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위한 치료제, 신약 도입에도 연구필요성 여전
CBD, 환각 없는 안전한 약물로 허용…연구부재, 가격 부담커 지적도
박선혜 기자 loveloveslee@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9-07-25 08:45   수정 2019.07.25 16:47


긴 시간 끝에 도입된 레녹스-가스토ㆍ드라베 증후군과 같은 난치성뇌전증 환자에게 허용된 에피디올렉스(epidiolex)는 대마추출성분인 CBD(카나비디올) 기반 치료제로  국내에서는 허가·반입이 금지돼 있었다.

하지만 미국, 영국, 스위스 등 의료용 대마로 CBD 안전성을 입증하고 접근성을 확대하면서, 국내에서도 난치성 뇌전증 환자들 요구가 커졌다. 이에 국가에서도 이를 인정해 올해 3월부터 개정된 마약법을 시행, 6월 '에피디올렉스'가 첫 발매 승인을 받았다.

다만, 난치성 뇌전증 환자들이 청원하던 CBD 기반 치료제에도 문제점은 있다. 

 CBD, 환각, 중독 없이 치료에 효과적-적응증 범위는 한계

CBD는 테트라히드로카나비놀(THC) 성분에 기인한 중독이나 도취감을 유발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환각작용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2017년 ‘칸나비디올 CBD 예비보고서’에 따르면 CBD는 알츠하이머, 불안감 감소, 암세포 사멸, 뇌 발작 감소, 통증, 메스꺼움을 비롯해 다양한 질병에 효능을 보인다. 이후 여러 임상 시험에서도 효과적인 치료제로 입증됐다.

그 중 국내 출시된 에피디올렉스는 총 516명의 레녹스-가스토 증후군 또는 드라베 증후군 환자들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 다른 약물들과 병용한 환자들은 플라시보 대조그룹과 비교했을 때 발작횟수가 괄목할 만하게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용한 에피디올렉스 적응증은 ‘소아 뇌전증(드라벳증후군·레녹스가스토증후군)치료제’로 이 외 다른 소아 뇌전증 질환에는 사용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국내 추출 기술부재, 구매는 희귀의약센터 유일… 가격 부담

국내 마약류 관리법상, 대마초와 그 수지 및 대마초 또는 그 수지를 원료로 제조된 모든 제품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타 국가에 비해 대마 국내 대마 추출 기술은 크게 발달하지 못한 점이 있다. 즉, CBD를 추출할 수 있는 기업이 없다는 것.

애초 식약처는 에피도렉스 공급을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에서만 받을 수 있도록 정했다. 의약품 신청 후 심사를 거쳐 공급이 되기까지는 약 두달이 소요됐으나, 최근 프로세스 개선으로 7일 정도면 약을 받을수 있다.
 
이에 비용면에서도 환자가 전액을 부담해야해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에피디올렉스 경우 100ml 한 병당 165만 원 가량으로 해외보다는 낮은 가격이지만, 만만한 비용이 아니다.  연간 약 3600만원의 수입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난치성 뇌전증, CBD 아닌 다른 치료법은

대한뇌전증학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 뇌전증 치료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는 난치성 뇌전증(드라벳증후군·레녹스가스토증후군) 권고 약물은 병용약물로 3세대 치료제가 있다.

레녹스-가스토 증후군 경우 비가바트린과 함께 루피나미드 병용요법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약물 불응성 성인 환자에게 라코사미드. 에스리카바제핀, 지속형(extended-release) 토피라메이트 등을, 생후 1개월 이상 16세 이하의 소아 국소 뇌전증 환자에게 레비티라세탐 등을 권고한다.

뇌전증 신약개발도 속속 이뤄지고 있다.

SK케미칼은 국내 최초로 3세대 뇌전증 치료 주사제인 '빔스크주'를 출시했다. 16세 이상 뇌전증 환자에서 2차성 전신발작을 동반하거나 동반하지 않는 부분발작 치료의 부가요법을 주요 적응증으로 가진다. 

한국유씨비제약의 브리바라세탐 성분 3세대 뇌전증 치료제 ‘브리비액트’도 있다. 16세 이상 뇌전증 환자 대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2차성 전신 발작을 동반하거나 전신 발작이 없는 부분 발작에서 부가적 요법으로 사용된다.

난치성 뇌전증에서 CBD 기반 약물 문제는 점진적인 해결이 필요한 가운데, 이를 대응할 신약 개발과 더불어 병용치료에 대한 환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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