울시 답십리에서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G 약사는 "40대 이상의 약사님들이 한방에 관한 지식들이 많지만 이를 활용하지 않아 매출 창출에 도움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며 "환자에 대한 상담이 이뤄져야 한다"고 한약을 다루는 현실에 대해 말했다.

최근 한약에 대한 사람들의 불신을 반영하듯 안전성에 대해 물어오는 사람들도 있지만 G 약사는 이에 대해 "미리 한약재의 안전성에 대해 설명을 한다"며 "약사의 노력에 의해 환자는 안도감과 믿음을 가지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이 약사를 믿을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신뢰감에 대해 사람들은 자신의 병을 고치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중금속, 곰팡이 등의 언론보도에 따라 아예 먹지 않는 것은 아니라고 전한다.

G 약사는 "한약에 대한 매출이 줄어들긴 했지만 그것은 신뢰감의 문제뿐 아니라 경기불황에 따른 주머니 사정도 한몫하고 있다"며 "다른 요인이 중복되었기 때문이지 한약의 신뢰감이 떨어졌기 때문으로만 볼 수 없다"고 분석했다.

결국 약국의 한약 활성화는 약사 스스로가 신뢰감을 얻도록 노력하는 것이 문제이며 약사 자신이 창출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다.

고객 니즈에 맞춰야 한약이 산다

한약조제약사회 회장을 역임한 박찬두약사(서울시약 부회장)는 "한약을 지을 때 국내산으로 지어달라는 요구를 하기도 한다"며 "한약에 대한 신뢰감이 이전만 못한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전보다 매출이 줄긴 했지만 심각한 정도는 아니며 대신 건강기능식품이나 한약제제 등이 채워주고 있다"고 말해 사람들의 불신에 대해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박 부회장은 "한약에 대한 부작용 등에 대해 약사들이 약의 전문가로서 규명을 해야하며 그것을 통해 국민들의 건강권을 보존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약사들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약국 한약이 건강기능식품, 한약제제 등으로 넘어가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것은 간편하고 편리한 것을 좋아하는 고객의 요구에 맞추어 가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고객의 요구에 맞춰 약국을 운영하는 것이 한약에 대한 활성화를 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 부회장은 약사들에게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환자들은 병을 치료하거나 예방의 목적으로 약국을 방문한다"며 "환자들의 이 같은 욕구를 충족시켜 건강을 찾도록 도와줘야 하는 권리가 약사들에게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약사들이 한약의 주체자로서의 위치를 확보하고 한약제제를 국민들에게 적절하게 활용해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박 부회장은 고혈압, 당뇨병 등 장기만성질환 환자의 경우 운동, 생활습관, 식단 등을 먼저 고치도록 유도한 뒤 약을 3개월 정도만 쓰고 건강기능식품이나 비타민제 등으로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권유한다고 설명했다. 

적절하게 약을 활용해 환자에 맞는 복약지도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현대의학과 자연의학을 접목해 한약 활성화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일반약을 판매하면서 같이 복용하면 좋은 한약제제를 함께 제공해 한약 활성화에 도움이 되도록 하자는 것.

이를 위해 서울시 약사회에서 감기약, 위장약, 신경통 등의 일반약과 어울리는 한약제제를 접목하려는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무엇보다 한약에 대한 의약분업이 시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한의사들이 진단, 처방에서 역할을 하고 약사가 조제를 하는 방법이 되어야 국민들이 알권리를 가지고 신뢰감을 가질 수 있다"며 "그러면 한약제제 취급이 활발해 질 수 있지 않을까?"라고 제도의 변화를 기대했다.

이어 약사들이 위치를 확보하고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약국을 찾아오는 환자들을 객관적으로 분석, 관리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결국 약국에서 다루는 한약이 국민들에게 신뢰받으며 활성화되려면 약사들의 사고의 전환과 환자의 요구에 부합하는 행동, 제도 개선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약국은 한약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씻어내야 하고 한약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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