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청정국에서 마약범죄국으로…최근 5년 ‘마약 투약 범죄자’ 1천명 넘어
민주당 인재근 의원 “향정약 약효 사라질 때까지 안전관리대책 마련해야”
이주영 기자 jylee@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3-08-22 09:58   수정 2023.08.22 10:00
마약류 범죄 구속영장 신청 현황 (단위: 명). ⓒ인재근 의원실

최근 5년간 마약류를 투약한 후 교통사고나 절도, 강간 등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중에는 살인 및 살인미수도 20명이나 포함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은 최근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08년부터 지난해까지 마약류를 투약한 후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가 1083명에 이르렀다고 22일 밝혔다. 이 중 교통범죄를 일으킨 ‘마약류 투약 가해자’는 282명으로, 평균 최근 5년간 매주 소위 ‘롤스로이스 사고’ 같은 환각 질주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마약류 투약 가해자’의 범죄 유형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교통범죄가 282명(26%)으로 가장 많았고, 절도 213명(19.7%), 폭행 112명(10.3%), 강간 92명(8.5%), 상해 64명(5.9%) 순으로 집계됐다. 살인 및 살인미수도 각각 12명, 8명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들은 3명 중 2명 꼴로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1083명 중 향정약 투약자는 66%인 715명으로, 마약 투약자는 213명(19.7%), 대마 투약자는 155명(14.3%)으로 확인됐다.

또한 인재근 의원은 이번 ‘롤스로이스 사고’의 경우 운전자가 사고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됐지만 유치장에 구금된 지 약 17시간만에 석방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또다른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켰다고 전했다. 경찰은 사고 발생 일주일 후인 지난 9일에서야 ‘롤스로이스 사고’ 운전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인 의원은 경찰청에 마약류 양성 반응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현황을 요구했으나 관련 통계를 별도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대신 경찰청이 제출한 ‘마약류 범죄 구속영장 신청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마약류 범죄로 검거된 5만3740명 중 구속영장이 신청된 사람은 9947명에 불과했다. 마약류 범죄자 약 5명 중 1명에게만 구속영장이 신청된 셈으로, 2018년 21.9%였던 구속영장 신청율은 지난해 15.1%까지 낮아졌다.

인재근 의원은 “마약류 투약 폐해가 무고한 국민에 대한 2차 범죄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마약류와 관련한 모든 범죄를 뿌리 뽑아야 한다”며 “언론이 확보한 CCTV 영상에는 ‘롤스로이스 사고’ 운전자가 성형외과 건물에서 나와 차량에 탑승하기까지 휘청이며 걷는 모습이 찍혔다. 범죄 목적은 물론 의료 목적으로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한 경우라도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향정약 약효가 사라질 때까지 안전하게 관리하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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