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국제의료 키워드② 비대면의료] 전세계는 수요 확산, 국내는 제도화 목전
2030년까지 연평균성장률 20% 육박 전망…네이버‧카카오 전 대표 닥터나우 합류
이주영 기자 jylee@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3-01-27 06:00   수정 2023.01.27 06:01
 
약사법 위반 등 논란 속에서도 비대면 진료 법제화가 예고되는 가운데, 전세계적으로도 비대면 의료 수요가 확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한 비상사태 조치로 시작한 비대면 의료는 이제 세계 곳곳에서 몸집을 키우는 모습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최근 발간한 ‘키워드로 보는 2023 국제의료 트렌드’ 보고서에서 두 번째 키워드로 ‘비대면 의료’를 꼽으며 이같이 밝혔다. 

비대면 의료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영국, 일본, 프랑스, 캐나다, 호주 등에서 코로나19 비상조치로 도입해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전세계 비대면의료 시장규모는 2020년 팬데믹 여파로 올해 57억1000만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오는 2030년에는 224억8000만 달러 규모까지 성장해 연평균성장률 18.8%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020년 2월 한시적으로 비대면 진료를 허용한 이후, 이제는 본격적인 제도화를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정부가 범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3년 경제정책방향과 신성장 4.0추진전략’에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포함시키면서 제도화가 목전에 다가왔다는 분석이다. 또 지난 26일에는 대표적인 비대면 진료 중개 플랫폼인 닥터나우에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와 여민수 전 카카오 대표가 사외이사로 선임되면서 이같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비대면의료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0년 2월24일부터 지난해 1월5일까지 총 1만3252개소 의료기관에서 352만3451건, 평균 매일 5166건의 비대면진료가 이뤄졌다.

우리나라는 의료기관, 청구액 및 진료건수에 따라 진료과별 비대면의료 비율이 상이하지만, 팬데믹 기간 비대면 의료서비스 이용 환자가 많아지면서 시장이 확대되는 동향을 보이고 있다. 

2020년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복지부가 제출한 ‘비대면 전화 진료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의원급 의료기관 청구액과 진료건수는 내과가 46.9%로 가장 많았고, 일반의 21.2%, 소아청소년과 8.1%, 가정의학과 6.5%, 한방 4.2% 순서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병원급 의료기관의 경우는 내과 42.9%, 신경과 10.5%, 정신건강의학과 7.7%, 산부인과 7.1%, 소아청소년과 6.8% 순서로 기록됐다고도 했다. 

이에 따라 의원급(의원, 치과의원, 한의원)과 병원급(종합병원, 병원, 요양병원, 치과병원, 한방병원) 모두 내과 관련 비대면 의료서비스 이용 건수와 청구액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원급 비대면 의료서비스에서는 일반의가 진료건수(20.8%) 및 청구액(21.2%) 비율에서 모두 내과 다음으로 많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병원급에서는 신경과가 내과 다음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특히 진흥원 보고서는 코로나19 시기에 비대면의료가 가지고 있는 ‘의료접근성’이라는 장점과 국가별 한시적 비대면 의료 장려 정책으로, 비대면 의료서비스 이용률이 증가된 동향을 보인다고 전했다. 비대면 의료를 시행하고 있는 나라인 미국,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독일, 영국, 중국, 일본, 스위스에서는 코로나19 이후 방문 진료 환자수보다 비대면의료를 통한 환자수가 많다는 분석이다.

2020년 4월 3~14일 비대면의료를 시행하고 있는 1392명의 국가별 의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면의료 환자 수와 비대면 의료서비스 이용 비율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81%의 의사가 대면 환자 수가 감소했다고 응답했으며, 그 외의 나라에서는 48%의 의사가 대면 환자 수가 감소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2020년 2월 24일 비대면 의료서비스의 한시적 허용 정책으로 팬데믹 기간동안 비대면 의료서비스를 이용한 환자 수가 증가하는 동향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는 지난해 1월5일까지 총 1만3252개소 의료기관에서 352만3451건, 437억6344만원의 비대면 상담과 처방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비대면의료가 제도화돼 있는 국가들이 진행한 코로나19 기간 비대면의료 만족도조사에서도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이 확인됐다.  

미국에서는 2020년 8월 17일부터 9월 1일까지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비대면진료를 이용한 529명의 의사들의 인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그 결과 81.5%의 의사들이 환자와 의사소통이 쉽고 편하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에서는 성형외과 의사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0% 원격진료 사용을 긍정적으로 수용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14년부터 2019년까지 6년간 영국, 캐나다, 호주 등 13개국 의료분야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10점 척도 설문조사에서, 비대면의료의 비용‧효율적인 요소 9점, 향상된 의료서비스 7점, 의료 접근성 및 불균형 완화 6점 순으로 점수가 측정됐다고 전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9월 15~22일 한시적 비대면 전화상담 및 처방 서비스를 경험한 만 19세 이상 환자 170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성‧연령‧지역‧학력‧진료질환과 관계없이 50% 이상의 만족도를 보였으며, 약 90%의 응답자가 향후 비대면진료 활용 의사가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과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은 각각 2021년과 지난해 비대면 진료 관련 법안을 발의했으며, 현재 해당 법안들은 상임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은 최근 전문기자협의회 간담회에서 “비대면 진료는 새 정부 국정과제로도 채택된 만큼 올해 초부터 의료계와 제도화를 논의하기 위한 대화체계를 가동하겠다”며 “의료계, 환자단체 등과 합의가 되면 실제 입법은 무난할 것으로 보이며, 합의 과정은 연초에 빠르게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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