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중음성 유방암 치료제 ‘트로델비’ 급여 요청 국민동의청원 글이 5만명 동의를 달성했다. 급여화가 언제쯤 이뤄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해당 약제는 지난해 11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를 통과하는 등 올해 급여화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 신약 중 하나다.
청원인은 지난달 20일 국민동의청원 사이트를 통해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에게 한줄기 희망인 항암제 신약 ‘트로델비’를 신속하게 건강보험 급여 항목으로 적용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청원은 오는 19일까지 동의 접수 기간이었으나, 15일 오후 2시40분께 소관위원회 회부 조건인 5만명 달성에 성공했다.
청원 내용에 따르면, 청원인의 아내는 2010년 삼중음성 유방암에 걸려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를 통해 5년 후 완치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2018년 겨울 같은 암이 재발해 수술과 항암치료를 받았고, 2021년에는 세 번째 재발로 양쪽 폐에 암이 다발성으로 퍼졌다.
2년간 열 가지가 넘는 다양한 항암제를 사용했으나 효과가 없었고, 암이 온몸으로 퍼져 절망적이었다. 치료 방법을 애타게 찾던 청원인은 미국 길리어드사가 개발한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 치료제 ‘트로델비’의 소식을 들었다. 하지만 이 약제는 지난해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사용허가를 받았으나 시판되지 않은 상태였다.
결국 청원인은 아내를 살리기 위해 한국희귀의약품센터를 통해 트로델비를 구매했고, 4번의 주사에 2200만원의 약값을 감당했다. 이후 지난해 10월 트로델비가 국내 시판됐으나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한번 주사에 530만원, 한 달에 1600만원의 주사값이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1년이면 2억원에 가까운 큰 돈이다. 여기저기 어렵게 대출을 받아 아내에게 트로델비를 접종시키고 있다”며 “주변에는 대출조차 어려운 환자들이 치료도 받지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에게 트로델비는 유일한 치료제”라며 “마지막 희망인 이 주사를 맞을 수 있도록 건강보험을 신속하게 적용해달라”고 요청했다.
트로델비는 최초의 Trop-2 표적 ADC(항체-약물접합체)로, 세포표면항원 Trop-2에 결합하는 단클론항체와 암세포를 파괴하는 DNA 회전효소 억제 약물 ‘SN-38’로 구성된다. 이 약제는 지난해 심평원 암질심 통과에 이어 현재는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상정을 기다리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아산병원의 약사위원회(DC)를 통과해 처방도 가능해졌다. 약사위원회는 각 병원에 설치된 의약품 처방 심사기구로, 심의를 통과한 해당 병원에서만 처방이 가능하다. 서울아산병원을 시작으로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등 상급종합병원에서도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처는 지난해 5월 이전에 두 번 이상의 전신치료를 받은 적이 있고, 그 중 적어도 한 번은 전이성 질환에서 치료를 받은, 절제 불가능한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 성인 환자의 치료제로 해당 약제를 허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