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R&D, 내년 예타 목표…통과 시 8년간 8천억 투입
복지부 김한숙 정신건강정책과장 “R&D로 정신건강 전주기 시스템 변화해야”
이주영 기자 jylee@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2-08-31 06:00   수정 2022.08.31 09:12
보건복지부가 최근 전국민 정신건강 서비스의 대전환을 예고한 가운데, 내년 초 예비타당성 조사를 목표로 사업을 준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예타 통과 시 오는 2025년부터 8년간 매년 1,000억원이 투입되는 연구개발 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정신건강을 ‘혈압’처럼 객관적인 기준을 토대로 하는 진단지표와 근거자료를 통해 전국민에게 양질의 정신건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김한숙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장은 지난 30일 전문기자협의회 간담회를 통해 “예비타당성 조사는 1년에 4번 신청을 받아서 한 번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으로 선정되면 완료까지 최대 1년이 걸린다”며 “당초 다음달 예타 자료를 제출하려고 했지만 구체적인 내역사업을 고민하고 있다. 내년 초에 신청하고 하반기까지 예타가 진행되는 일정으로 준비 중이다. 예타를 통과하면 2025년부터 8년간 사업을 진행하게 된다”고 밝혔다. 

대전환기 정신건강 연구개발사업은 지난해 8월 코로나19 이후 정신건강 문제 해결과 정신건강 전 주기에 걸친 연구개발사업 기획을 위해 ‘대전환기 혁신적 정신건강 연구개발사업 총괄기획위원회’를 구성하며 공식화 됐다. 총괄기획위원회는 민‧관 합동협의체로 정신과 전문의, 뇌과학 전문가, 정보통신 융합기술 전문가, 심리학 전문가, 관련 산업체, 복지부 및 보건산업진흥원 등으로 구성됐으며 위원장은 서울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권준수 교수가 맡았다.

김 과장은 “전세계는 정신건강 문제 해결 접근의 대전환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이제는 마음에 투자하세요’라고 홍보주간에 슬로건을 만들었고, 어디든 투자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대전환기’라고 이름을 붙였다”며 “두 번째 대전환기는 기술에 있다. 연구개발 투자를 하려면 글로벌 기술변화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2010년대 초반에는 유전체 시대가 있었고, 그 다음엔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이 나왔다. 디지털 기술이 가장 접목하기 쉬운 연구분야가 정신건강”이라고 전했다. 

그는 “그 동안 정신건강 분야에서는 대규모 R&D를 한 적이 없었다. 비슷한 사례로는 치매 연구개발 사업이 2~3년 전 예타를 통과하면서 R&D 사업을 한 적이 있다.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은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이 전반적으로 높아졌는데 정책적으로 봤을 때 과학기술 투자가 병행돼야 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였다”고 설명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국민 4명 중 1명이 정신장애로 국민 중 절반 이상이 주요 정신문제를 경험했으며, OECD 회원국 중 10만명 당 자살률 1위, 청소년 사망원인 1위 역시 자살로 확인돼 정신건강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코로나19가 더해지면서 정신건강 문제는 개인의 고통을 넘어 생산성 저하, 질병부담 등 국가 경제 손실과 직결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외 정신건강 R&D 투자 현황은 지난해 기준 미국이 약 4조3,000억원, 영국은 약 2,500억원, 호주가 약 880억원 수준인 반면 우리나라는 62억원에 불과하다. 그 마저도 기초연구 비중이 높고, 현장 서비스를 위한 개발‧응용 연구 비중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 

그는 “지난해 제2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을 세울 때 앞으로 정신건강정책분야에 해야될 과제가 뭔지 모아보면서 R&D가 제대로 담겨진 적이 없어서 핵심과제에 담았다. 10년 안에 연간 1,000억원 규모로 R&D를 확대하겠다고 했다”며 “현재 정신건강 R&D 예산 투입금액은 연간 62억원이다. 2014년에 20억원으로 시작했는데 8년간 국립정신건강센터 R&D로 했고, 기관 연구개발 사업 정도의 수준이었다. 본격적으로 연구자들에게 투자한 적은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예타를 통과하게 되면 연간 1,000억원의 예산이 들어오게 되는데 이 연구는 정신의학과 의사들만 참여할 경우 성공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테크놀로지 파트에 있는 분들도 많이 영입했다. 아쉬운 것은 기본적으로 헬스케어 분야는 괜찮지만 ICT 분야에서 어려워한다. 로봇, 기계, AI, 뇌과학 등 다양한 분야가 결합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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