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에 걸쳐 수행된 연구결과 골다공증 치료제로 쓰이는 한 약물이 갱년기가 지난 여성들에게서 침습성(invasive) 유방암이 발생할 확률을 70%까지 감소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는 내용이 13일 공개됐다.
일라이 릴리社가 '에비스타'(Evista)라는 제품명으로 발매중인 랄록시펜(Raloxifene)이 비록 항암제로 승인받지는 못했으나, 이처럼 뚜렷한 효과를 지니고 있음이 입증되었다는 것.
이 같은 내용은 릴리社에서 여성건강 담당 메디컬 디렉터로 재직중인 레오 플루페 주니어 박사에 의해 발표됐다. 그는 지난해 6월에도 3년간 연구를 지속한 결과 랄록시펜 투여群의 유방암 발병률이 플라시보 투여群에 비해 76% 낮게 나타나 예방효과가 있음이 입증되었다는 요지의 중간결과를 '美 의사회誌'(JAMA)에 공개했던 장본인이다.
그는 갱년기가 지난 7,705명의 골다공증 여성환자들을 대상으로 이 중 일부에 '에비스타'를 1일 1회 복용토록 하고, 대조群은 플라시보를 투여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해 왔었다.
그 결과 4년이 경과한 시점에서 '에비스타' 복용群의 침습성 유방암 발병률이 플라시보 투여群에 비해 72%나 낮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에비스타' 복용群의 유방암 발생환자 수가 22명에 그쳐 플라시보群의 39명을 훨씬 밑돌았다는 것.
'에비스타'는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변형약물(SERM)으로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의약품이다. 1997년 FDA가 갱년기 후 여성들을 위한 골다공증 치료제로 발매를 허가했었다.
FDA는 그후 유방암에 대한 '에비스타'의 효과를 입증하는 연구가 공개됨에 따라 98년 릴리측이 약물정보에 관련내용을 추가할 수 있도록 허용했었다. 그러나 '놀바덱스'(타목시펜)을 발매중인 아스트라제네카社가 99년 릴리측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 제동을 걸고 나섬에 따라 '에비스타'의 유방암 억제효과를 제대로 어필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실제로 FDA는 '에비스타'와 관련, 99년 2월 릴리측에 허가된 적응증 이외의 내용을 홍보하지 말도록 주의조치를 내린 바 있다.
그러나 로버트슨 스티븐社의 애널리스트 로버트 헤이즐렛은 "이번 연구결과의 공개로 '에비스타'가 최소한 타목시펜에 비해서는 유방암 억제효과가 뛰어나고 부작용 수반률도 미미함이 입증된 셈"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타목시펜의 경우 자궁내막암이나 난소암 등의 발병률을 증가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