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보건의료발전협의체(보발협) 제13차 회의에서 대체조제 관련 약사법 개정안 논의를 위해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약사회와 분과협의체를 구성한 보건복지부가 의료계와 소통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의약분업 이후 가깝고도 먼 관계를 유지하던 의사협회와는 화해 무드를 넘어 협력을 다짐하는 분위기를 형성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기일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25일 전문기자단 간담회에서 최근 이필수 의협 회장 당선으로 대화 국면으로 전환된 의-정 관계에 대해 “의료계와 대화, 소통을 계속해 나가겠다”며 “정부와 의료계는 역할이 다를 뿐 가는 길은 같다”고 강조했다.
이 실장은 최근 복지부에서 개최된 보건의료포럼에 이필수 회장이 연사로 참석, 1시간 동안 복지부 보건의료 간부 50명을 대상으로 강의를 진행한 일화를 언급하며 의료계와의 협력의 중요성을 다짐했다.
그는 “이 회장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 대화, 협력의 중요성에 저 또한 공감한다”며 “정부에서도 의협에 가서 소통의 기회를 갖겠다고 했다. 의료계와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환자 안전을 지키는 본연의 목적은 같다.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간다는 말처럼 소통과 대화로 같이 가겠다고 말씀드렸다. 의협뿐만 아니라 병원계, 약계 등과 대화,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마치 이를 증명하듯, 복지부는 최근 의료계에서 크게 꼬인 실타래 중 하나인 대체조제 관련 약사법 개정안을 해결하기 위해 의협, 병협, 약사회와의 분과협의체를 구성했다. 이를 통해 복지부는 대체조제 명칭 개정과 사후통보방식에 DUR을 추가하는 방안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의협과 병협은 여전히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나, 중재자 역할을 맡은 복지부가 ‘대화’라는 메시지를 던진 만큼 어떤 방안을 내놓을지 주목되고 있다.
“콜린알포, 효과 없다면 재검토해야”
이기일 실장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제약사 간 급여환수 협상이 결렬된 지 한 달이 넘은 뇌기능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제제에 대한 입장도 전했다.
이 실장은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이 정말 효과가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재검토를 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재평가 절차에 돌입했고, 정확한 것은 약제 성분이 국민들에게 유익한가, 그렇지 않은가다. 유익한 약이라면 당연히 출시해야겠지만, 효과가 없는데 등재되고 사용된다면 재검토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6개 의료단체가 진행 중인 수가협상에 대해서는 “건보재정은 환산지수와 보험료가 나눠져 있다. 환산지수는 재정운영위원회에서 열심히 논의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고, 재정운영위는 공단과는 별도로 독립된 기구인 만큼, 사회적 합의에 따라 현명하게 결정할 것이라 생각한다. 보장성 정책은 계속 돼야 할 것이며, 앞으로 MRI 등 지속 확대해야 할 것이다. 공급자에 대한 환산지수는 재정위에서 논의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노인인구의 증가와 의료이용량 확대에 대한 건보재정의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도 “다행히 재정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고민은 늘어나게 돼 있는 고령층과 줄어드는 인구 사이에서 부족한 수입 기반을 잘 절충해 나가는 것”이라며 “건정심에서는 정부 지원이 15%는 확대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정부지원을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의료계의 어려움이 있었고, 건강보험은 물론 공급자 측에 있는 의료기관이 잘 운영되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다만 구체적인 정책에 대해서는 더 고민을 해야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