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시험 결과도 달면 삼키고 쓰면 뱉고”
항우울제 임상 분석결과 선택적 공개경향 역력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8-01-17 17:26   

임상시험 결과도 달면 삼키고 쓰면 뱉고?

과거 각종 항우울제와 관련해 진행되었던 임상시험 사례들 가운데 긍정적인 결론이 도출되었을 경우 의학저널에 게재된 비율이 부정적인 결론이 나온 임상시험 사례들에 비해 훨씬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는 요지의 조사결과가 나왔다.

가령 긍정적인 결론이 담긴 임상시험 사례들의 경우 94%가 의학저널을 통해 공개되었을 정도라는 것. 그렇다면 FDA가 평가한 결과 전체 항우울제 관련 임상시험 사례들 가운데 51%만이 긍정적인 결론을 담은 것으로 나타난 것과는 상당한 갭이 존재하는 셈이다.

미국 오리건州 포틀랜드에 소재한 포틀랜드 보훈병원의 에릭 H. 터너 박사팀은 17일자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 최신호에 발표한 ‘항우울제 임상시험 사례들의 선택적 발표와 이것이 명확한 효능평가에 미친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주장했다.

터너 박사팀은 오리건 보건과학대학 의대‧약대, 켄트주립대학 의대, 캘리포니아주립대학 리버사이드분교 의대, 하버드대학 의대 등과 공동으로 지난 1987년부터 2004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FDA에 결과가 제출되었던 74건의 항우울제 관련 임상시험 사례들을 면밀히 분석했었다.

이 연구사례들은 12개에 달하는 다양한 항우울제들의 효능과 안전성 등을 평가하기 위해 총 1만2,564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던 것이다.

그 결과 긍정적인 결론이 담긴 것으로 평가된 38건의 연구사례들 가운데 37건이 의학저널에 게재되었던 반면 부정적이거나 이론의 여지가 있다고 평가된 연구사례들의 경우 36건 중 14건만이 저널을 통해 공개되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따라서 74건 가운데 31%는 끝내 저널을 통해 발표되지 못했던 셈. 공개되지 못한 연구사례들에 참여한 피험자들은 총 3,449명이었다.

게다가 부정적이거나 이론의 여지가 있다는 결론이 도출되었음에도 불구, 저널에 공개되었던 14건 가운데서도 11건은 조율과정을 거쳐 긍정적인 내용을 담을 부분이 주로 전달되는 등 전달과정에서 문제의 소지가 눈에 띄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긍정적인 결론을 담고 있으면서도 발표되지 못한 연구사례는 1건에 불과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의 제프리 드레이즌 편집장은 “공개된 내용이 실제상황보다 한결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하는데 주안점이 두어지고 있음을 이번 조사결과가 뒷받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드레이즌 편집장은 “이 같은 선택적 공개가 결과적으로 의사들로 하여금 부적절한 처방결정을 유도할 수 있고, 이것이 최선의 환자건강과 공중보건 향상을 도모하는데 역행하는 결과로 귀결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제약협회(PhRMA)의 앨런 골드해머 법무담당 부회장은 “문제의 조사가 2004년 이전의 자료를 근거로 작성된 것임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며 “2004년 이후로 부정적인 연구결과를 은폐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지 못하도록 많은 노력이 기울여지고 있는 것이 최근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들어 정부와 제약업계도 임상시험 결과가 한층 투명하게 공개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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