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10명 중 3명은 시간적‧경제적 여유가 없다는 이유로 평소 건강관리를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원장 조인성)은 전국 만 19세 이상의 근로자 2,000명(대기업 493명, 중소기업 1,507명)과 기업 내 보건관리자 525명을 대상으로 ‘직장 건강관리에 대한 인식 및 요구도’를 조사했다며 29일 이같이 밝혔다.
이번 조사에는 ‘직장 내 건강증진활동’에 대한 근로자 및 보건관리자의 의견과 지난 2019년 말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에 따라 도입을 앞두고 있는 ‘건강친화기업 인증제도’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가 포함됐다.
건강관리에 대한 근로자들의 관심 정도는 100점 만점에 71.1점, 중요 인식도는 80.5점으로 높았으나, 주관적으로 느끼는 본인의 건강상태는 56.7점으로 다소 낮게 나타났다.
평소 건강관리를 하고 있다고 응답한 근로자는 10명 중 6명(62.8%)으로 나타난 반면, 나머지 4명은 ‘시간이 없어서’(26.7%), ‘의지가 없어서’(25.4%),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21.5%) 등의 이유로 건강관리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전체 근로자의 79.5%는 직원 건강관리를 위한 회사 차원의 건강증진활동이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직장 건강관리 중요성에 대한 근로자의 인식은 중소기업(77.2%)에 비해 대기업(86.6%) 재직자에서 약간 더 높게 나타났으며, 임시‧일용‧특수근로자(72.6%)에 비해 상용근로자(80.3%)의 중요성 인식 정도가 더 높았다.
또한 근로자의 75%는 회사에서의 건강증진활동이 ‘직장생활’과 ‘개인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응답했으나, 현재 소속 직장에서 건강증진활동이 시행된다고 응답한 비율은 29.7%에 그쳤다.
사업장 건강증진업무를 수행하는 보건관리자의 경우, 응답자의 84.6%가 직장 내 건강관리가 ‘중요하다’고 응답해 근로자에 비해 높았으나, 업무 수행에 따른 임직원 건강증진 기여도는 66.6점(100점 만점) 정도로 다소 낮았다.
사내 건강증진업무 수행에 있어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는 ‘예산 등 회사차원의 지원 부족’이 27.8%로 가장 높았으며, 건강증진업무에 대한 직원 인식 부족이 26.5%로 유사한 수준으로 조사됐다.
한편 ‘건강친화기업 인증제도’에 대해서는 근로자 95.9%, 보건관리자 94.3%가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제도 도입에 따른 근로자 건강증진 도움 정도에 대해서는 근로자 69.4%, 보건관리자 72.6%가 긍정적으로 응답했으며, 소속 회사가 건강친화기업으로 인증될 경우 기대할 수 있는 효과에 대해 ‘직원 사기 진작’을 1순위로 꼽은 비율이 각각 49.6%, 37.1%로 가장 높았다.
이번 조사는 국민건강증진법 제6조의2에 의거한 건강친화기업 인증제도 도입을 앞두고, 건강관리에 대한 근로자 인식과 기업 내 건강증진 활동 현황을 면밀히 파악함으로써 보다 실효성 있는 정책 추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목적으로 기획됐다.
이번 조사와 연계해 진행한 집단심층면접조사(FGI)에서 한 근로자는 “직장 내 건강증진활동 시행이나 근로자 건강증진 정책의 취지에 공감한다”며 “기업 현실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소통을 바탕으로 당초 계획한 취지에 부합될 수 있도록 근로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제도가 시행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조인성 건강증진개발원장은 “하루 대부분 시간을 직장에서 보내는 근로자의 경우 기존 보건사업에 대한 접근성이 낮은 반면, 소속 직장의 문화나 환경에 따라 건강수준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면서 “일하는 곳곳마다 건강할 권리를 실현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제도 마련과 적극적인 지원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오유미 건강증진사업실장은 “건강친화기업 인증제도는 정부-기업-근로자의 협력과 소통을 기반으로 근로자를 둘러싼 건강위험요인을 해소하고 건강한 근로환경과 문화를 형성하는데 목표가 있다”면서 “제도가 국민의 일상에 안정적으로 도입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