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떤 산업도 한번의 부침없이 평균 14%씩 성장하는 산업은 없다.”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류양지 과장이 제약산업의 성장에 거품이 껴있다고 지적했다.
대한약학회 추계국제학술대회 ‘의약품의 가치와 보험의약품 정책’이라는 주제의 심포지엄에서 발표자로 나선 류양지 과장은 이같이 지적했다.
류양지 과장은 “제약산업은 지난 2001년 이후 평균 14% 성장해왔다. 어떤 산업도 한번의 부침없이 10여년간 증가하는 산업은 없다”며 “심하게 말하면 ‘땅 짚고 헤엄치기’를 했다고 볼 수도 있다. 제약산업이 무엇을 했는지는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가 일괄약가인하를 지금 추진하는 이유로 이제는 제약산업의 옥석을 가릴 시기라고 언급했다.
류양지 과장은 "지난번 제약사와 모여 워크숍을 하면서 제약사들의 요구도 듣고 이야기 하면서 복지부가 요구한 것은 '제약사가 명확한 자료를 내면 반영할 부분은 반영해주겠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제약회사들이 54.5%가 원가수준보다 낮다고 하니까 원가까지는 아니더라도 관련되는 판관비 등 되는 자료를 다 달라고 이야기 했다고 설명했다.
류양지 과장은 "부끄럽지만 192개 제약사 중 55개 제약사만 자료를 냈다. 그 틀 내에서도 구멍을 제대로 메꿔온 곳은 손가락 5개가 채 안된다. 이런 상황인데 정부가 정책을 할 때 뭘 어떤 기준을 가지고 해야 할지 난감하기도 하고 제약현실에 대해 암담하기도 하고 한 상황이다"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제약산업의 후진적인 측면도 꼬집었다.
류양지 과장은 " 우리나라에서 완제품 생산이 가능한 회사는 265개이고 원료합성까지 합치면 800개 정도다. 그러나 글로벌 신약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 원료까지 합쳐서 440개다. 즉, 우리나라는 제약사들이 난립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 제약사 중 1위가 동아제약인데 매출액이 다 합쳐서 한 9천억 가까이 될 것이다. 그런데 아모레퍼시픽은 매출이 2조원이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오래됐다고 하는 동아제약 매출이 이정도 밖에 안된다"고 말했다.
제약산업의 거품으로 인해 생겨난 문제점 등도 지적했다. 우선 낮은 연구개발 투자를 문제로 지적했다.
국내 상장제약사의 R&D 비율은 총 매출의 6.3%, 비상장까지 합치면 3% 남짓인데 다국적 제약사의 경우 17% 라며 "10년간 매출이 268% 증가했으나 투자는 미흡했다"고 진단했다.
리베이트 영업관행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류양지 과장은 "제약사들의 치열한 영업경쟁으로 리베이트에 의한 거래 관행이 존재한다. 공정위가 지난 2007년 추산한 바에 따르면 의약품 시장에서 소비자 피해는 약 2조 1천 8백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건강보험료는 국민의 세금이므로 좀 더 정직해질 필요가 있다. 제약사 뿐만 아니라 의료계도 마찬가지 늘상 국민의 의약주권을 말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제약사와 의료계의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라며 "이제는 근본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류양지 과장은 일괄약가인하 규모가 부풀려져 있다고 언급했다.
류양지 과장에 따르면 일괄약가인하로 인해 발생하는 전체 2조 5천억원의 절감효과는 내년이 아니라 2014년 이후에 마무리 된다.
이는 기등재목록정비 사업과 맞물렸기 때문으로 내년도 일괄약가인하로 인한 효과는 1조 3천억원 정도의 건강보험재정절감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기등재목록정비를 통해 연차적으로 진행되는 의약품에 대해서는 한번에 인하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류양지 과장은 "기등재목록정비 연차적으로 진행되는 것은 건드리지 않는다. 2014년에 6% 인하되야 하면 53.5프로에서 그만큼을 빼준다. 즉, 기등재약 정비를 통해 2012년 4월에 약가가 인하될 약이면 그때 다 정리되는게 아니다. 만약 14% 인하될 게 남아 있다면 이를 빼고 들어가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모두 정리되는 것은 2014년 4월 이후다"라고 약가인하절감 시기에 대해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